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찻집에 갔다가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하고는 옛날 80년대 초반 대학 시절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라면은 한 그릇에 300원 했고 커피는 한 잔에 500원 했습니다. 담배는 200원짜리 청자(솔이나 선은 500원 했고요)를 사 피웠습니다.

그 때 우리는 점심으로 라면을 사 먹고 '난다랑' 같은 찻집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면서 청자를 피우곤 했습니다.

찻집에 앉아 "이런 사치가 어디 있냐" 이런 말을 궁시렁대기도 했습니다. 500원짜리 커피가 가당하기나 하느냐는 얘기였지요.

이처럼 옛 생각을 하는 사이에 주문한 커피가 나왔습니다. 나온 커피는 사진에 보이는 그런 찻잔에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한 번 보고 바로 알았지만- 아마도 다른 많은 이들은 한참 보고도 모르실 수 있지만 이것은 왼손잡이를 무시하는 오른손잡이용입니다.

오른손으로 잡으면 착착 바로 감기지만 왼손으로 잡으면 손과 사이가 얼뜰 수밖에 없는 손잡이가 달려 있는 것입니다.

이 녀석을 물끄러미 바라다 보니 제 지난 나날이 떠올랐습니다. 왼손잡이가 당할 수밖에 없는 고생이었습니다.

제가 지금은 수저질과 글쓰기는 오른손으로 하지만 원래는 완전한 왼손잡이였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은 구박의 연속이었습니다.

제가 막내라서 밥상에 밥이랑 반찬 놓고 수저 놓는 일은 제 몫이었습니다. 그 때마다 밥을 오른쪽에 놓고 수저를 왼쪽에 놓았습니다.

그래서 밥상에 식구들이 모이면 저는 맨날 구박을 받고 잔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아가 우찌돼 갖고 숟가락도 하나 제댜로 못 놓노!"

어떤 때는 얻어터지기도 했지요. 꿀밤을 맞기도 하고 꼬집히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 때는 폭력이 심각한 문제가 아니고 일상이었습니다.

국민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제일 처음 배운 것이 뭐냐면 오른손으로 연필 잡고 왼손으로 손을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왼손으로 "저요. 저요."

그런데 저는 그게 되지 않았습니다. 왼손잡이라서요. 줄지어 앉아서 선생님이 물으실 때 저요 저요 손을 드는데 저만 바깥으로 툭 튀어 나옵니다.

그러면 선생님은 "이기 손도 하나 제대로 못 드노!" 이러시면서 때립니다. 왼손잡이가, 덜 떨어진 인간으로 전락하는 순간입니다.

그러면서 그것으로 끝나면 좋을 텐데 바로 매로 이어질 때가 많았습니다. 책으로 머리를 맞기도 했고요 그냥 뺨따귀가 선생님 손에 유린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생각도 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이지요.

이밖에도 왼손잡이 오른손잡이에 대한 기억은 많습니다. 우리 집에 물을 끓이는 유리 냄비가 있습니다. 손잡이를 왼손잡이가 잡으면 팔을 비틀어야 따를 수 있도록 꼭지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가위가 요즘에는 오른손잡이든 왼손잡이든 모두 쓸 수 있도록 돼 있는 것이 나오지만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바지 지퍼도 왼손잡이는 비틀어서 내리고 올려야 합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많습니다. 셔츠 단추도 그렇습니다. 수도 꼭지도 그렇습니다. 많이 쓰는 오른손이 닿기 쉬운  데는 많이 쓰는 찬 물이 나옵니다. 여닫이 문도 그렇습니다. 왼손으로는 열기 불편하게 돼 있습니다. 이런 불편은 알든 모르든 왼손잡이에 대한 세상의 차별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 따위가 무엇일까요. 그냥 한 번 살다 가는 인생인데, 옛날 그런 구박이나 폭력이 지금 무슨 대수라고, 그냥 이러구러 살아가는데, 옛날 이야기는 옛날 이야기대로 풀어 놓을 수 있는데 말입니다.

왼손잡이가 살기 힘들었던 한 시절을 그냥, 한 번, 추억해 보았습니다.

입 안에 머금어진 커피의 씁쓸한 향이 아주 좋았습니다. 향기가 가실까봐서, 물 한 모금도 입에 머금기가 싫은 순간이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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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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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inimonk.tistory.com 구차니 2010.02.20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른손잡이 이지만, 문득 왼손잡이 물품들이 얼마나 있나 해서 검색하는데
    생각보다 많으면서도 생각보다 없다는 사실에 놀랍더라구요.

    그리고 CSI 한 에피소드 중에 오른손용 전기톱을 쓰다가 죽는 내용이 있는데 그걸 보면서,
    겸용가능하거나 왼손형으로 손쉽게 변경가능한 디자인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더라구요.
    물론 PC의 UI역시 왼손 오른손으로 구분되어야 할까? 라는 생각도 드는데 음..

    PC의 UI 역시 대부분이 오른손을 기준으로 작성된거 같은데
    왼손잡이로서 어떤지도 궁금하네요. (예를 들어 마우스 방향이라던가 메뉴 위치라던가..)

