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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본 세상

민주노총은 STX 자본의 벗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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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드 베스트 사기 집단 STX와 마산시
STX는 그룹 차원에서 엄청난 문제를 일으키면서도 마산 수정만 매립지 진입을 추진해 왔습니다. 마산시(시장 황철곤)는 STX와 장단 맞춰 수정만 진입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힘들게 하고 괴롭혀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체 과정을 볼 때,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참으로 참기 어려운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나는 현실을 보고 한두 마디 크지 않은 발언으로 STX 수정만 진입 반대 주민들을 거들고 있습니다.

전체의 절반도 찬성하지 않은 주민 투표 결과를 두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동의’라 한 왜곡(손쉽게 파업할 수 있는 특권노조 탄생 http://2kim.idomin.com/221)과, “소음 진동 먼지가 적게 나는 공정만 소화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온갖 공해가 다 생기는 모든 공정을 한다고 사기 친 사실(마산서 벌어진 STX 사기극http://2kim.idomin.com/359)을 밝혔습니다.

이어 “STX는 이주 보상을 책임지고 마산시는 이를 보증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또 사기를 벌였음(STX의 월드 베스트 사기는 언제 끝날까 http://2kim.idomin.com/418)도 알렸습니다. 그리고 마산시가 반대 주민을 ‘마산 발전을 가로막는 나쁜 존재’라며 관제 대모를 벌이는 등으로 마녀사냥을 했다고도 했습니다.

또 STX중공업은 “지역 주민에게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생산직의 경우 정규직은 물론 비정규직조차 직접 고용은 단 한 사람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내어 쓰기도 했습니다.(STX의 마지막 수정만 사기극은? http://2kim.idomin.com/496)

2. 신문사에 압력 행사한 사기꾼들
뒤늦게 고백하건대, 이리 쓴 글들이 고맙게도 적지 않은 이들의 눈길을 끄는 바람에, 제가 마음고생을 좀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경남도민일보 경영진이 STX의 항의를 받았고, 제게 그것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경남도민일보는 경영과 편집이 엄격하게 분리돼 있고, 또 노조는 경영진의 통제를 전혀 받지 않기 때문에, 지부장인 제가 블로그에 쓴 글을 두고 어느 누구도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없는 살림에 STX 협찬 받을 일이 없지 않는데 사정이 이리 꼬이니 무척 곤란하다.”고 경영진이 하소연할 때, 편집-경영과, 노조-사용자가 서로를 받쳐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저 또한 말 못할 괴로움을 겪지 않을 수 없었음은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어쨌거나, 제가 블로그에 적어 올린 것들은 모두 틀리지 않은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STX와 마산시가 이처럼 가만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여기서 적어 알릴 일들도 저는 사실과 다르지 않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3. 수녀들 요청을 거절한 민주노총

민주노총 경남본부의 집회 모습. 경남도민일보 사진.

2008년 11월 15일 토요일 오후에, 저는 수정 트라피스트 수녀원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나날 오랫동안 들르지 않아서, 그동안 제가 거들 또다른 일이 생기지나 않았는지 알아보는 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충격적인 얘기를 듣고 말았습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아니 민주노총 경남본부의 지도부가, 트라피스트 수녀원의 도와달라는 요청을 뿌리쳤다는 것입니다. 수정만 매립지 언덕배기에 자리 잡은 트라피스트 수녀원은 반대 주민의 의사를 대표해 창원 상남동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찾았답니다.

9월 초순이었는데,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수정만 매립지 STX 진입 관련 비판 성명서를 발표한 직후였답니다.(발표 과정에서도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 민주노총과 단위 사업장 노조 관련이라 제가 제대로 다 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면담은 보통 다른 사람들도 있는 사무실에서 하게 되는데 이 날은 어찌 된 노릇인지 아무도 없고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지도 않는 강당에서 이뤄졌다고 합니다. 나중에 사무처에 보고가 됐는지 여부도 저는 알지 못합니다.

수녀들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우리는요, 민주노총이라면 지역사회에 이바지도 해야 되고 사회 약자를 위해 힘을 쓰기도 해야 되지 않느냐고 얘기했어요.” 수녀들은 앞서 △STX와 마산시 비판 성명서 발표 △STX 계열노조와 수정 주민 간담회 주선 △STX 수정만 진입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등을 민주노총에 요청해 놓고 있었습니다.

