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

생선회 나오는 장례식장 보셨나요?

기록하는 사람 2008. 8. 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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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혼상제 풍습은 지역마다 다르고, 심지어 같은 지역 안에서도 동네마다, 또는 집집마다 다릅니다. 관혼상제에서 상에 올리는 음식이나 접대하는 음식 또한 각각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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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장례식장에서 빠지지 않는 돼지수육.


제 고향 남해는 섬이라는 지역특성 때문인지 제사상이나 차례상에 생선을 특히 많이 올립니다. 수어인 돔을 비롯해 최소 다섯 가지 이상의 구운 생선을 올리죠. 그 중에서도 특히 다른 지역에선 맛볼 수 없는 서대와 낭태라는 생선이 특별하게 맛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서대를 더 좋아합니다. 반쯤 말려서 약한 잿불에 오랬동안 구운 서대 맛은 다른 곳에서 전혀 맛볼 수 없는 남해만의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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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태(왼쪽)와 서대(오른쪽 납작한 것)입니다. 몇 개를 먹어버리고 난 뒤 남은 것만 찍었습니다.


장례식장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서대와 낭태는 무조건 나옵니다. 물론 다른 지역의 장례식장처럼 돼지수육도 나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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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를 좀 더 가까이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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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전도 역시 서대로 부쳤습니다.


그런데, 어제 문상을 갔던 친구 부친의 장례식장에는 조문객을 위해 좀 더 특별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바로 생선회입니다. 싱싱한 붕장어(아나고)회였습니다. 아니,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운 걸 보니 갯장어(하모) 같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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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장례식장의 상차림과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하얀 생선회가 보입니다.


생선회 중에서도 붕장어나 갯장어는 무조건 초장에 찍어먹어야 합니다. 거기에 양파 다진 걸 함께 버무려 먹으면 맛이 더 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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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아나고라고 불리는 붕장어회입니다. 갯장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회를 먹고 나니 이번엔 팥죽도 나왔습니다. 보통 쇠고기국밥이나 시래기국이 장례식장의 단골메뉴지만, 남해에선 그것도 주고, 밤 10시쯤 넘으면 야식으로 이런 팥죽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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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문상이 첫째 목적이긴 하지만, 다양하고 푸짐한 장례음식만 봐도 제 고향 남해의 인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고향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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