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별 의미없는 것

밖에 나갔다가 목련을 봤습니다

김훤주 2008. 3. 1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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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밖에 나갔다가 목련을 봤습니다. 우리은행 창원지점 뒷뜰입니다. 들고 있던 휴대전화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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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이렇게 '화들짝' 피어났다가 떨어질 때도 '후다닥' 신나게 지고 맙니다.

개나리 철쭉 진달래 목련 벚꽃 들은, 잎 먼저 꽃이 핀다는 특징을 공통으로 갖고 있습니다.

벌 나비가 돌아다니는 철이 아니니까, 바람을 매파 삼아 열매를 맺는다는 공통점도 함께 합니다.

5월에 피는 꽃들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짐작이겠지만, 밀양대(지금은 부산대랑 통합이 됐지만) 조경학과 최송현 교수는, 다른 꽃들과 경쟁하지 않으려고 일찍 피는 것 같다고 해석했습니다. 지금은 까먹었지만, 그럴듯한 근거도 여럿 댔습니다.

자연의 원리가 피비린내 나는 경쟁이 아니고, 오색 영롱한 무지개 같은 조화라는 얘기입니다.

주절거리다 보니 제가 옛날에 쓴 시가 생각이 났습니다.(저를 일러 시인이라 하기는 알맞지 않지만, 어쨌든, 봄을 위한 시 한 편 쓰지 않은 시인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기록을 보니 대학 3학년 때 솜씨군요. 1984년 4월 썼다고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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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쏟아지는 햇볕보다
즐거움 솟구치는
들놀이 숲길보다
잔설 뚫고 올라오는
파르란 보리싹


눈 아래서 솟아올라
얼음 적시는 물
땅으로 스며들어 오히려 녹이며
흐르고 흐르는 물


차디찬 바람에 잔물결 떨며떨며
강심을 뒤덮은 차거운 얼음에
온 몸을 베이는 물


거품을 뿜어내고
덧난 상처 씻어내며
차갑지만 흐르는 물


김훤주(전국언론노동조합 경남도민일보지부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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