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취재차 진주에 다녀왔습니다. 1박2일 일정이었는데요. 경남 진주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들이 있습니다. 저 뒤쪽으로 진주성 정문이 보입니다. 장어 쓸개주라네요. 친구와 맥주를 마시던 남강변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육회를 얹어주는 진주비빔밥이나 육전이 올려진 진주냉면도 꼭 먹어봐야 하고, 중앙시장 안에 있는 제일식당의 해장국도 먹을만 하죠.
그러나 술 한 잔이 생각난다면 마산통술집에 비견되는 진주실비집이나, 진주성 앞 남강변의 진주장어구이가 제격입니다. 요즘 같은 삼복더위엔 장어가 보양식으로도 좋죠.
특히 남강이 바로 내려다보니는 식당의 2층 창가에서 옛 친구와 장어구이 한 점에 소주 한 잔 걸치면 흥취가 절로 살아납니다.
남강을 내려다보는 전망이 좋기로는 2층 유정장어죠. 그곳에 자리를 잡고 친구를 기다렸습니다. 바다장어(1인분 14000원) 2인분을 시켰는데, 친구가 도착할 시간에 딱 맞춰 나오더군요.
장어 쓸개주 한 잔도 서비스로 나옵니다. 술맛은 뭐가 뭔지 잘 모르겠더군요.
진주장어는 다른 지역과 달리 손님이 직접 석쇠에 올려 구워먹는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양념 장어구이는 아마추어가 구워먹기엔 난이도가 좀 높기 때문에 진주처럼 전문가가 구워주는 게 훨씬 낫습니다. 특히 양념이 깊이 배어들어야 하기 때문에 즉석에서 양념을 발라 손님이 구우면 아무래도 제맛이 나지 않습니다.
진주 장어는 일단 초벌구이를 해놨다가 주문을 받은 후 다시 구워 내놓는데, 먹는 동안 식지 않도록 접시 아래에 불을 켜놓습니다. 이렇게 먹는 진주장어는 비린내가 나지 않고, 양념맛이 깊은데다 뒷맛이 담백한 게 특징입니다.
진주장어가 유명하자 마산의 가포동 등지에도 이렇게 진주식으로 구워 파는 식당이 있지만, 아무래도 원조 진주장어의 맛에는 따라가지 못합니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문을 닫는다더군요. 장어는 다 먹었지만, 오랫만에 만난 옛 친구와 헤어지기 아쉬워 인근 슈퍼에서 캔맥주 서너 병을 사서 남강다리 아래 바위에 걸터앉았습니다. 20여년 전 진주에서 함께 활동할 때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맥주를 마시다보니 새벽 2시가 훌쩍 넘었더군요. 서둘러 저는 여관으로, 친구는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각각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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