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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19

비정규직 논란서 드러난 대통령 논술실력

7월 2일 이명박 대통령이 "비정규직 보호법 근본 대책은 고용 유연성"이라 했다는 보도를 들었을 때, 저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천성이 둔해서 그렇기도 했지만, 비정규직 보호와 고용 유연성은 전혀 서로 어울리지 않는 개념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비정규직 보호에서 곧바로 고용 유연성을 끄집어내 올 수는 없는 것입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이랬습니다.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그리고 7월 1일 실행에 들어간 비정규직 보호법을 두고 "국회가 적절하게 기간을 연장해 놓고 그 기간에 근본적 해결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사실 연기도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 근본적인 것은 고용 유연성인데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서는 "처음..

도처에서 터져나오는 민중의 신음소리

어제(25일) 서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마산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 광화문 한국언론재단에서 회의를 마친 후, 다시 서울역에서 기차로 마산에 돌아왔습니다. 회의장인 한국언론재단 앞에 도착했을 때 맞은 편에서 집회 소리가 들렸습니다. 길 너머 서울시의회(옛 부민관) 앞 인도에서 철거민들이 집회를 하고 있더군요. 시의회 의사당 앞은 경찰관들이 막고 있었습니다. '행정대집행 중단하라'는 등의 펼침막 구호가 있는 것으로 보아 곧 쫓겨날 처지에 있는 철거민들의 집회인 것 같았습니다. 연초 경찰에 의한 참사를 빚은 용산철거민은 아닌 듯 했지만, 역시 비슷한 처지에 몰린 사람들인 것 같았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마산으로 돌아오기 위해 다시 서울역으로 갔는데요. 거기서도 실내 로비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

과연 귀농만이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 해결책일까

쌍용자동차가 무기한 조업 중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리 된다면, 짐작건대, 정규직은 휴직을 하고, 비정규직은 해고가 될 것입니다. 도산하는 납품 업체도 생기겠지요. 추운 겨울, 가슴에 스산함을 담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아무래도 늘게 생겼습니다. 좀 엉뚱하다 싶으면서도 눈길을 끄는, ‘비정규직 근본 해결책’을 읽은 기억이 났습니다. 2008년 11.12월호(103호) “왜 지금 다시 ‘박현채’인가” 29쪽과 30쪽에 나옵니다. 박현채는, 이미 돌아가셨지만, 민족 자립을 주장하는 경제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이 경제학의 핵심은 ‘자립’입니다. 스스로 힘으로 서야 하고, 또 설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박현채 전집’(모두 7권)을 발행하는 실무 책임을 맡았던 박승옥은 에 쓴 이번 글에서..

민주노총은 STX 자본의 벗인가

1. 월드 베스트 사기 집단 STX와 마산시 STX는 그룹 차원에서 엄청난 문제를 일으키면서도 마산 수정만 매립지 진입을 추진해 왔습니다. 마산시(시장 황철곤)는 STX와 장단 맞춰 수정만 진입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힘들게 하고 괴롭혀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체 과정을 볼 때,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참으로 참기 어려운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나는 현실을 보고 한두 마디 크지 않은 발언으로 STX 수정만 진입 반대 주민들을 거들고 있습니다. 전체의 절반도 찬성하지 않은 주민 투표 결과를 두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동의’라 한 왜곡(손쉽게 파업할 수 있는 특권노조 탄생 http://2kim.idomin.com/221)과, “소음 진동 먼지가 적게 나는 공정만 소화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온갖 공해가 다 생기는 ..

화려한 교향악단, 월급봉투 열어봤더니…

드라마 에서 등장인물들의 꿈은 시립교향악단(시향) 단원이 되어 마음껏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펼치는 것이다. 강건우(장근석 분)는 경찰직을 때려치고, 두루미(이지아 분)는 공무원에서 잘리면서까지 교향악단에 인생을 건다. 다른 등장인물들도 비슷하다. 물론 여기에는 각자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음악하는 사람도 입이 있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시립교향악단 단원이 되면 생계에 연연하지 않고 음악에 몰두할만한 보수와 근로조건이 보장되는 것일까? ♬관련기사 : 시향 지휘자가 본 베토벤 바이러스 ♬관련기사 : 시향 연주자들이 본 베토벤 바이러스 그러나 이번 취재는 쉽지 않았다. 어차피 공개될 수밖에 없는 내용임에도 단원들은 입을 열기를 주저했다. 기자의 ..

