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물메기 철이 돌아왔습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조금 늦게 물메기 회와 탕을 먹었습니다. 매년 겨울이 되면 제 고향 남해의 시장에서 물메기 한 두 마리를 사서, 포를 뜬 후 아버지 어머니께 대접하는 게 연례행사 비슷했는데, 올 겨울은 어머니도, 아버지도 계시지 않습니다. 남해안 사람들이 즐겨먹는 물메기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겨울 들어 고향에 갈 일이 없었고, 엊그제 아내와 모처럼 시내에 나갔다가 횟집 수족관에 물메기가 헤엄치고 있는 걸 보고 메기 철이 왔음을 깨달았습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마산에 있는 횟집은 아무데나 가도 물메기가 있습니다. 저희도 아무 횟집이나 골라 들어갔습니다. 점심 때였습니다.
"물메기 한 마리 잡아서 살은 회로 먹고, 나머지는 탕으로 해주시면 얼마 받습니까?"
"그러면 3만 5000원은 받아야 하는데요."
"그렇게 해주세요."
"그런데 회무침이 아니고 그냥 회로 달라고요? 그러면 살이 물러서 맛이 없을텐데요?"
"아니, 우리는 그렇게 먹습니다. 무른 것 같지만 오히려 시원하고 쫄깃한 맛이 있거든요."
그렇게 시켜놓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회무침으로도 한 번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부탁해 무침이 들어왔습니다.
배추와 무, 배, 미나리 등을 물메기와 함께 무쳤더군요. 좀 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먹을만 하긴 했습니다. 저는 주로 야채보다 물메기 살만 골라 먹었지만....
살이 물컹물컹한 느낌이지만, 이상하게도 물메기 회는 알싸~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먹은 광어회나 감성돔에 비해 겨울철 별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 설에 고향 집에서 해먹은 물메기 회 사진을 보여드립니다.
이걸 그냥 초장에 찍어 먹으면 됩니다. (☞설 명절에 남편이 살아 남는 법 : 물메기 회)
이렇게 회 또는 회무침을 먹고 난 뒤에는 뼈와 내장, 껍질 등을 넣고 시원하게 끓인 탕을 먹으면 맛이 완성됩니다.
이날 아내와 저는 정말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어도 부른 배가 꺼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녁도 안 먹고 있다가 밤 12시에 야식으로 아들녀석과 함께 컵라면을 먹었습니다. 아내는 그것도 안 먹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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