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한국현대사

49년만에 열리는 위령제 '제2회'인 까닭

기록하는 사람 2009. 8. 3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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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이승만 정권에 의해 집단학살된 마산지역 희생자들에 대한 합동위령제가 1961년 5·16쿠데타로 중단된 지 49년만에 다시 열린다. 또 박정희 군사쿠데타 세력의 소급입법으로 부당하게 옥고를 치른 민간인학살 유족회와 교원노조 간부들에 대한 명예회복도 마침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학살마산유족회(회장 노치수)는 29일 오후 경남도민일보에서 임원진회의를 열어 1961년 이후 단절됐던 희생자 합동위령제를 오는 10월 16일 오후 1시30분 마산공설운동장 내 올림픽기념관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유족회는 또한 1960년 8월 27일 당시 마산역 광장에서 1000여 명의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노현섭(현 노치수 회장의 작은 아버지) 씨의 주도로 열렸던 제1회 위령제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49년만에 열리는 이번 위령제 차수를 '제2회'로 정했다.

지난 29일 경남도민일보에서 열린 마산유족회 임원회의.


이번 위령제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가 마산형무소 재소자 학살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함으로써 국방부와 마산시의 공식 예산지원으로 열리게 되며, 이날 국방부의 '사과문'도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노치수 회장은 "세월이 워낙 많이 흘러 많은 유족들이 이리저리 흩어져버리는 바람에 올해 위령제에는 49년 전보다 훨씬 적은 4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번 위령제 이후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위령탑 건립과 추모공원 조성 등 위령사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정희 군사정권이 초헌법 기구를 통해 제정한 소급법 '특수범죄 처벌을 위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병보석과 재수감을 반복해오던 중 지난 92년 사망한 노현섭 마산유족회장 겸 전국유족회장과 당시 교원노조 마산중등지회장으로 5·16쿠데타 직후 연행돼 7개월간 불법구금을 당했던 이봉규(91) 씨 등에 대한 진실규명과 명예회복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진실화해위는 최근 교원노조 및 유족회 사건에 대한 자료조사와 증인 및 참고인 조사를 완료하고 최종 심의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같은 소급법으로 사형됐던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 사건이 진실규명과 법원의 재심을 통해 명예회복됐던 전례에 비춰 이 사건의 진실규명도 무난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마산 노현섭 씨의 아들 노치웅 씨와 김해 김영욱 씨의 아들 김광호 씨, 대구 이원식 씨의 아들 이광달 씨 등 피해자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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