STX의 마지막 수정만 사기극은?

제가 STX를 두고 글을 쓰기는 거의 50일만이군요. 어쨌거나, STX그룹의 경남 마산 수정 주민에 대한 마지막 사기는 바로 고용을 두고 벌어집니다. 수정만 매립지에 조선 기자재 공장을 짓고 가동할 때 하겠다고 한 약속 가운데는 고용 보장도 들어 있습니다. 과반에 못 미치는 찬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주민 동의’라 바꿔치기한 첫 사기와, 공해가 적은 공정만 한다는 약속과 마을발전기금에 더해 이주 보상금까지 준다는 약속을 팽개친 데 이은, 월드 베스트 사기극의 대단원인 셈입니다. * 이전 글 : STX의 월드 베스트 사기는 언제 끝날까 (http://100in.tistory.com/418) 1. 직접 고용은 한 명도 없으면서 무슨 고용 보장? STX는 이처럼 시작부터 사기를 쳤는데, 고용 보장에서도 처음..

경향신문한테 미안하다

비정규직을 없애기로 한 경향신문 5월 7일치 은 “‘경향신문’이 마지막 남은 비정규직 노동자 17명을 올해 안에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채용할 사원들도 모두 정규직으로 뽑기로 노사가 합의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래서 블로그에도 바로 경향신문을 칭찬하는 글이 바로 올라왔고 지지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 글은 저랑 마찬가지로 을 들먹이면서 “경향신문 칭찬 한 번 해줘야겠다.”고 했습니다. 이 누리꾼은 “기사의 논조야 예전부터 마음에 들었지만”, 하면서 비정규직 전환을 짚은 뒤에 “회사 경영도 지면이 지향하는 정체성에 맞게 가야 한다는 취지로 했다.”는 사용자 쪽 말을 소개하면서 “고마운 일”이라 했습니다. 이어서 “신문을 구독..

'조센징 노동자'와 비정규직, 뭐가 다를까

삼일운동이 터진 기미년에, 조선 사람들이 일제 식민 치하에서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지 않았을 개연성이 더 높다는 말씀은 이미 한 번 드렸습니다.('대한민국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그렇다면 그 때 사람들은, ‘조선’ 독립 만세라도 제대로 외쳤을까요? 조선 독립 만세도 별로 안 외쳤다? ‘대한’ 독립 만세보다는 ‘조선’ 독립 만세를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불러댔을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는, ‘대한’이든 ‘조선’이든, 대부분 사람들이 ‘독립’이나 ‘만세’를 현장에서 그다지 입에 올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경남에서 지역사를 공부하고 있는 박영주라는 선배가 있습니다. 이 분은 학교에도 또 기관에도 몸담고 있지 않지만, 자료와 증언은 우리 지역에서 어느 누구 못지않게 많이 확보하고..

자칭 386은 '학번 없는 운동가들'께 사죄해야

의 표지 이야기로 오른 386 주간 잡지 이 3월 1일치 24호에서 386세대를 표지 이야기로 다뤘더군요. 저는 이 글을 읽으며, 이른바 ‘386’들이 예전하고 그대로구나 생각했습니다. 세 꼭지 가운데 40쪽 좌담에 눈길이 많이 갔습니다. 제목은 “반성은 필요하다 그러나 물러설 때는 아니다”입니다. 그런데 ‘반성’은 “엘리트주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표현 한 번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를테면 “우리 세대는 편 가르기 식 사고를 했다.”처럼, 이른바 ‘반성 모드’로 볼 말이 없지는 않지만, 곁가지 정도라고 저는 느꼈습니다. 이밖에 인상적인 부분으로는 “(386세대인) 지금 40대에게 운동은 골프다. 영어 몰입 교육을 낳은 기러기 아빠도 대부분 386이다. 강남 사교육을 일으킨 장본인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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