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기의 살아온 경험을 통해 좋은 냄새와 좋은 색깔, 좋아하는 꽃, 호감가는 사람의 인상 등이 각인됩니다. 저는 꽃향기 중에서 특히 찔레꽃과 치자꽃, 그리고 프리지어 냄새를 좋아합니다.
아마도 찔레꽃과 치자꽃은 시골이 고향이었던 제가 어릴 때 흔하게 접했던 꽃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치자나무는 제 고향 남해가 특산지였으니까요. 하얀 치자꽃을 따서 가운데에 나무 꼬챙이를 끼우고 개울물에 걸쳐놓으면 물레방아처럼 꽃잎이 빙글빙글 돌아가는데, 그런 놀이를 하며 놀곤 했습니다.
프리지어는 제가 어느 정도 어른이 되었을 때 알게 된 꽃입니다. 향기가 참 좋더군요.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 결정적인 기억은 없지만, 뭔가 프리지어와 연관된 좋았던 기억이 있었을 겁니다. 제가 좋아하던 사람이 좋아하던 꽃이었다든지 하는 ...뭐 그런 게 있었겠죠.
그런데, 아쉬운 것은 이 프리지어라는 꽃이 꽃집에서 파는 묶음으로만 감상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뿌리가 없이 잘린 상태로 묶어파는 상품 말입니다.
그러다가 올 봄 우연히 화분에 심어진 프리지어를 동네 꽃집에서 발견했습니다. 당장 샀죠. 지금은 꽃봉오리가 한껏 부풀어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지 않나요?
이미 하우스에서 재배한 프리지어 꽃다발은 시장에서 사라질 때가 되었겠습니다만, 저희 아파트 발코니의 프리지어는 막 꽃봉오리를 터뜨리기 직전입니다. 언제쯤 터뜨릴까 조바심을 내며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활짝 핀 사진은 나중에 찍어 다시 올리겠습니다.
5월 1일, 위 글에 이어서 씁니다. 오늘 아침에 보니 요만큼 더 피었습니다. 곧 봉오리가 터질 것 같네요. 내일 아침쯤에는 완전히 꽃망울이 터진 사진을 추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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