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뭥미?”
차집? 지관? 압입? 오접?
창원시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 줄은 알겠는데 그 공사가 무엇인지는 도통 전혀 일절 알 수가 없습니다.
사전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낱말입니다. 민중서림에서 나온 ‘민중 에센스 국어사전’을 찾아봤더니 그랬습니다.
차집 : 예전에, 부유한 집에서 음식 장만 따위 잡일을 맡아보던 여자(보통의 계집 하인보다는 높음).
지관(地官) : 풍수설에 따라 집터.묏자리 등을 잘 잡는 사람.
지관(地管) : 땅 속에 파묻어 땅 밑으로 통하게 설치한 관.
그리고, 압입이나 오접은 아예 없습니다. 눌러 넣거나(압입), 잘못 이어졌다(오접)는 뜻 같기는 한데 말입니다.
요즘도 그렇겠지만 행정 관청에서는 도복(倒覆)이라는 말도 썼습니다.(제가 갖고 있는 사전에는 안 나옵니다.) “태풍에 벼가 도복 피해를 입었다, 도복 면적이 10ha에 이른다.”
저는 이 도복이 처음에는 도복(道服)인 줄 알았습니다. ‘태풍 지나간 논에 웬 도복?’ 이랬지요. 그냥 쓰러지는, 또는 자빠지는, 이라 해도 충분할 텐데 말입니다.
제발, 소통에 신경 좀 쓰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글을 좀 쓰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해 놓고서야, ‘너희들은 좀 몰라 주면 좋겠어.’, ‘모르는 채로 있어 주면 우리가 편하겠어.’, 라고 대 놓고 말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심하지 않습니까?
창원시 상하수도사업소에다 물어봤습니다. 차집은 한 군데로 모은다는 뜻이랍니다. 그리고 파이프를 묻으려면 땅을 파야 하는데 그리 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기계로 땅 속에 밀어넣는답니다. 이 밀어넣는 일이 압입이랍니다.
오접은, 우수관과 오수관이 있는데 우수관과 오수관이 서로 잘못 붙어 있는 것을 이른답니다. 여기서 우수는 빗물이고 오수는 가정 따위에서 나오는 허드렛물을 말한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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