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생각-김주완

한국과 일본의 목격자 찾는 펼침막

기록하는 사람 2008. 7. 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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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회사 앞 횡단보도에 '교통사고 목격자를 찾습니다'는 펼침막이 붙었습니다. 무심코 내용을 읽다가 황당한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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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불에 횡단을 하였다고 세피아 차량 쪽에서 억지주장을 합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펼침막에 분명히 '마산동부경찰서'라고 적혀 있고, 오른쪽에 경찰 휘장도 분명히 인쇄돼 있는 걸로 봐서 경찰서에서 붙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붙였다면 아직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억지주장을 한다'고 단정할 순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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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세로로 걸려 있는 것은 경찰이 붙인 것 맞다.

그래서 마산동부경찰서에 전화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경찰에서 붙인 게 아니라 피해자가 붙인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서 이름을 명기하고 경찰 마크를 인쇄하면 안되는데..."라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더니 "피해자가 이왕 그렇게 붙여놨는데, 떼라고 할 순 없지 않느냐. 앞으론 그러지 말라고 해야죠."라더군요.

피해자 쪽에서 오죽 답답했으면 저런 펼침막을 붙였겠느냐는 생각도 들지만, 경찰의 태도도 아쉬웠습니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진실규명의 책임은 경찰에게 있습니다. 피해자가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그렇다면 양쪽 주장이 엇갈릴 땐 경찰이 능동적으로 나서서 이런 펼침막이나 알림판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일본 동경 시부야 거리에서 발견했던 경시청의 목격자를 찾는 안내간판과 비교되더군요.(
http://2kim.idomin.com/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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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목격자를 찾는 시부야 거리의 입간판. 경시청에서 세운 것이었다. /김주완


앞 포스트에 달렸던 어떤 분의 댓글을 소개합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국가가 해주지 않아 결국은 국민 개개인이 발벗고 나서야 하는 우리의 모습과 대조됩니다."

어쨌든 목격자가 빨리 나타나서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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