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개인블로거가 정치인 행사를 취재하는 까닭

기록하는 사람 2010. 2. 2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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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3일 경남도민일보에 재직하고 있던 때였다. 통합 마창진 시장에 출마할 예정인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이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본인은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다고 하는데, 참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적어도 2000여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그 정도 인원이라면 요즘 정말 지역에서 보기드문 대규모 행사다. 거기에 참석한 정치인들이나 지역유지들의 면면도 궁금했다. 들리는 이야기론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축가를 불렀고, 배한성 전 창원시장이 축사를 했다고 했다.

배한성 전 창원시장이라면 나름대로 창원 토박이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가 어떤 축사를 했는지에 따라 선거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정두언 같은 국회의원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 것도 재미있는 뉴스거리가 될 수 있다.


지방선거 출마예정자의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선거기간 이전에 합법적으로 허용된 대규모 선거유세나 마찬가지다. '출마한다', '지지해달라'는 말만 할 수 없을뿐 그 외에는 마음껏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3일 열린 '전수식의 마산사랑이야기' 출판기념회. 사진출처 : 전수식 블로그


그런데, 다음날인 24일 출고된 관련기사는 빈약하기 짝이 없었다. 원고지 2.3매 분량의 짧은 글에서 출판기념회 관련 이야기는 첫 줄에 "출판기념회를 했다"는 한 마디뿐이었다.

몇 몇이나 참석했고, 어떤 인사들이 참석해 어떤 말을 했는지는 아예 없었다. 기자가 가보지도 않은 게 분명했다. 게다가 그 기사는 '정치' 기사가 아닌 지역의 소소한 행사와 인물 동정을 다루는 '사람들'면에 단신으로 출고됐다. (☞
해당 경남도민일보 기사 :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 '…마산사랑 이야기' 출간)

지역신문에게 지방선거는 최대의 이벤트이자 축제다. 그걸 이토록 소홀하게 다룬다는 게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데스크회의에서 문제제기를 했으나 보기좋게 묵살당했다. '앞으로도 수많은 출마예정자들이 출판기념회를 할텐데, 그걸 일일이 다 취재하여 다룰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럴려면 선거취재는 왜 하고, 신문은 왜 만드나' 싶었지만, 담당부서에서 그렇게 단호하게 나오는데 어쩔 수 없었다.

경남도민일보를 정리한 후, 아버지 간병으로 바쁜 중에도 어제(27일) 오후 4시 마산종합운동장 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황철곤 마산시장의 <우산 받쳐주는 시장> 출판기념회에 블로거로서 취재를 가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황철곤 마산시장의 출판기념회에 모인 사람들. 세어본 결과 2000여 명에 이르렀다.


과연 황철곤 시장의 출판기념회도 굉장했다. 내가 세어본 바로는 여기에도 2000명 남짓한 사람들이 참석했다. 왔다가 눈도장만 찍고 간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고 본다면 더 많았을 것이다.


내가 취재한 황철곤 시장 출판기념회는 앞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2~3차례 더 자세히 포스팅해볼 생각이다. (기대하시라.)

그리고 3월 1일 오후 3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경남도지사 출마예정자)과 2일 오후 7시 창신대학 대강당에서 열리는 허정도 전 경남도민일보 사장(통합 마창진 시장 출마예정자)의 출판기념회에도 (아버지의 간병에 별 무리가 없는 한) 가볼 참이다.


지역신문 기자들이 맨날 하는 말이지만, '촌에 별 기삿거리가 있나? 이런 게 바로 지역밀착보도 아닌가?' 당분간 새로운 일이 정해지기 전까진 블로그를 통한 지역밀착보도를 한 번 실험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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