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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버이날, 아버지가 남긴 유훈을 다시 읽다 아버지의 유품을 챙기다 발견한 가훈(家訓) 오늘이 어버이날이군요. 그러나 저희 형제들에겐 고마움을 표시할 어머니·아버지가 계시지 않네요. 어머니는 5년 전 돌아가셨고, 아버지도 지난 3월 저희 곁을 떠났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가 살아계시던 작년 5월 8일 어버이날에도 찾아가서 뵙진 못하고 화분만 보내드렸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화분 잘 받았다고 다시 전화하시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합니다. 두 달 전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후, 형제들이 모두 일터로 떠난 후 혼자 고향집에 남아 아버지의 유품을 챙기던 중 아래와 같은 글을 발견했습니다. 아버지가 공책 내지를 뜯어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쓰신 '家訓(가훈)'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남기신 가훈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손자 손녀들도 읽기 쉽게 한글로 다시 옮.. 더보기
유아학과는 있는데 노인학과는 왜 없나 어머니와 치매 다룬 책에서 눈길 끈 대목 전희식이 쓴 책 를 읽었습니다. 치매를 앓는 22년생 개띠 어머니를 이태 남짓을 혼자 모시면서, 같은 개띠인 58년생 막내 아들이 쓴 책입니다. 어머니는 아래몸통까지 제대로 쓰시지 못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전희식은 어머니와 치매를 일거리로 여기지 않았고 대신 스승으로 삼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생각을 잘 하고 나아가 그 생각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를 공부했습니다. 를 읽으면서 제 눈길이 끌렸던 대목을 옮겨 적어 봤습니다. 다른 많은 여러분에게도 여기 이 글들이 눈길을 끌어주기 바라면서요. "지금의 우리는 타인과 구별되고 차이가 생길 때 자기가 누구라는 인식을 하게 되는데, 동학의 개인은 내가 남을 모실 때 비로소 내가 생겨나게 됩니다... 더보기
어머니의 치매를 스승으로 삼았다 치매에 걸린데다 아래 몸통마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팔순 어머니와 쉰 줄에 들어선 아들이 같이 살면 도대체 두 사람 사이에 무엇이 생기고 무엇이 남을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바를 훌쩍 뛰어넘는 실체를 담은 책이 나왔습니다. 1922년생 어머니 김정임을 1958년생 막내 아들 전희식이 시골집에서 모시고 살면서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생각을 했으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가 담았습니다. 태어난 해를 꼽아 보니 어머니와 아들이 모두 개띠네요. 전희식은 치매 걸린 어머니에게 매이지 않는 하나뿐인 길은 스스로가 스스로의 생각과 판단에 매이지 않는 데 있음을 알았습니다. 전희식에게 치매는 치매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의 치매가 문제라면 그보다 더한 문제(=미망)를 떨치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세상 곳곳에.. 더보기
'엄마 이데올로기'는 엄마만 짓누를까 특정 문학 단체나 특정 문인을 욕하려는 글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엄마 이데올로기’, 우리 엄마한테도 강하게 작용하는 ‘엄마 이데올로기’를 한 번 확인해 보려는 데 이 글의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 끌어와 쓰는 문학 작품들도, 무슨 비판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는 일절 없습니다. 사실은 너나없이 우리들이 모두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를 성찰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뿐입니다. 경남의 한 문학단체가 ‘시와 어머니’를 주제로 시화전을 열었습니다. 여기 출품된 시편을 한 번 보겠습니다. 여기 작품들을 읽으면서 공감이 됐다면, 어느 누구도 ‘엄마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어머님들은 왜 살코기는 자식들 먹이고 뼈다귀와 머리만 잡수셨을까? 당신은 먹고 싶어.. 더보기
어머니 덕분에 택배 기사 이름을 입력했다 자기 일 때문에 택배 서비스를 자주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 손전화에는 택배 기사 손전화 번호가 들어가 있습니다. 필요할 때 ‘ㅌ’하고 ‘ㅂ’을 찍으면 바로 연락이 되도록 말입니다. 택배 기사에게서 명함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를 자기 손전화에 집어넣고 주인 이름을 ‘택배기사’라 적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번호를 물끄러미 바라볼 일이 생겼답니다. 여태껏 이른바 그루핑(grouping)하지 않고 전화번호를 그냥 마구 집어넣었다가 이번에 틈이 나서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라 하더군요. 그이는 ‘택배기사’를 ‘거래처’ 그룹으로 분류해 넣었답니다. 그러는데, 그야말로 아무 까닭 없이, 어머니가 떠오르더랍니다.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말입니다. 어머니는 학교 문턱도.. 더보기
맘대로 편하게 어머니 말씀을 해석했다 이른 나이에 들은 어머니 ‘꼴딱’ 소리 “나는 우리 엄마가 진짜 식은밥을 좋아하는 줄 알았어.”라든지 “어릴 때는 엄마가 달걀 반찬을 싫어한다고 알았다니까?” 하는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동의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 자기 마음 편하려고 꾸며대는 말이야.’ 저는 여깁니다. 어머니 목구멍에서 나는 ‘꼴딱’ 소리를 아주 일찍 귀에 담았기 때문입니다. 국민학교 5학년 때로 기억하는데, 당시는 귀한 편이던 반찬인 김을 두고 일어난 일입니다. 어머니는 김에 손을 대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잘 구워진 김에다가 열심히 젓가락질을 해대고 있었습니다. 제 밥은 그래서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그랬는데, 어느 순간 ‘꼴딱’ 소리가 났습니다. 어머니랑 저밖에 없는 밥상머.. 더보기
꽃이 예쁘다는 어머니 말씀에 충격 받았다 3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투병 중이시던 요양병원 인근 길가에서 뽑아와 심은 쑥부쟁이가 올해도 아파트 베란다에서 꽃을 피웠습니다.(사실 개망초인지, 구절초인지, 쑥부쟁이인지 정확히는 모릅니다.) 겨울엔 아예 사라지고 없다가도 봄이 되면 슬그머니 싹을 틔우고 올라와 이렇게 쑥쑥 커서 꽃까지 피웁니다. 벌써 3년째 이러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어머니가 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감성도 없는 메마른 분으로 알고 컸습니다. 어려운 살림에 8남매를 낳아 기르느라 그런 감성을 가질 틈도 없었겠죠. 항상 강인한 모습만 보고 자라서 그랬을 겁니다. 그러다 일흔이 넘어 연로하신 후 기력이 많이 쇠잔해지셨던 언젠가 지리산의 한 펜션에서 가족 모임을 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어떤 꽃을 보신 어머니가 혼잣말처럼 "꽃이 참 예쁘네.. 더보기
아파트 베란다에 활짝 핀 패랭이 요즘 거리나 고속도 휴게소 등에 변종 원예용 패랭이꽃이 참 많더군요. 예쁘긴 하지만 토종이 아니어서인지 우리나라 꽃이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카네이션 아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패랭이꽃은 제가 어릴 때 고향 냇가와 개울 방천에 지천으로 피어있던 꽃이었습니다. 그래서 몇 살 때인지는 모르지만 제가 아주 어린 시절, 생후 처음으로 '참 예쁜 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줬던 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꽃을 보면 고향 방천과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2005년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오랜 병원생활 끝에 마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두셨는데, 그 병원 가는 길에도 갖가지 꽃과 풀이 많았습니다. 그 길을 오가던 중 이 패랭이꽃을 발견했습니다. 살짝 뽑아와서 저희 집 베란다 화분에 심었습니다. 과연 살아날까 걱..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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