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생각-김훤주

신문과 기자가 가져도 좋을 욕심은?

김훤주 2010. 2. 12. 08:41
반응형

미디어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언제인지 누구에게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장소는, 경남 마산 양덕동 우리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입니다.

좋은 교육은 받고 나면 머리 속이 가지런해집니다. 여태 생각은 이리저리 관련지어 하고 있었지만 뒤엉겨 있던 것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질서가 잡힙니다.

그 날 교육을 받고 나서 느낌이 딱 그랬습니다. 상큼했습니다. 여느 때와 달리 제가 그 날 메모 준비를 하지 않아서, 급한 김에 마스크 들어 있는 비닐 봉지에다 몇 자 적었습니다.

신문이라는 미디어와, 신문 기자라는 인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신문을 독자한테 팔고, 독자를 다시 광고주한테 팔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1. 신문과 기자의 으뜸 의무는 진실이다.

2. 신문과 기자의 충성 대상은 (권력도 자본도 아니고) 오로지 시민이다.

3. 신문과 기자에게 필요한 본질은 사실 확인의 규율이다.

4. 신문과 기자는 취재 대상으로부터 독립을 유지해야 한다.

5. 신문과 기자는 권력에 대한 '독립적' 감시자다.

6. 신문은 공공의 비판과 타협을 위한 포럼을 마련해야 한다.

7. 신문과 기자는 최선을 다해서 중요한 사실을 흥미롭게 구성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삶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인식되게 해야 한다.(남을 구경하게 하는 뉴스는 필요없다.)

8. 신문과 기자는 비중에 맞게(큰 것은 크게 작은 것은 작게) 보도해야 한다.

9. 신문과 기자는 양심을 실천해야 한다.

10. 시민들도 뉴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시민은 이미 'New Media Journal Prosumer'다.)
Prosumer : 프로슈머. producer+consumer. 생비자. 생산 소비자.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 회의 장면입니다.

신문과 기자가 세상에서 어떤 노릇을 하면 가장 보람이 있는지를, 정말 깔끔하게 정리해 줬습니다. 이 가운데 하기가 쉬운 것은 없습니다. 다 어려운 것뿐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일곱 번째입니다. 저로서는, 독자들로 하여금 지금 읽고 있는 기사가 바로 자기 자신과 관계가 있는 것이라는 느낌을 주기란 그야말로 어렵습니다.

김훤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