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0일) 또 민간인학살 암매장 터 유해발굴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하도 이런 현장을 많이 봐서 이제 무덤덤해질 때도 되었는데, 볼 때마다 가슴이 멍멍해집니다.

경남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진성고개에서 산으로 좀 올라가면 가늘골(아랫법륜골)이라는 야트막한 골짜기가 나옵니다. 지금은 감나무 과수원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이 과수원의 주인이 산을 매입할 때 전 주인으로부터 학살 매장터가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그곳은 감나무를 심지 않고 공터로 두었다고 합니다.

이 감나무 과수원 주인의 제보로 진실화해위원회의 용역을 받은 경남대박물관 유해발굴팀(책임연구원 이상길 교수)이 발굴했습니다. 기록으로 남깁니다.


지난 11일 처음 유골이 드러나기 시작했을 당시의 모습입니다. 장맛비가 와서 이렇게 덮어놓았습니다.


19일만에 다시 찾은 현장의 모습입니다. 최소한 54구의 유해가 이렇게 드러나 있습니다.


유해 사이엔 한국전쟁 당시 정규군 일부가 썼던 M1 탄피가 흩어져 있습니다.


두개골 옆에 떨어져 있는 M1 탄피의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다른 유해는 두개골이 땅쪽으로 엎어져 있으나, 이 유해만은 옆으로 향해 있었습니다.


허리 부근에서 발견된 허리띠 버클과 고무줄입니다.


남편을 잃었다는 한 할머니가 드러난 유해를 보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고,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등이 할머니를 촬영하고 있습니다.


두개골 중 몇 개는 머리에 총탄을 맞은 듯 파열돼 있었고, 이빨이 흩어져 있었습니다.


유해는 한줄에 4~8명씩 나란히 총 9줄로 엎어져 있었습니다. 두 명씩 손을 뒤로 교차되도록 하여 손목을 묶고, 엎드리게 한 후 한발씩 조준사격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팔이 모두 마름모꼴로 꺽여 있습니다. 이렇게 한 줄이 쓰러지면, 다음줄 사람들을 앞 사람의 발목부근에 머리를 파묻고 엎드리게 한 후 총살했습니다.


진주MBC 카메라기자가 학살현장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입니다.


유해들 속에서 발견된 희생자의 신발입니다. 구두와 작업화가 많았습니다.


희생자가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칫솔도 발견되었습니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모습입니다.


M1 탄피를 가까이서 찍어봤습니다. 이런 탄피 외에 탄창(클립)도 한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설명회에 참석하신 분들입니다. 앞열 왼쪽부터 전국유족회 김광호 집행위원장, 진실화해위원회 김동춘 상임위원, 충북대 유해발굴센터 박선주 교수, 뒷열에는 경남대 유장근 교수와 이종흡 박물관장, 경상대 김덕현 교수와 김준형 교수도 보입니다.


유족들의 모습입니다. 힘겹게 산을 오르던 성증수(87) 할머니도 뒤쪽에 보입니다.


경남대박물관 유해발굴팀 이상길 책임연구원이 발굴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상길 교수는 이런 고무장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조금 거리를 두고 찍어본 발굴 현장입니다.


역시 방송국 촬영팀이 근접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 관계자가 드러난 유해를 들여다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 설동일 사무처장도 참석했습니다. 표정이 안쓰러운 모습입니다.


성증수 할머니가 당시 친정아버지가 잡혀가시던 상황을 설명하고 계십니다.


참석한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현장을 보러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상길 교수가 현장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두 명씩 뒤로 손목을 묶은 자세에 대한 설명입니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전국유족회 김광호 집행위원장의 모습입니다. 그는 진영에서 학살당한 독립운동가 김정세 선생의 손자이자, 1960년 유족회장을 하셨던 김영욱 선생의 아들이기도 합니다.


이날 설명회에는 아이들을 현장교육 차원에서 데리고 온 어머니도 눈에 띄었습니다.


참석자들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드러난 유해를 보고 있습니다. 손짓을 하는 아이 어머니의 표정이 멀지만 안타깝게 보입니다.


진주유족회 강병현 회장이 인사말을 하는 도중 울먹이고 있습니다. 보신 김에 강병현 회장의 인사말 동영상도 함께 보시죠.


