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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46

경남과 부산의 걸을만한 장소 서른다섯 곳

고성 시인 동길산 산문집 “들길은 불뚝성질의 길이긴 해도 무른 길이다. 푹신한 길이다. 대들어 저항하는 길이 아니라 배꼽 잡게 웃기면서 저항하는 길이다. 멱살 잡고 저항하는 길이 아니라 맞다 맞다 동조하면서 저항하는 길이다.”(14쪽, ‘합천 밤마리 들길’) “오솔길은 오솔길을 둘러싼 숲은 까탈스럽지 않다. 따지지 않는다. 나는 나고 너는 너다. 자기를 자기 방식으로 내보이는 대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래도 받아들이고 저래도 받아들인다.”(92쪽, ‘해운대 청사포 오솔길’) “나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길이 누구에게는 의미가 심장한 길이고 나는 휑하니 지나가는 길을 누구는 눈물 글썽이며 간다. 길은 어느 길이든 다감하고 어느 길이든 누군가에게는 외가로 가는 길이다.”(121쪽, ‘최계락 외..

경남 창녕 지명으로 전북 전주를 지킨 통일신라

며칠 전 책장을 뒤적거리다 재미있는 얘기를 찾아냈습니다. 1340년 전인 서기 670년대에, 전라북도 전주를 삼키려는 당나라의 야욕을 통일신라가 경상남도 창녕의 땅 이름을 활용해 물리쳤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내용이 적혀 있는 책은 이름이 ‘淘婢堂 遺稿’(도비당 유고)입니다. 전북 지역에서 법관을 하시다 변호사로 일생을 마치신 황면주(黃冕周 1920~76)라는 어른께서 쓰신 글입니다. 도비당은 그 어른의 당호(堂號)이고요. ‘도비당 유고’는 1991년 발간됐는데, 어른의 아드님께서 아버지 생전에 남기신 글들을 모은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90년대 중반 전주 처이모 댁에 갔다가 얻었습니다. 제게는 그러니까 처가 쪽으로 친척 어른이 되십니다. ‘도비당 유고’ 20쪽에는 ‘全州의 古號考(전주의 고호고)’가 실..

블로거 지역공동체 구축을 위하여...

블로그의 시대라고 합니다. 1인 미디어의 시대가 열렸다고 합니다. 기존의 올드미디어가 놓치거나 의도적으로 외면한 이슈와 어젠다를 블로그가 살려낸 일들도 많습니다. 특히 2008 촛불집회에서 블로그들이 발휘한 매체파워는 기존의 신문·방송을 능가할 정도였습니다. 대표적인 메타블로그 사이트인 올블로그에 등록된 블로그만 17만 개가 넘었고, 다음 블로거기자도 8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블로그 세상에서 '지역공동체'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메타블로그에서 주목받는 블로그 포스트 또한 서울이나 전국의 관심사가 될 만한 내용에 한정돼 있습니다. 인터넷의 발전이 오히려 지역공동체를 말살하고 여론의 획일화와 중앙집중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게 아니냐는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을 사랑하고, ..

친일파 명단서 경남 연고자 찾아봤더니

해방 후 63년만에 발간되는 친일인명사전 수록대상자가 확정됐다. 모두 4800여 명 중 경남 출신이거나 경남에서 활동한 친일파도 4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경남이란 일제강점기 당시의 행정구역으로 부산·울산도 포함된 것이다.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발표한 명단에는 출신지가 따로 표기돼 있지 않다. 그래서 나와 현대사 연구자인 전갑생씨가 자체 조사·분석을 해봤다. 이 결과 경남과 연고가 뚜렷한 사람만 350여 명으로 밝혀졌다. 이들 외에도 출신지나 연고가 분명하지 않아 누락된 인사들이 있을 것이다. 확인되는 대로 추가할 예정이다. 성별 가나다순으로 정리했다. △강낙중(경남경찰부 고등경찰과 순사부장) △강난희(마산경찰서 고등경찰) △강남기(진해경찰서 고등경찰) △강보형(마산·진주경찰서 경시..

민주노동당은 정말 어쩔 수 없다

옛날에도 그랬지만, 요즘 들어서도 진보진영에게 주어지는 많은 충고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중의 눈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일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스스로 대중정당이라 밝혔고 또 대중의 지지가 있어야만 살아남는 제도권 정당입니다. 그러니까 진보신당 같은 다른 정당들은 물론, 민주노동당에게도 해당이 되는 말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게 민주노동당은 앞으로 과연 대중의 눈으로 보고 대중의 머리로 판단하고 대중이 하는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대상일 뿐입니다. 이미 옛적에 제기된 문제조차, 이번 대통령 선거 끝나고 이른바 '혁신'을 한다면서도 제대로 다루고 고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의 수첩 사건 이른바 사건이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중앙당으로 치면 ..

미디어스에도 수도권만 있고 지역은 없다?

수도권 매체들은 비수도권을 푸대접합니다 서울에서 나오는 신문과 방송들의 비수도권에 대한 푸대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신문과 방송의 구조가 그렇게 서울 중심으로 짜여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서울에 본사가 있는 신문들은 광역자치단체(서울은 빼고)마다 한 명만 주재 기자를 둡니다. 어쩌다 두 명을 두는 데도 있지만 그야말로 예외입니다. 지면도 그 많은 가운데 지역판은 경남·부산·울산을 통째로 묶어 한 면밖에 안 만듭니다. 방송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 방송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은 쥐꼬리만큼 나옵니다. 뉴스도 마찬가지 서울발(發)로 다 한 다음에, 지역은 5분이나 되려나 갖다 붙입니다. 예산도 인력도 당연히 그만큼밖에 주어지지 않습니다. 비수도권 사람들도 자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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