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등 전국의 언론시민단체들이 '자치단체와 언론사의 불륜관계'를 질타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바로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대상'과 관련한 이야기인데요. 사실 그동안 서울 일간지들이 이상한 단체나 기획사를 끼고 상 장사를 해왔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언론사와 기획사는 상을 주고 돈(광고료 또는 신청비)을 받아 수익을 올려서 좋고, 상을 받은 자치단체장들은 그걸로 지역민들에게 뻐길 수 있고 선거에도 써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자치단체가 주는 돈은 단체장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것도 아니고, 모두 국민의 세금이니까 돈 아깝다는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경남도민일보]는 2006~2007년 경남도내 20개 자치단체의 상받은 실적에 대한 행정정보 공개청구를 통해 이같은 '상 매매'의 실태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우리는 [미디어스]와 함께 어청수 경찰청장과 18개 자치단체장, 7개 (공)기업 사장들이 받은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대상'이라는 상이 '돈 주고 상 받기'의 전형이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전국 민언련의 성명서는 이 관행을 '불륜관계'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불륜이란 당사자끼리는 좋지만, 그들 외 사람들에겐 고통을 주는 일입니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상이지만, 거기에 속아 넘어가는 건 물론 세금까지 털리는 국민은 손해보는 것이 '상 매매' 관행입니다.
민언련 성명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간접적으로 상 장사를 하고 있는, 또 앞으로도 할 예정인 전국단위 언론사'들의 침묵도 비판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침묵하면 돌들이 일어나 외칠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누리꾼들이라도 일어서서 이 관행을 근절토록 해야 할 때입니다. 이것이 제가 이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지는 이유입니다.
아래는 전국 언론시민단체의 공동 성명서 전문입니다. 한 번 읽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성/명/서 : 자치단체와 언론사와의 불륜관계를 청산하라!
대한민국이 어느 때부터 인가 ‘상’장 공화국으로 변해가고 있다. 한 언론사와, 한국전문인기자협회라는 생소한 이름의 언론단체가 주최한 ’2008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상’은 전국 18명의 기초지자체장들에게 부문별 대상이 수여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촛불집회를 강경 진압한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행정부문 대상을 수여했다는 사실은 얼마나 상의 값어치가 없는지 우회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추잡한 ‘상’ 장사 이면에는 바로 언론사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돈을 매개로 한 언론사 · 언론단체들의 ‘상 퍼주기’ 실태를 폭로했음에도 전국단위 언론들은 의도적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당수 언론사와 언론단체들이 직간접적으로 ‘상’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혈세로 ‘상’을 사고 파는, 시장 난전에서 자치단체장들은 종이조각 보다 못한 ‘상’을 돈으로 사면서 치적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가져간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단체장들의 치적 쌓기에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붙고, 해당공무원들은 날밤을 새면서 공적서류 작성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종이조각에 불과한 각종 “경영대상”은 돈만 주면 누구나 받을 수 있기에, 상에 대한 값어치나 객관성을 찾아보기 힘든 전형적인 언론사 · 언론단체들과 자치단체장과의 밀거래에 불과한 것이다. 국민을 기망하고 여론을 호도하면서까지 사이비 ‘상’에 목을 메는 불순한 단체장과 ‘상’장사로 연말 대목장에 한몫을 잡으려는 언론사 · 언론단체들은 대오각성 해야 한다.
공익성을 담보로 하는 언론사의 이름을 팔면서 관행적으로 해오고 있는 ‘상’ 장사는 바로 언론사 · 언론단체들과 자치단체장들 간의 불륜관계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경남에서 이미 행정정보공개신청을 통해서 확인한 자료에는 자치단체가 접수비 명목으로 건당 최소 330만원에서 최고 2200만원에 이르는 돈을 주관사에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것이 ‘상’ 장사가 아니고 뭔가? 이 더러운 동업자의 침묵 카르텔이 결국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데 동종업계가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라면 중앙언론에서 독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고 혈세낭비를 막아내는데 앞장 서야 할 언론사들이 오히려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언론사가 주관 · 주최한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이름을 빌려주는 공공기관도 혈세낭비에 일조하고 있음을 반성해야 한다.
그 어떤 이유라도 심사비, 홍보비, 광고비, 후원금, 협찬금 명목 등, ‘상’을 매개로 금전이 오고가는 것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전형적인 혈세낭비이자 인력낭비인 돈을 주고 상을 사고파는 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2008년 12월 9일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강원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첫 보도 : '존경받는 CEO 대상'은 돈주고 받는 상이었다
※관련기사 : 26명 모두가 대상(大賞), 참 희한한 CEO상
※관련기사 : '돈주고 상받기' 이것만 문제일까?
※관련기사 : 또 꼬리잡힌 '상 매매' 이번엔 꼭 뿌리뽑아야
※관련기사 : '상매매' 관행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관련기사 : 'CEO대상' 주관·후원단체, 언론인들도 모른다
※관련기사 : "돈 주고 신청만 하면 다 주는 상도 많다"
※관련기사 : 경찰청장이 사기에 들러리 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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