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현직 경찰서장, 불교계에 훈계성 기고

기록하는 사람 2008. 9. 1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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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경남 의령군에 사신다는 한 독자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저희 신문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경남매일>이라는 신문에 실린 경찰서장의 기고문에 대한 문제 제기성 전화였습니다.

현직 경찰서장이 경찰의 일방적 입장에서 불교계를 비방하고 어청수 청장을 감싸는 글을 쓰는 것도 그렇고, 그런 일방적인 글을 그대로 실어주는 신문도 문제가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더러 "김 기자가 그 글에 대한 반박을 써보면 어떻겠느냐"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우리 신문에 대한 내용이 아니어서 "한 번 읽어보고 방법을 고민해보겠다"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PDF를 통해 그 기고문을 찾아봤습니다. 과연 강선주 창원중부경찰서장이 불교계의 종교편향 주장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라고 규정하는 글을 썼더군요.

그는 이 글에서 "지난 촛불시위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경찰의 진압과 총무원장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은 법치의 잣대에 비추어 정당하고 합법적인 공무집행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불교계의 초법적인 처사야말로 법과 현실을 왜곡하고 정당한 법집행을 불법으로 치부하는 환영에 빠져 있다"고 나무랐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중곡의 세상에 목탁을 쳐, 올바로 깨우치고 굴절없이 바로보게 하고 행동하게 하는 것이 곧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불심"이라며 불교용어를 동원해 스님들을 훈계하고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불교계의 주장과 요구가 오히려 "석가가 보리수 아래 6년 수행을 하고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에도 맞지 않는다는 훈계였습니다.


글을 읽은 후, 우리 신문의 오피니언 면 담당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우리에겐 이런 기고문이 안 들어왔느냐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우리 신문사 홈페이지 독자투고란에도 똑같은 글이 올라와 있다더군요. 신문에선 잘린 부분도 있었습니다. (독자 투고 전문 : http://www.idomin.com/bbs/list.html?table=bbs_4&idxno=108242&page=1&total=12582&sc_area=&sc_word=)

그러나 담당자는 다른 독자글이 밀려 있는데다 경찰의 일방적인 주장인 것 같아서 게재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불교계에서 강선주 경찰서장의 훈계를 보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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