지난해에 이어 올해 1월 1일에도 아들녀석과 둘이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12월 31일 출발하여 1월 1일 등반을 하고 돌아오는 여정이었는데요. 목적지는 전라북도 진안군 마이산이었습니다. 늦었지만 기록차원에서 올려둡니다. 진안읍 버스터미널입니다. 진안읍 거리. 어둠속에 에덴장모텔 간판 네온사인이 보입니다. 아들녀석이 뛰어올라가고 있습니다.
저는 차가 없는지라 시외버스를 이용했습니다. 마산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전주행 버스를 타니 두 시간 반 가량 걸리더군요. 전주에서 다시 진안 가는 버스는 40분 가량 걸렸습니다.
느지막히 출발했던지라 진안읍에 당도하니 오후 5시 30분이었습니다.
터미널에서 잠시 망설였습니다. 마이산 아래 북부터미널 근처에서 잘 것인가, 아니면 읍에서 자고 내일 아침 마이산으로 갈 것인가.
아무래도 산 아래에서 자는 게 여행 기분을 내는 데는 제격일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거긴 민박이 많다고 하니 아들녀석과 코펠, 버너를 이용해 유명한 진안 흑돼지를 구워 먹거나 라면을 끓여 먹는 것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터미널 앞 가게에서 라면과 군것질거리를 산 후, 택시를 잡았습니다. 북부주차장까지 택시요금은 5000원.
그런데, 아뿔사. 막상 택시에서 내려 찾아 들어간 민박집은 손님을 받을 수 없다는군요. 요즘은 손님들이 거의 없어 미리 난방을 해놓지 않았기 때문이랍니다. 방이 냉방이라는 거죠.
인근에 있는 모든 민박집이 다 그랬습니다. 어쩔 수 없이 찾아들어간 곳은 에덴장모텔이라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이라도 없었다면 다시 택시를 불러 진안읍까지 나갈 뻔 했습니다.
어쨌든 거기서 자고, 아침에 라면을 끓여먹은 후 방한모와 장갑, 아이젠과 스패츠로 무장을 하고 등산길에 나섰습니다.
진짜 추웠습니다. 모텔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걸어가는 길도 제법 멀었습니다.
암수 마이봉 왼쪽으로 햇볕이 비치고 있습니다. 2011년의 첫 해입니다. 하지만 저는 신년 해맞이에 별 의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2011년이나 2010년이나 사람들이 계산하기 편하려고 만든 숫자일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마이봉 설경은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동녁하늘에서 어슴프레 해가 뜨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출을 찍으려고 노력하진 않았습니다.
몇몇 등산객들이 보이긴 했지만 등산로 입구의 식당과 가게 중 문을 연 곳은 없더군요.
등산로 입구 식당 건물 처마에 드리워진 고드름도 볼만했습니다.
여기가 등산로 입구입니다. 저 계단을 올라가면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아들녀석 뒤로 보이는 상자 같은 건물이 매표소입니다.
약간은 허무했던 마이산 등산기는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마이산 등산? 고갯길 넘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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