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는 이랬다. 남자는 벼슬이고 권력이었다. 1970년 우리 집은 어느 시골 읍내 장터에 있었다. 국민학교 1학년 때였다. 아침이면 장터에서 남자 어른들 호통 치는 소리가 종종 들려왔다. '어디 여자가 아침부터 남자 앞을 지나가느냐!'고 나무랐었다. 여자는 머리를 숙이고 어깨를 웅크린 채 종종걸음을 쳤다. 다방·술집·식당 같은 데서 일하는 여자들이었다. 어린 우리는 그게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 장터에는 거지들이 많이 있었다 그 가운데는 여자도 한 명 있었다. 여자 거지는 배가 불러 있을 때가 많았다. 터질 정도가 되면 사라졌다가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나타났다. 아이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1976년 이사 갈 때까지 이런 풍경은 내 눈 앞에서 되풀이되었다. 어린 우리는 여자 거지를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