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취재차 시골마을 어르신들을 만나러 다니는 일이 많은데요, 요즘 날이 추워지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생겼습니다.

번듯한 윗채를 그대로 비워둔 채 낡고 다 쓰러져 가는 아랫채 쪽방에서 기거하시는 어르신들이 많더라는 겁니다.

처음엔 이상한 생각도 했습니다. 할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아 아랫방으로 쫓겨났나? 아니면, 그냥 사랑방에 있는 게 익숙해서…?

그런데, 어느날 하루 해가 지고 난 뒤 어두운 시간에 한 어르신을 찾아뵈었는데, 거기도 아랫채에 기거하고 계시더군요. 윗채는 아예 불도 꺼져 있었고, 할머니도 아랫방에 함께 계셨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계신 상황이라면 제가 짐작했던 이유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함양군 백전면의 한 할아버지네 아랫방.


함양군 수동면의 한 할아버지네 아랫방.


그제서야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왜 윗채를 놔두고 여기 아랫방에 계세요?"
"아, 그거야, 기름값이 무서워서 보일러를 땔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그냥 겨울에는 아랫방에 군불 때고 여기서 사는 거지 뭐."

아하! 그제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가끔 윗채의 방을 쓰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그런 분의 경우 어김없이 윗채에도 아직 장작을 때는 아궁이가 남아 있는 가옥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집이었습니다.

위의 경우처럼 아궁이가 남아 있는 집에서는 이렇게 장작이라도 때고 삽니다. 하지만, 읍내 도시지역에서 단칸 셋방살이를 하는 노인들은 아궁이조차 없어 장작이나마 땔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찾아뵈었던 한 할머니는 주무시기 전 전기장판을 꽂아 이불 속이 따뜻해지면 다시 스위치를 끈 후 주무시기도 하더군요.

함양읍의 한 변두리에 세들어 사는 할머니의 단칸방 입구.

할머니는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전기장판을 쓰고 계셨습니다.


도시에 계신 자녀분 여러분.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보일러 놔드리는 것만으로 효도는 아닙니다. 이왕 해드리려면 기름값까지 두둑히 보내주세요. 아니, 그러지 말고 이런 겨울에는 부모님을 찾아뵙고 직접 보일러에 기름을 넣어드리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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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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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 실비단안개 2008.12.14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엄마 말씀이, 너느 아부지가 보일러를 안올려준다 -
    며칠전에 주방과 마루에 스티로폴장판인가를 깔았더군요.
    새마을 운동 덕분에 아궁이를 없앴거든요.

  2. Favicon of http://blog.hankyung.com/kim215 광파리 2008.12.14 1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이네요.
    저도 시골 어머니 기름값 잊고 있었는데
    내일 당장 보내드려야겠네요.

  3. Favicon of http://www.yupgiplus.com 엽기조아 2008.12.14 2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휴.. 어쩌나. 정말 어려우신 분들이 너무 많네요.

  4. 한양하 2008.12.14 2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상면에 사시는 할아버지 댁에 갔는데 보일러가 고장나 장판만 켜고 계시는데 외풍이 너무 심해 방안에서 말하는데 입김이 나오더라구요. 그래도 그 할아버지 손녀가 커피까지 끓여 주었답니다. 시골에는 장작을 많이 해 놓은 집이 부잣집처럼 보였어요.

  5. Favicon of http://sw30th15.egloos.com 고래돌이 2008.12.14 21: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어릴 때 시골 갈 때 외엔 아궁이는 거의 구경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6. abs 2008.12.15 0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ㅠㅠ...나이 드셔서 따뜻하게 계시지는 못하고...되려 더욱 추운 겨울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