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기간 내내 짜증나게 만들었지만, 한나라당 이달곤 경남도지사 후보에 대해 이렇게까지 하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6월 3일 오후 휴대전화 문자를 받고 그만 감정이 다치고 말았습니다. "애쓰신 성원에 보답하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초심의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달곤 올림."

투표 당일 6월 2일 개표 방송 때 짜증나게 한 것으로도 모자라 이튿날까지 이렇게 짜증을 돋구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달고나 수박이나 많이 드세요. 글고 성원 안했어요."

어떤 이는 이런 저를 두고 안 그래도 선거에 떨어진 사람한테 너무하지 않느냐 나무라시겠지만, 지난 선거 기간 내내 이달곤 낙선자 때문에 받은 짜증에 견주자면 이것은 진짜 아무것도 아닙니다.

받은 문자.

보낸 문자.

1. '달고나 수박'으로 받은 짜증

이달곤 낙선자는 6월 2일 저녁 MBC 개표 방송에 나와서, "달고나 수박을 선거 운동에 활용했는데 그게 어디 특산품이냐"는 앵커의 물음에 대해 "경남 곳곳에서 나는 맛있는 수박"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만, 선거 운동 내내 '달고나 수박'을 들고 다니면서 외쳤던 "달고나 달곤아", "달곤아, 달고나"는 그야말로 선거판을 통째 우스개로 만든 슬랩 스틱 코미디였습니다.

정책이 없고 사람들 알아보는 이른바 인지도가 떨어지면 저렇게 할 수도 있구나 싶기도 하지만 한나라당의 중앙 지도부와 지역 국회의원까지 그렇게 '쌩쇼'를 했습니다.

게다가 득표에도 도움이 못 됐으리라 짐작이 되는데, 이를테면 다른 과일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달고나 수박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과연 좋게 비치기만 했겠느냐 이런 말씀입니다.

2. 박정희 동상으로 받은 짜증

이달곤 낙선자로부터 받은 짜증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달곤 낙선자는 창원에다가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고도 했습니다.

박정희가 학살자이고 독재자라는 점, 경남이 박정희 군사독재를 끝장낸 시발인 1979년 부마항쟁의 고장이라는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경남 발전이나 지역 통합을 위한 약속이 아니라, 단지 이른바 '박사모'라는 집단의 지지를 동냥하기 위한 수작밖에 안 되는 공약이라는 데서 저는 한 번 더 짜증이 났습니다.

득표에 도움이 되기만 한다면, 지역의 정체성을 통째로 말아먹을 뿐 아니라 역사 전통도 깡그리 무시할 인간이 바로 이런 부류 사람들입니다.

5월 24일 한나라당 중앙 선거대책위원회 안홍준 상황실장은 이리 말했습니다. 안홍준은 마산 출신 국회의원이고 한나라당 가기 전에는 무슨 시민운동도 했습지요만. 

"경남 일부 박사모 다수 대표와 본부장 등 70여 명이 어제 왔다. '명분을 주면 중앙회장 말을 듣지 않고 제명을 각오하겠다'는 말이 있었다. 명분이 창원 박정희 대통령 동상 건립이고 이를 오늘 발표할 것이다."

3. 시대에 처진 색깔 공세로 받은 짜증

한나라당과 이달곤 낙선자는 시대에 뒤떨어진 색깔 공세도 퍼부었습니다.

5월 25일 조해진 중앙당 대변인은 "김두관이 당선되면 경남은 좌파정당들의 해방구가 된다", "김두관은 남해군수 된 뒤 참여정부 장관까지 지내면서 '남해를 좌파 소굴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 지껄였습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6월 1일에는 한나라당 경남선대위가 나서 "발목만 잡는 좌파세력에게 맡기면 경남은 더 이상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며 "좌파는 국가 안보와 국민 안위는 생각 않고 북한 옹호를 일삼는다"고 해댔습니다.

정책이나 공약으로는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겠다 싶으니까 이렇게 흘러간 옛 노래를 불러댄 것입니다.

이달곤 낙선자도 나섰습니다. "경남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야권 공동지방정부가 들어서면 경남의 정서적 정체성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김두관 후보가 당선되면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세력, 강성노조가 판칠 경남에 어느 기업이 투자를 하겠나"라 씨부렁거렸습니다.

더욱이 앞선 5월 23일에는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함안에서 청년 유권자들을 "아 새끼"라 깔아뭉개고는 기껏 해명이라고 하는 것이 "비가 오고 사람도 많아 실수했다"였습니다. 진짜 '우끼는 짜장'입니다.

이달곤 낙선자가 보낸 낙선 사례 문자에 대해 비웃는 대답을 보낸 까닭이었습니다.