이처럼 강병현 회장은 끝내 말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소리를 질러도 저 분들을 들을 수 없지 않습니까? 저 분들은...왜 죽어야 했습니까? 왜 대답이 없습니까? 보십시오. 우리들은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죽어야 했는지 아직도 모릅니다. 이래놓고도 이 정부는 나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래도 되는 겁니까?"


마산유족회 노치수 회장도 보입니다. 그는 당시 아버지 노상도 선생을 잃었고, 1960년 전국유족회 회장을 했다는 이유로 박정희 정권에 의해 감옥살이를 한 노현섭 선생의 조카이기도 합니다.

▷관련 글 : 김주완 '기자정신(?)' 많이 죽었다
▷관련 글 : 학살 암매장 유골, 발굴해도 갈 곳이 없다
▷관련 글 : "겨우 찾은 아버지 유골 모실 곳이 없네요" 
▷관련 글 : 드러난 암매장 유골, 어찌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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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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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stonegg 카미 2009.07.31 12: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할 말이 없습니다. 도대체 언제쯤 억울한 죽음이 진실규명이 되고 유가족들의 응어리를 풀어줄 까요?

  2. Favicon of http://blog.daum.net/heroyw1 medifree 2009.07.31 1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로운 세상의 시작은 과거의 명확한 진실을 밝히고 깨끗하게 청산함으로서 되는 것일진대, 우리는 아직도 아타까워만 하고 눈물만 흘리고 있네요..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나라는 수장까지 나서서 돈버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있고... 맘이 아픕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3. 박치혁 2009.07.31 1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슨일이 있었길래 이리 많은 분들이 이유도 모르고 눈앞에서의 죽임당하는것을보고도 저항 한번못하고 돌아가셔야 했나요..고인들의 슬프고도 억울하실 영혼을 달래며 고인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어본니다.

  4. 일렁바다 2009.07.31 1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럴수가...5.18 광주학살을 보는 듯하네요.

  5. Favicon of http://skinc.tistory.com 새벽5시 2009.07.31 14: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ㅜ.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6. Favicon of http://pplz.tistory.com 좋은사람들 2009.07.31 14: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헛. 정말 충격입니다.
    과수원 주인분께서 현명하신 판단을 하셨었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7.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2848048k 박씨아저씨 2009.07.31 14: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슬프고도 아픈 역사의 현장을 다녀오셨내요.
    정말 가슴이 먹먹합니다. 적국에 알려지지않은 저런곳이 얼마나 많을지...
    감사합니다. 무더운 여름 건필하십시요~

  8. Favicon of http://blog.daum.net/gabinne 林馬 2009.07.31 15: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안타까운 현장이네요.
    덕분에 현장에 가지 않고도 이런 생생한 자료를 볼 수 있어 감사함을 전합니다.
    한국전쟁의 비극은 이곳만이겠습니까?
    거의 전국적인 현상이지요.
    드러난 곳 외도 시골 동네 나이 많은 어르신들께 물어보면 이런 학살의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을겁니다.

    거제의 경우도 구석구석 이러한 흔적들입니다.
    수년전 거제신문사에서 기획시리즈로 여러차례에 걸쳐
    신문 1면 전체를 할애하여 기사화 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러한 아픈 역사의 흔적들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죠.
    다행히 김기자님께서 누구보다 더 이 분야에 관심가져주니
    고맙고 안심이 됩니다.

    내내 수고해 주셔요^^*

  9. 2009.07.31 2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0. Favicon of http://geodaran.com 커서 2009.08.01 1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경남블로거들이 한번 같이 취재해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11. 이석범 2009.08.01 11: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칫솔이 아니고 군대에서 총기류를 손질할때 사용하는 작은 솔입니다. 저 학살 당한 분들 중에는 군인이거나 학도병인 사람들도 있거나 아니면 학살한 군인들이 떨어뜨린 솔일겁니다. 그 솔을 보면 국군인지 북한군인지 알 수 있는데....

  12. Favicon of http://heysukim114.tistory.com 저녁노을 2009.08.01 12: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도 저 자리에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저 마음 안타까울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