수녀들에 따르면, 민주노총 경남본부 지도부의 발언은 이렇습니다. “이미 한 쪽으로 기울어 개입할 시점을 놓쳤다.” “보상금 따위 명목으로 돈을 받은 주민들도 많지 않느냐.” “조합원을 동원해야 하는데 명분이 약하다.” “만약 한다면 구속도 각오하고 하는데 이 사안은 그렇게까지 하기는 어렵다.”

수녀들은 제게 말했습니다. “2007년 12월 또는 2008년 1월 찬성이 반대보다 적을 때에 비공식으로 민주노총 지도부 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데 마찬가지였어요.” 그러면서 “지금은 (STX 수정만 진입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이 많으니 움직이기 어렵다고 했는데 그것이 과연 민주노총이 할 얘기인가요?” 했습니다.

“민주노총이 여태 찬성이 많은 쪽으로만 움직여 왔다면 우리도 아예 기대를 안 했지요. 비록 소수라 해도 옳다 싶으면 반대를 무릅쓰고도 행동해 오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정부 기관과 마찬가지 논리로 얘기하더라고요. 자기들도 약자면서 약자 편을 들지 않겠다니…….”

다시 덧붙이기를, “조직원이 다칠 수도 있다니까, 우리 때문에 그러면 좋지 않겠다 싶어서 더 이상 요구하지는 않았어요.” 했습니다. 저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제가 민주노총 소속임이 부끄러웠습니다. 민주노총에 대한 기대가 크지는 않았지만, 그나마도 이번에 모조리 무너져 내렸습니다.

4. 정규직 이해와 어긋나면 꼼짝 않는 민주노총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수녀들 요구 가운데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구속까지 각오하고 해야 할 일은 없습니다. 명분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다만 정규직의 비위를 거스를 수는 있을 것입니다.

경남의 민주노총 산하에는 STX 계열 정규직 중심 노조가 몇몇 있습니다. 민주노총도 대중조직이니까, 이들의 이익도 반영은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습지 않습니까? 민주노총은 끊임없이 사회적 역할과 비정규직 조직 사업 강화를 주장해 왔습니다.

끝으로 세 가지만 더하겠습니다. 민주노총은(경남본부도) 바로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크게 봐서 명분이 있는 사업-이를테면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에는 적극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반면 손에 바로 잡히기는 하지만 정규직 조합원과 관련되는 이번 사안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말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운동은 열심히 하겠지만, 민주노총 또는 그 소속 조직(원)이 실제로 자기 이익을 나눠야 하는 운동은 하지 않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둘째입니다. 정규직 노조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바로 들은 이야기라서 덧붙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취업규칙은 취업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내어 놓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 모양이더군요.

이를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정규직들이 겁을 내더군요. 겁을 내는 까닭을 아십니까? 첫째는 이리 만난 사실을 원청회사 관리직이 알까봐이고, 둘째는 원청회사의 정규직 노조가 알까봐, 였습니다. 기가 막히지요.

셋째는 무엇일까요? 민주노총 경남본부 지도부 가운데 한 사람이 이렇게 수녀들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STX조선이 들어서 있는 진해 죽곡 주민들처럼 해라. 일단 받아들이고 다음에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하면 이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수녀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첫째 “진해 죽곡 주민들조차 제대로 옮겨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둘째 “주민들은 이주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왜 여태 살아 온 데를 떠나야 하느냐. 이주 보상금을 받는다 해도 다른 데서 제대로 살 수 있느냐?”

마산 수정만 매립지에 대한 STX의 진입 시도는, 환경 문제만도 아니고 민주주의 문제만도 아니고 인권 문제만도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현실 전체의 문제이고 동시에 향후 장래 전체에 대한 문제입니다.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따라서, 첫째 둘째 셋째 모두에 대해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아니 그 지도부는, 걸맞은 해명을 내놓고 지금이라도 활동을 벌여야 합니다. 그렇게 못하면,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그 지도부는, 사회적 역할 또는 비정규직 문제 따위에는 입 닫고 가만있어야 옳고, 정규직과 사용자의 이해만 챙긴다고 고백해야 맞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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