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블로그 컨설팅

블로그를 하는 또하나의 즐거움

기록하는 사람 2008. 9. 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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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깅의 즐거움 중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직접 만나지 않고도 수 백, 수천 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과 정을 나눌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

참 희한합니다. 블로거끼리는 처음 만나도 마치 오랜 지기를 만난 기분이 듭니다. 아마도 그간 블로그에서 읽었던 그의 글 덕분에 그런 듯 합니다. 그가 따뜻한 사람인지, 냉철한 사람인지, 그의 관심사는 뭔지, 어떤 현안에 대한 입장은 뭔지, 나와는 어떤 부분이 같고, 어떤 부분이 다른지 등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직접 만난 적은 없어도 많은 이야기를 나눠본 사람과 같은 느낌이 드는 거겠죠.

어제(1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만난 peter153님도 그랬습니다.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어주고 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어색함이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peter153님은 술을 못하시더군요.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peter153님이 찍어올린 만년필 사진 무단캡처.


행사를 마친 후 저와 일행을 고속터미널까지 태워주겠다고 하는데도 사양해야 한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알던 사이가 아니라면, 초면에 그런 과도한 호의는 당연히 사양했어야 하겠지요. 그냥 헤어지긴 아쉬워서 제가 쓰던 만년필을 꺼내 드렸습니다. 비싼 것도 아닙니다. 아마 시중에서 1만8000~2만 원 정도 하는 파카 모델 중 가장 싼 겁니다. 새것도 아닌 중고를 드렸지만 별로 실례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오늘 블로그를 봤더니 세미예님도 그 자리에 계셨더군요. 섭섭합니다. 게다가 제가 발표하는 것도 지켜봤으면서 아는척도 해주지 않으셨다니요.(세미예님의 글 : 첫발 뗀 지역메타블로그, 그 가능성과 과제는?)

세미예님이 찍어 포스팅한 사진 무단캡처.


지난 6월 광화문 촛불집회 취재를 위해 서울에서 만난 몽구님과 커서님, 박형준님, 달리님도 그랬습니다. 몽구님을 처음 만난 건 상암동에서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시민기자포럼 현장이었는데요. 제 명찰을 보고 몽구님이 먼저 인사를 건네더군요. 저도 몽구님의 명찰을 본 후 "아!" 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 만남을 계기로 서울시청 광장에서 커서, 박형준, 달리님도 만나 오랜 지인처럼 함께 국밥을 먹고 취재를 다녔습니다. 헤어졌다가도 경찰이 진압을 시작하면 전화로 서로 안부를 묻기도 하곤 했습니다.

이후 저희가 주최한 경남블로거컨퍼런스에서 만난 실비단안개님, 청사님, 양깡님 등 수많은 블로거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덕분에 이젠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통하는 블로거 한 분씩 쯤은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를 아시는 블로거님들도 경남 마산에 오실 땐 꼭 연락주세요. 한국형 술안주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마산 통술 한 잔 거나하게 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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