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을 아시나요? 그가 만주에 설립한 무장독립군 양성기관 신흥무관학교는요? 아시는 분이 많겠지요. 아마 이름 정도는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딱 그 정도였습니다.
사실 저는 제가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대해, 그리고 독립운동가와 친일반민족행위자들에 대해 남들보다 잘 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저희가 펴낸 <일제강점기 그들의 다른 선택>(선안나 지음)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습니다.

물론 저는 2016년 이 책을 출간할 때 책임편집자여서 원고 단계에서 내용을 읽었는데요. 최근 일본의 경제 도발을 계기로 ‘노(NO) 일본, 노 아베’ 운동이 확산하면서 부쩍 이 책 판매지수가 높아지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급히 5쇄를 출간하면서 책을 다시 한번 읽었습니다.


저는 이회영 선생 집안이 이조판서와 대제학, 우의정을 지낸 백사 이항복의 후손이자 대를 이어 열 명의 재상을 배출한 삼한갑족(三韓甲族 : 신라, 고려, 조선 3조에 걸쳐 대대로 문벌이 놓은 집안)으로 어마어마한 부자였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즉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지가 되더라도 얼마든지 호의호식하며 살 수 있는 집안이었다는 거죠.

그런 분이 1910년 경술국치(한일합병)로 나라를 빼앗기자 여섯 형제의 결의를 모아 모든 재산을 처분한 후, 그해 12월 눈보라 속에서 40여 명의 가솔을 이끌고 중국 만주로 망명했고, 거기서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평생 항일투쟁을 벌였던 겁니다.

그때 국내에서 처분해간 전 재산이 요즘 시세로 600억 원에 이르는 거금이었고, 그걸 모두 독립운동에 털어 넣은 후 1932년 11월 뤼순감옥에서 옥사했으며, 함께 만주로 떠났던 다른 다섯 형제도 이시영만 살아 돌아왔을 뿐 모두 어렵게 살다가 해방이 되기 전에 숨졌습니다.

이렇듯 이회영 선생 집안은 서양으로 보면 귀족에 해당합니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말도 있죠. 그런데 이회영 선생 일가는 그야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한국형 귀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회영 선생과 뚜렷이 대비되는 비열하고 더러운 귀족도 있습니다. 바로 이완용과 함께 일제에 빌붙어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었던 이근택 군부대신인데요. 그는 러시아가 강하게 보일 때는 친러파였다가 일본이 강해지자 재빨리 친일파로 변신하여 부와 권세를 거머쥔 작자입니다. 그는 일본군 사령관 하세가와 요시지미와 의형제를 맺고 이토 히로부미의 아들로 행세했으며, 그의 동생 이근상과 형 이근호도 뒤지지 않는 친일 행위로 남작 작위와 은사금을 받아 호의호식을 누렸습니다. 삼형제가 나이 들어 사망한 뒤에는 아들이 각각 자작과 남작 작위를 물려받아 이근택의 집안에는 일본 귀족이 6명이나 나왔다는군요.

이렇듯 이 책의 매력은 독립운동가의 위대한 행적만 나열한다든지 친일파의 악행만 고발하는 게 아니라, 비슷한 환경과 위치에 놓인 동시대 인물의 대비되는 삶을 보여줌으로써 ‘그때 만일 나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안희제와 깁갑순, 남자현과 배정자, 이육사와 현영섭, 안재홍과 방응모, 김마리아와 김활란, 장준하와 백선엽 등의 ‘다른 선택’이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를 지우려는 일본의 도발, 이에 대응하는 국민의 불매운동과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협정(GSOMIA) 종료 등으로 혼란스럽습니다. 혼란의 시기,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8월 중순부터 더위가 한풀 꺾이더니 이젠 가을 기운이 완연합니다. 이번 가을에는 내 삶의 방향타가 되어줄 책 한 권쯤 꼭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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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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