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마이산 설경 보러가는 분들 참고하세요

기록하는 사람 2011. 1. 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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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말연시에도 아들녀석과 둘이서 등산을 했다. 2009년 12월 31일~2010년 1월 1일에는 지리산 등반을 했으니, 2년 연속 아들과 신년 등산을 한 셈이다.

올해는 생각 끝에 전북 진안군에 있는 마이산을 택했다. 페이스북 친구들로부터 추천받은 곳 중 한 곳이다. 내가 승용차도, 운전면허도 없는데다, 동해안쪽은 신년 해맞이 인파로 붐빌 것을 예상해 선택한 곳이다. 우리나라의 산 중에서는 내가 보기에 가장 특이하게 생긴 산이었고, 어릴 때 책에서 사진으로만 보아온 마이산 탑사 풍경도 꼭 한 번 보고 싶었다.

또한 겨울 등산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눈이 쌓인 설경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마침 며칠 전부터 호남 내륙지방에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한다.

아들과 좀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 일부러 미리 예약을 하지 않고 무작정 시외버스를 타고 전주를 거쳐 진안읍에 내렸다.



진안읍에서 마이산 북부주차장까지 가는 군내버스도 있다고 했으나, 택시를 타도 가까운 거리라는 수퍼마켓 아주머니의 말씀에 택시를 잡아 탔다. 북부주차장까지는 5000원이라고 했다.

가는 길은 온통 눈 천지였다. 택시는 체인도 감지 않았지만 잘 달렸다.

모텔보다는 민박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미리 버너와 코펠도 준비해왔다. 택시 기사에게 호기롭게 민박촌으로 가자고 했다. 택시는 한 민박집 간판 아래에 우리를 내려주고 떠났다.


그러나 아뿔사! 미리 난방을 해놓지 않아 방이 모두 냉방이어서 민박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내 눈에 띈 민박집 간판만도 7~8개나 되었지만, 서너 집 둘러본 결과 대답은 똑 같았다.

어쩔 수 없이 모텔을 찾아야 했다. 아까 택시가 지나쳐 온 마을 입구의 한 모텔 간판을 향해 걸었다. 에덴장모텔이었다. 다행히 방은 많이 남아 있었다. 온돌방 하나에 3만 원. 관광지 모텔 치고는 정직한 가격이다.

이제는 저녁을 해결해야 할 차례. 이 또한 '그린원'이라는 식당이 유일하게 영업 중이었다. 마침 진안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두 가지, 애저(새끼 돼지 찜 요리)와 흑돼지 삼겹살 중 삼겹살을 하는 식당이었다. 삼겹살은 과연 진짜 흑돼지답게 입안에 착착 감길 정도로 부드러우면서도 찰졌다. 모처럼 맛있게 먹었다.


지금 마이산은 온통 설국이었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데다, 그리 높지도 않아 등산을 자주 다녀보지 않은 사람도 부담없이 설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다만 날이 추우니 방한복과 두터운 양말, 장갑, 귀를 덮는 모자, 방한 마스크 정도는 준비해 가는 게 좋겠다. 눈이 얼어 빙판길이 된 곳도 있으니 아이젠과 스패츠도 필수다.

먼저 다녀온 사람으로서 정보 차원에서 올려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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