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근본주의나 이슬람 근본주의를 따르는 이들에게 꽤나 유익한 책이지 싶습니다. <다석 마지막 강의>가 말입니다. 가만 따져보니 제가 국민학교 2학년일 때 이뤄진 강의더군요. 하하.

다석 류영모(1890~1981). 죽고 나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입니다. 요즘 들어 부쩍 류영모의 생각을 전하는 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아직 '대중적'이지는 않답니다. 아마도 어쩌면 '영원히' 대중적이지 않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 흐름에 '붙어 먹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석은 "우리 말과 글로 철학을 한 최초의 사상가"였다고 합니다.

어려서 서당에서 유교 경전인 사서 삼경을 배웠고 16살에 기독교에 입문했다가 20대 중반 톨스토이의 영향을 받아 무교회주의가 됐답니다.

교회에 나가지 않았으며, 예수를 떠받드는 대신 그냥 본받아 실천해야 할 스승으로 삼았습니다.

성경 자체를 지고지선한 절대 진리로 절대 여기지 않았고요, 석가모니와 공자와 노자 같은 기독교 바깥의 여러 성인까지도 두루 좋아했습니다.

아울러 쉰한 살 되던 해 삼각산에서 하늘과 땅과 몸이 하나로 꿰뚫리는 체험을 했다고 합니다. 진짜로 그러했다면, 아마 그 희열은 정말 희열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하루에 한 끼만 먹고, 하루를 일생으로 여기며" 살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하루 세 끼니를 합쳐 저녁을 먹는다는 뜻에서 호를 다석(多夕)이라 하고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무명이나 베로 지은 거친 옷을 입었으며 책도 딱 한 권 <다석일지>만 남겼습니다.

요즘 김지하처럼, 말 많은 이들에게 옷깃을 여미고 숙연해지게 하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석은, 자기가 진리라고 믿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전하거나 강요하는 대신, 그냥 그 진리의 길을 조용히 걸어갔을 따름입니다.

이리로 또는 저리로 가야 살 길이 있다고 진정으로 믿는 사람이라면 저렇게 서서 떠들어대지는 않을 것입니다. 진짜로 거기에 진리가 있고 살길이 있다고 믿는다면 남들이 거기로 가지 않는다 해도 전혀 꺾이지 않고 기꺼이 그 길을 가버리고 말 것입니다.

얼핏 보기에, 다석 류영모가 바로 그런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석 류영모 말년.


다석 생각의 핵심은 일원다교(一元多敎)에 있습니다. "가르침은 여럿이지만 진리는 하나"라는 것입지요. 기독교의 진리가 다르고 이슬람의 진리가 다르고 불교·유교·도교의 진리가 또한 다르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예수와 석가는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들이 본받을 스승이라 했습니다. 다석이 보기에는, 예수와 석가도 하느님을 신앙한 이들입니다. 그러니까 다른 여느 사람들도 예수와 석가처럼 하느님을 신앙하면 될 뿐이지요.

예수와 석가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을 까닭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신, 예수나 석가가 보여줬던, '온 몸으로 밀어나가며 실천하는 하느님 신앙'을 따라 하면 그만이라는 말씀입니다.

<다석 마지막 강의>는 다석이 여든한 살 때인 1971년 8월 12일부터 한 주일 동안 전라도 광주의 자생적 금욕 수도 공동체인 '동광원'에서 가톨릭 수사와 수녀들에게 강의한 내용이랍니다.

사실상 고별 강연이었습니다. '종강'이라 하지는 않았으나 내용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장사선언(將死善言)이라 합니다. 장사선언은, 죽음을 앞두고 하는 착한 말씀쯤이 되겠습니다. 실제 다석은 3년 뒤에 절언(絶言) 절필(絶筆)을 했습니다.

다석의 동광원 강의는 세상에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 녹음이 있다는 사실은 더욱 그랬답니다. 그것은 2000년이 지나서야 알려졌습니다. 다석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하나뿐인 자료라고 합니다.

<다석 마지막 강의>의 색다르고 참된 값어치는, 다른 사람의 손과 머리를 거치지 않고 곧장 바로 들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런 말을 읽으면서는, 다석이 몸을 아주 크고 무겁게 여기는줄을 알겠습니다. 몸을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자유가 있을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자기를 부려서 쓸 수 있는 게 자유인데, 자유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나는 모릅니다. 동양에서 나온 말이니까 동양의 말일 텐데, 한문에 자유라고 어디 쓴 데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자유의 근원은, 이 사람이 알기로는 유기(由己)입니다. '말미암을 유(由)'자에 '몸 기(己)'자로, 자기 몸으로 말미암아서 모든 걸 한다는 말입니다. 내가 내 손을 쓰고 내 발을 쓰고 내 눈을 쓰고 내 글을 쓰고 모두 내 것을 써서 할 것을 한다는 것, 그게 자유의 본뜻입니다."

이런 구절에서는 일원다교가 아주 손쉽게 자기 모습을 나타내 보입니다.

"나는 몰라요, 내가 예수교인인지 불교인인지. 나 훌륭한 불교인이에요. 나는 깨기를 생각해요. 깨닫기를 생각합니다. 그거 불교지요. 나만큼 염불 부지런히 하는 사람 없을는지 몰라요. 나는 깨기를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예수는 깰 줄 몰랐겠습니까? 예수는 깨신 이입니다. 석가와 예수가 만일 동시에 나타났다면 가장 가까이 만났을 것입니다. 석가밖에 없다, 예수밖에 없다, 천하 인간이 다른 이름으론 구원 못 얻는다, 예수의 이름만 가져야 구원 얻는다, 그건 예수와는 관계없는 말입니다."

다석은 "사람은 공심(空心)의 피리가 되어야 한다"고 자주 말했다고 합니다. 피리는 속이 텅 비었기 때문에 피리 노릇을 할 수 있겠지요. 사람이 공심이 되면 하늘이 그 피리를 몸소 불어줍니다.(이것은 저도 아주 가끔이기는 하지만 한 번씩 느끼고 있습니다.)

이같은 '하늘 소리'만이, 사람의 몸과 마음을 뒤덮고 감싸는 회의와 불안을 없애준다고 했습니다. 안심입명(安心立命)이 여기에 있을 것 같습니다.

다석 생 목소리를 담은 CD도 달려 있습니다. 교양인. 482쪽. 2만2000원. 

김훤주

다석 마지막 강의 - 10점
류영모 강의, 박영호 풀이/교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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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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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DH 2014.03.09 1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석존의 설법의 진수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위하여 스스로 번뇌를 이겨낼 수 있는 법을 알려준 것이고, 그 법은 오직 자신이 부처가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부처를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 세상을 떠나서가 아니라 이 세상과 함께 동고하며 모든 것을 존중하라는 법이죠. 이거이 석가모니의 예언입니다. 불교를 숭배하는 식으로 믿는 것은 어리석은 행자의 머리속에서 나온 것이며 절대 부처의 뜻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