제발, '초심의 마음'도 버리고,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도 지우고, 그냥 조용히 경남을 떠나주면 저는 참 좋겠습니다. 어차피 낙하산으로 왔으니까 드리는 말씀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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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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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유채색 2010.06.04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낙선 된 게 참 다행인 사람이군요. 달고나 수박이나 실컷 쳐드시고 여름 내내 설사나 하셨으면 좋겠네.

  2. 푸른옷소매 2010.06.04 1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달곤씨 낙선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어떤 분은 너무 좋아서 우울증이 없어졌다고 하더군요.

  3. Favicon of http://bud1080.tistory.com/ 정암 2010.06.04 1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사는 전북은 민주당의 텃밭이어서인지는 몰라도 주요 단체장들은 비교적 정책대결을 펼쳤던거 같습니다.
    이를 통해 한나라당도 두자리수의 지지율이 나오지 않앗나 생각됩니다.

  4. Favicon of http://po.idomin.com 포세이동 2010.06.04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짜증나겠군요. 그런데 070으로 답신이 안가는 게 더 짜증나겠습니다.

    그런데 글 중에서 고쳐야 할 것이.

    '달고나'는 함안 수박브랜드가 아닙니다.
    제가 수박농사를 2년 지었잖습니까.
    달고나는 종자 브랜드입니다. 여러가지 수박 종자 중에서.

    한나라당이 창원 대산 출신 이달곤, 수박 많이 하는 창원 대산, 수박 중에 달고나. 이렇게 연결해서 홍보전략으로 삼은 거겠죠.

    그리고 10여 년 전 수박 농사 지을 때 달고나 한 물 간 종자였는데 한나라당이 뜬금없이 창원 대산 출신 이달곤 후보를 달고나 달고나 하면서 홍보 한게 실수였죠. 수박을 아는 사람이었다면 아마 한 물간 이라고 받아들였을 겁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6.04 11: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쳤어요~ 고마워요~

      그리고 우리 집 070 전화는 문자가 되는데~ 요즘은 어지간하면 다 되는 줄 알아요.

      그래서 문자가 답신이 되지 않아서 나는 짜증은 없다는~~~

  5.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 실비단안개 2010.06.04 1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원하네요.
    이쪽은 얼굴을 직접 볼 일이 없었기에
    선거기간에 소외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대신 선거원이 종이 쪼가리를 건네기에,
    "저는 김두관 팬입니다."하며 받지않았지요.

    전단지 배포를 해 보면 아시겠지만, 받은 후 돌아서 길거리에 버리면 모욕을 당하는 느낌이거든요.
    하여 배려 차원에 - ^^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6.05 1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요. 전단 나눠줄 때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습니다.

      저는 대체로 받는 편인데, 바로 버리지는 않습니다. 사기를 꺾을까봐서요.

  6. Favicon of http://offree.net/ 도아 2010.06.04 1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상시와는 달리 글에 받은 짜증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6.05 13: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안합니다. 글에서 짜증이 느껴지면 별로 안 좋은 건데, ^.^ 그런데 도저히 지우지를 못하겠더라구요.

    • Favicon of http://offree.net/ 도아 2010.06.05 14: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쓰신 내용을 보면 그럴만도 합니다. 저 역시 글에 감정을 종종 담아내는 편이라 저한테는 조금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7.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저녁노을 2010.06.04 1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답글짱임니다.
    속이 다 시원합니다.ㅎㅎㅎ

  8. dd 2010.06.04 14: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적은 쓰러졌어도 끝까지 짓밟아야지 치기어린 관용따윈 필요없다는 사고방식 잘 배웠습니다.

  9. 최원호 2010.06.04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하시네요...^^a 뜻에는 공감, 100%^^b

  10. 차라리 2010.06.04 1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이고! 간 이 써~ㄴ 합니다! 잘하셨습니다.

    달고이는 차라리,
    "달고나, 달고나! 이 울매나 머슴시러븐 이름 입니꺼! 도민여러분의 머슴이 되겠심니더! 이 달고이는 머슴 입니더!" "도민 여러분! 하버드 출신 머슴 하나 들여 놓으시이소!" "이름 부터 머슴시러븐 이 달고이!"...

    그게 더 나았지 싶습니다. 딱 아닙니까?
    달고이 선거캠프에 일찍 귀띔해 줄걸 그랬나? 뒷 돈 좀 받고 팔아 먹을 걸 그랬나?

    달고나, 달고나, 아이구 씽티야!
    하여튼 '빨빨'거리는 것들 치고 대구리가 정상인 것들이 엄써요!

