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주 금요일(7일)이었습니다. 아버지와 부산대학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서대신로터리에서 내려가는 길 두레마을 입구 가격표입니다. 우리가 시킨 건 양념구이였습니다. 누나와 아버지의 뒷모습입니다.
이 집은 몇 년 전 한 번 가본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위암이라는 나쁜 병에 걸려 있을 때 함께 모시고 갔던 집이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그 때 어머니께서도 맛있게 드셨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때 별로 고기맛은 느끼지 못하고 소주만 냅다 들이켰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아버지와 큰자형, 큰누나,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자형이 4인분을 시켰습니다. 보통 네 사람이 4인분을 시키는 건 우리나라 고깃집에서 익숙하지 않은 풍경입니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오늘 밥값은 어차피 큰자형이 낼 거라서 별 말을 않았습니다.
숯불이 먼저 나오고, 곧이어 고기가 나왔는데, 생각보다 좀 많아보이더군요. 제가 굽겠다고 말해봐야 큰자형이 구울게 뻔해서 그냥 놔뒀습니다. 대신 사진을 찍었죠.
"생각보다 양이 상당히 많네요?"하고 자형한테 물었더니, 큰누나가 말씀하십니다.
이 집에는 주인이 알아서 고기를 내준 후에 더 달라고 시키면 "그만 먹어라. 고기 많이 먹은다고 몸에 좋은 거 하나도 없다"면서 안 준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시동생 식구하고 함께 와서 추가로 고기를 시켰는데도 그렇게 말해, 신신당부를 해서 겨우 1인분 더 먹고 간 적도 있다"고 하는 겁니다.
식당 주인 입장에선 많이 팔면 더 좋을텐데, 그렇게 한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또한 고도의 상술(?)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런 상술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건 주인의 내공이 상당하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고기를 먹은 후,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된장국(찌게보다는 국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참 구수했습니다.)이 나왔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니 그건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아마 맛에 취해서 사진찍을 생각을 떠올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부산 서대신동에 가실 기회가 있으신 분 한 번 가보세요. 실망은 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리 비싸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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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많이 보던 정겨운 골목길입니다.
아버님 모시고 같이 식사하셨다니 제가 더 반갑네요.
저도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님 모시고 산답니다.
효도하세요.
맛있겠네요. 고기도 맛있겠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시간도 참 좋아 보입니다. 부산 가면 꼭 가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