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

마산 통술은 집집마다 메뉴가 다르다

기록하는 사람 2009. 7. 1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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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 전 '마산 통술'을 소개하는 포스트를 올렸더니 정말 많은 분들이 보셨더군요. 댓글 중 '통영 다찌'와 '바께스'라는 일본어를 순화하지 않고 쓴 데 대한 지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다찌'의 경우 통영에서 그대로 간판에 쓰고 있는 말이고, '바께스'는 그냥 촌스러운 느낌을 주려고 썼는데, 어쨌든 죄송합니다. 우리 누리꾼들의 국어사랑이 대단함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관련 글 : 안주 통째로 나오는 마산 통술 아세요?

댓글 중에는 '4인 기준 기본 4만 원'이라는 안주 값에 비해 좀 부실하다는 지적들도 많더군요. 그런데, 마산 반월동 통술골목에 있는 통술집은 집집마다 메뉴가 다르고, 그 가짓수도 다릅니다. 물론 음식맛도 다르겠지요. 가짓수는 좀 적더라도 음식이 하나하나 맛있는 집도 있고, 맛은 대충이지만 양으로 승부를 내는 집도 있습니다. 어쨌든 그런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바다를 끼고 있는 마산이란 도시의 특성상 해산물이 많고, 제철에 나는 재료를 주로 쓴다는 것입니다.

마산 통술골목은 '깡통골목'과 함께 있다. 이 지역은 일제시대 때 주로 일본인이 거주하던 곳으로 당시 일본인 주거지역으로 새로 개발된 지역이란 뜻에서 '신마산'이라고 부른다.


어제 소개해드린 통술집은 '담소통술'이라는 집이었는데, 사실 제가 빠뜨린 음식도 있어서 그 집 사장님께 좀 죄송하네요. 오늘은 '뜨락통술'이라는 집의 술안주 메뉴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관심 있는  분은 비교해보셔도 좋겠네요.

호박전과 말린 갈치조림.

도토리묵과 삶은 고구마.


일단 처음엔 빈 속을 채우라는 뜻인지 삶은 고구마와 도토리묵, 호박전, 그리고 갈치조림이 나왔습니다. 보통 통술집에 갈 땐 따로 저녁식사를 하지 않고 갑니다. 밥을 먹고 가면 안주를 먹을 수가 없겠죠.

우렁쉥이와 개불, 문어, 소라.

지짐.

이 집은 따뜻한 음식과 찬 음식을 순서없이 그냥 내주더군요. 입맛대로 먹으라는 거겠죠.

광어와 전복 회입니다.

역시 회와 계란찜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이것저것 하나씩 다 먹다 보면 벌써 배가 불러옵니다.

뚝배기 시래기국과 조기구이도 나왔습니다. 이미 배가 불러진 후여서인지 조기 맛은 좀 별로였던 것 같습니다.


이건 호래기 데친 겁니다. 오징어 새끼 같은 건데, 담백한 맛이죠.

위 사진은 병어조림, 그 아래는 가리비 조개 삶은 겁니다.

생선구이가 꽤 다양하게 나오더군요. 위 시커먼 것은 볼락입니다. 주인 말로는 자연산이라더군요. 하긴 양식이라면 저렇게 작은 건 없겠죠. 아래는 메로구이입니다. 기름기가 많은 생선이죠.


마지막으로 우렁쉥이를 좀 더 시켰습니다. 이번에 좀 큼직큼직하게 썰었군요. 그런데, 이쯤 먹고나니 배가 불러서 자꾸 열무김치에 젓가락이 가더군요. 안주는 얼마든지 리필할 수 있지만, 사실 배가 불러서 더 먹긴 어렵습니다. 배가 큰 분들이 가시면 더 확실히 본전 뽑을 수 있을텐데….

참! 이 집도 '4인 기준 기본 4만 원'은 같지만, 맥주는 4000원, 소주는 5000원입니다. 마산에 오시면 반월동 통술골목 한 번 찾아보시는 것도 남쪽의 주점문화를 느끼기에 괜찮을 겁니다. 술친구가 없다면 저를 불러주셔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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