  11. 염좌 2010.06.05 1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창동에서 낙사모 전시할 때 일찍 간다고 간게 장소를 잘못 알고 코아앞에서 계속 기다렸었죠. 근데 무대 준비는 하나도 없고 달고니패거리들이 인도를 점거하고 쌩쑈를 하고 있는데 얼마나 꼴뵈기 싫던지요. 달고니 안 보고 산다 생각하니 저절로 살이 찌네요~~ㅎㅎㅎ

  12. blues 2010.06.05 1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고의 한계가 아니겠습니까.
    강성노조... 설친다... 좌파소굴...

    달고나 수박, 달곤아 수박, 달곤아...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6.05 1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습니다. '인식의 한계'입니다. 생각하는 틀의 한계입니다.

      이달곤 낙선자가 '정책학 박사'라는 사실을 보고는 제가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정책은 무슨 개뿔~~~~

  13. 장영철 2010.06.05 1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으로 경남도민은 지혜롭고, 위대했습니다. 전번에 사천시민이 똘똘뭉쳐서 이방호를 내쳤던것처럼.....젊은 유권자들이여! 총명했습니다. 모든 게 바르지 않을땐 분연히 나서십시다.
    여야를 막론하고 말입니다. 정치무관심은 이기적인 행동인 동시에 미래의 주인공으로써 직무유기이기도 하니까요. 기성세대와 잘 화합해서 이 나라가 건강하고,합리적인 문화가 어우러지는 세상이 되도록 힘써보십시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6.06 1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경남도민뿐만 아니라 모든 대중은 전체로서 위대하다 이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국면에서 생각지도 못한 활로를 대중 스스로가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제 민주당은 도취할 것이고, 진보신당은 쓴 독배를 마실 것이며, 민주노동당은 잘 모르지만 왔다갔다 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에 대해 대중은 또다르게 카드를 내놓을 것입니다. 아주 오묘하고 멋진 그런 것을~~

      누구도 짐작 못할 그런 것일 텐데, 어느 대열에서든 앞장서 실천하는 사람들은 그런 데 대해 기대하지 말고 그냥 자기 길을 가면 그만일 것입니다. 그래야 실망도 없습니다.

      엉뚱한 얘기를, 제가 스스로 겨워 몇 마디 중얼거렸습니다. ^.^

  14. 믿거나말거나 2010.06.05 2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묻지마 관광아자씨 하믄 딱 되겠슴더. 아구아자씨도 이제 끝났시더, 갱석이는 39사단 땅좀 떼먹어려다
    앞으로 일이 걱정되겄슴더. 옆에 윤씨 아자씨는 눈 감았네.. 도사 된 기분갑서여... 속이 다 선하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6.06 1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구아재'는 원래 아구아재가 아니었지요. 권경석 선수는 나중에 누구한테 어떻게 당할는지 그게 궁금하고요.

      지금 마산시장 황철곤 선수는 보궐선거 준비한다는데 과연 그렇게 되려나 하는 궁금증도 있네요. 그런데,,, 그런 따위,,,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 싶네요...

  15. 오유림 2010.06.09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기자님 푸하하하
    저 좀 웃습니다.

    맘껏 말하지 못하는 걸 이렇게 함께 낑겨서 풀어봄니더.

    저도 답 문자 보낼걸 그랬네요

  16. 명심! 2010.06.12 1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정희가 독재자이긴 했지만 학살자는 아니었지요.
    오히려 학살자는 굳이 붙여주자면 이승만이나 전두환씨한테 더 어울리지 않는 말인가요?
    그리고 무슨 경남이 부마항쟁의 시발이니 어쩌니 하면서 박정희 동상을 반대하는 근거로 삼으셨는데 말이죠.
    님의 그 지역은 전두환씨의 기념공원이 주민들의 성원으로 건립되어 자리를 틀고 있는 곳으로 압니다.
    반대하는 사람도 있기는 있었다면서 그 지리적 의의를 부인하실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런 지역에서 오히려 자기네들이 그런 일을 했다면서 독재에 대한 항쟁의 지역인 양 언플하는 것...심히 불편합니다.
    조용히 하셔야지요, 그쪽은.
    제가 지역차별적인 말 하는 건가요?
    수박들고 일해공원으로 가셔서 맛있게 시원하게 드시기 바랍니다.
    어줍잖은 지역글 쓰지 말구요.
    다른 지역에서 참 안 좋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거 명심하시구요.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6.12 15: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박정희 치하 18년 동안 반독재민주화로 죽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제가 잘은 모르지만 '학살자'라는 말에 걸맞은 정도는 될 것입니다.

      전두환 기리는 공원은 합천에 있는 줄 압니다. 합천군수가 일방적으로 처리했지요. 합천은 그래도 전두환의 고향이라는 연관이 있습니다. 박정희 고향인 경북 구미에 박정희 기념관이 있는 것처럼요.

      그리고요, '명심!'님 말하신 "지역글"이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역 사는 사람이 지역 글 안 쓰면 무슨 글 써야 마땅할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