    • Gabriel 2010.02.21 0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PC의 인터페이스는 본인이 설정하는것에 따라
      오른손잡이용, 왼손잡이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
      뭐 물론 모든것이 다 바뀌는 정도인지 아닌지는
      제가 왼손잡이가 아니어서 확신은 못하겠지만요.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2.21 0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노트북 컴퓨터를 쓰는데, 마우스가 왼쪽 또는 오른쪽 모두에 꽂을 수 있도록 돼 있어요. 그래서 별 불편을 못 느꼈는데....

    • Favicon of http://minimonk.tistory.com 구차니 2010.02.21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어느정도 설정이 가능한것은 알고 있지만, 정말 왼손잡이에게 편한 내용들인지 구색맞추기인지는 오른손잡이가 느낄수가 없으니 말이죠.

      제가 궁금한건, 마우스 위치나 좌우 버튼 교체 정도가 아닌 예를 들어 시작 버튼이 왼쪽에 있는게 불편하지는 않은가, 메뉴가 오른쪽으로 뜨는게 불편하지는 않은가 이런 소소한 부분에 대한 것들입니다. ㅎ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2.21 14: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죄송합니다요. 하하.

      제가 그런 대목에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네요.

      컴퓨터 쓰는 데서는 제가 거의 양손잡이 상태로 돼 있어서요.

      마우스를 지금 오른손으로 쓰는데, 이것을 일부러 왼손으로 쓰려고 해봤더니 오히려 어색하고 불편하더라고요.

      성에 차는 대답을 드릴 수 없어서리, 미안합니다. ^.^

  2. Favicon of http://go.idomin.com 파비 2010.02.20 1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 말인지 알긋네^^

  3. Nublick 2010.02.20 1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왼손 엄지를 끼워서 들면 최고

  4.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t__nil_login=myblog 실비단안개 2010.02.20 1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커피잔까지.^^
    며칠전 사촌 여동생의 아이 졸업식에 갔다가 함께 밥집에 갔습니다.
    아이가 왼손으로 밥을 먹더군요.
    글씨도 왼손으로 쓴답니다.

    그냥 둔다네요.
    친가라서 어른들이 별말씀이 없다고요. 웃었지요.

    셔츠의 단추는 남자와 여자가 반대입니다요.(김훤주 기자님 버젼~ 요즘 은근)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2.21 0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실비단안개님, ^.^ 셔츠 단추는 제 착각인 것 같습니다.

      많지요. 낫도 그렇고, 쓰레받이도 그렇습니다. 하하.

      늘 건강하세요....

  5. Favicon of http://www.trendinsight.biz hummig girl 2010.02.22 00: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적의 왼손잡이라는 노래가 생각나네요 우리나라에는 왼손잡이보다 오른손잡이가 많기때문에 왼손잡이라서 겪는 힘든점이 많은것같아요 가위질할때나 마우스질할때도 느끼는거지만 (왼손잡이전용제품)이 나오긴 하지만요 인식하지못한 부분에서 왼손잡이라서 불편한점을 해결해줄수있는 제품이 많이나왔으면좋겠네요

  6. 박성순 2010.02.22 0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른손잡이로 자라고 살아서 몰랐던 불편스럼을 군대에서 한 녀석이 총을 잘못 쏘기에 뭐지요 총 쏘는데 위에서 소리지르던 군인이 "너 짝배야" "누가 마당 쓸었어"로 알았답니다.
    어느 날, 장가 가서 저를 닮은 놈이 태어났습니다. 뭐를 주니 왼손으로 잡고 먹었습니다.
    이 놈 왼손인가 내심 그래 10% 소소가 좋다하며 내심 좋기도 하고 크면 왼손잡이라고 눈을 흘기고 구박을 주고 이른바 어른들이 이 놈을 불편하고 짜증나게 하면 어떻할까 걱정도 외었습니다.
    발차기도 왼손, 글씨도 왼손, 젓가락 질도 왼손 가위질도 왼손 모든 손동작, 발동작을 왼쪽으로 하는 자식
    읽어 보니 수도꼭지를 틀 데도 불편하겠네요.
    그러나 뭘 하라 할까요
    제 놈 인생인데
    게다가 낫질까지 불편하더라도
    어른들이 왼손잡이라고 손가락질만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7. 왼손남 2010.04.03 0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굉장히 행복하게 자란거군요!

    어렷을때부터 줄곧 왼손잡이였고.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 친척들은 물론 친구들 선생님들까지도 왼손잡이에 대해선 아무도 터치를 안했거든요..

    어렸을때의 주위 환경때문인지 가위질을 왼손으로 하더라도 큰 불편함을 못느꼇어요~

    대학교의 ㄱ자 책상이라던가 이런건 불편하긴 햇지만 큰 스트레스는 안받더라구요

    왼손에 대한 거부감없이 지금까지 잘 살아오고 있답니다. ^^;;

  8. Favicon of http://cafe.daum.net/lefties 왼손잡이 2010.10.25 15: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새로 오픈한 카페입니다^ 두뇌개발 왼손잡이에 관한 포스팅이 잘 되있어 저희 카페에서도 활동해주셨음 하고 한번들려봤씁니다.^^ http://cafe.daum.net/lefties <--요기로 놀러와주시고 좋은 자료들 많이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