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16일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제목은 ‘실명 기록 : 검사와 스폰서, 그리고 경찰청장’입니다. 2015년 12월 11일 다음카카오로부터 ‘해당 게시물 임시조치’를 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2016년 1월 11일 ‘블라인드 처리’가 됐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일인지 몰랐습니다. 내가 뭘 잘못 썼나? 사실 관계에서 틀리게 쓴 대목이 있나? 그래서 나중에라도 무슨 나쁜 일을 겪지나 않을까? 이런 생각이 줄이어 들었습니다. 


그러고는 바쁘기도 하고 해서 깜박 잊고 지났습니다. 요즘 들어 조금 시간이 나기도 하고 해서 ‘박기준’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한 번 해 봤습니다. 제가 쓴 이 글에 대해 권리침해신고를 한 주체가 ‘박기준의 대리 단체’로 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검색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우습기도 했습니다. 20대 총선에 새누리당 예비 후보로 울산 남갑 선거구에 등록한 사람이 바로 박기준이었습니다. 박기준, 현직 변호사로 돼 있는데요, 이래저래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바로 우리 사회에 ‘섹검’이라는 용어를 유행시킨 당사자라 할 만한 인물이더군요. 


총선 출마를 위한 준비 작업으로 관련 내용이 올라 있는 블로그들을 봉쇄하려 했던 모양입니다. 이에 다시 올립니다. 이렇게 하는 제가 잘못이라거나 불법이라면 그에 따른 처분을 달게 받겠습니다. 


참고삼아 한 말씀 덧붙입니다. 여기 이 글은 제가 일부러 지어낸 것이 아닙니다. 2011년에 나온 책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을 보고 거기 나오는 것들을 옮겨 적었을 따름입니다. 


아울러 관련 기사도 두엇 덧붙입니다. <시사인>, <한겨레>, <민중의 소리>, <고발뉴스>, <미디어스>의 것입니다. 


어디 한 번 써 봐 삭제하면 그만이야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5188 

각종 ‘파문 중심’ 인물들, 대거 출사표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726915.html 

총선 출사표 던진 ‘섹스 스폰서’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의 ‘철판’ 행보

http://www.vop.co.kr/A00000982237.html 

최승호PD “스폰서 검사 정치 안돼…한승철 영입취소, 與 박기준도 박탈하라”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7100 

김석기 김용판 서갑원 박기준… ‘그때 그 사람들’ 총선 나온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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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찰 중수부 폐지 무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합의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가 없었던 일로 됐습니다. 13일의 일입니다. 청와대 부정과 검찰 반발에 부딪히자 한나라당이 곧바로 돌아섰고 민주당도 슬그머니 놓아줬습니다. 



검사 윤리강령 제1조는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돼 있답니다. 중수부 폐지에 대한 검찰의 반발이 이 윤리강령을 실현을 위한 것일까요? 아니면 '섹검' '술검' '떡검(뇌검)' 등으로 표상되는 '누리기'를 위한 것일까요? 


이번에 마침 제가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을 읽었습니다. 접대받은 검사들 실명을 그대로 적어서 눈길을 끌었던 책인데요, 지난 4월에 초판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검사 스폰서 정용재가 증언을 하고, 정희상 <시사인> 기자와 구영식 <오마이뉴스>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검찰 중수부 폐지 무산을 기념해 책 내용을 한 번 간추려 봤습니다. 


2. 룸살롱 여사장이 검사들 장모 


룸살롱 사장 : 아가씨들 이제 자기들 파트너 정해준다고 전부 내가 (검사들) 장모로 통했어요. 내가 책 쓴다고 하면 부들부들 떨 사람 엄청나게 많아요.(250·275쪽) 


당대를 풍미했던, 앞으로도 길이 남을.


"4월 6일 출간을 앞두고 안동교도소에 수감된 '스폰서 정씨'를 면회했다. 수감 상태에서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검찰의 주시 대상이었다. 안동교도소로 이감되기 직전 부산구치소에 있을 때, 그의 구속을 지휘한 부산지검 검사가 이 책 초고를 손에 넣으려고 구치소 내 그의 방에 들이닥쳤지만 간발의 차이로 원고를 우편으로 내보낸 뒤여서 허사로 끝났다고 한다."(12쪽) 


"책에서는 '정용재 문건'에 나온 대로 모든 연루자의 이름을 실명으로 밝히고 있는 바, 그 연루자 가운데 혹 '억울하다'는 분이 있어 '공개적'으로 그 '억울함'을 명백하게 입증한다면 입증 이후 발간되는 책에서는 그 사정을 밝혀 배려할 용의가 있다. 또 혹 '물증' 운운하며 저자와 출판사를 겁박하려는 분이 있다면 먼저 자기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에 그 증거를 물을 것을 권한다."(13쪽) 


3. 술접대 돈접대 성접대와 안하무인 행위들 


어떤 실명이 나오는지, 한 번 알아봤습니다. 먼저 검사들입니다. 


뉴시스 사진.


문규상 : 술접대는 받았으나 성접대는 받지 않았답니다. 정용재가 접대한 검사 가운데 유일하게 정용재한테 술 밥을 샀답니다. 정용재가 사정이 어려울 때 위로해 준 유일한 검사라 합니다. 


박기준 : 술접대 돈접대 성접대 가리지 않고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진주지청 평검사 시절 부산 원정 접대(술 그리고 성)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2010년 폭로 당시 부산지방검찰청 검사장이었습니다. 


유일석 : 정용재와 접대로 얽힌 사이가 아니고 '민사로 해결할 문제를 놓고 정용재를 사기죄로 형사 처벌하려 하고 양자간 합의조차도 방해하는 등 인권유린적 수사'를 했답니다. 정용재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해 유일석은 경고를 받았습니다. 


김경수 : 정용재는 김경수가 사법연수원생일 때 진주지청 김학곤 검사실에 배치돼 와서 시보를 할 때 서너 차례 향응과 촌지를 제공한 기억이 있답니다. 성접대도 했답니다. 폭로를 앞둔 2010년 2월 당시 부산지검 차장이던 김경수는 정용재를 불러 40분 넘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설득을 했습니다. 


한승철 : 창원지검 차장검사이던 시절 후배인 강길주·김철 부장 검사와 함께 술접대를 받고 돈접대는 따로 받았다고 합니다. 


강길주·김철 : 한승철 창원지검 차장검사와 함께 술접대를 받고 선배인 한승철을 두고 아가씨들과 함께 성접대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김철은 당시 검찰 진상규명위원회 조사에서 성접대를 받은 검사로 유일하게 확인됐습니다. 


이어진 특검에서는 김철도 성접대 무협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특검 발표는 이렇습니다. "장부에 성매매를 한 것처럼 표시돼 있다고 하더라도 속칭 '공차', 화대는 받고 남성 측의 사정 때문에 성행위를 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고 합니다. 공차라는 것도 있어서 반드시 성행위에 이르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습니다." 


강수산나 : 서울중앙지검에서 특별검사팀으로 파견된 검사. 정용재에게  성희롱에 가까운 모욕을 했습니다. "강수산나 검사는 내게 '성관계를 어떻게 하냐?' '한 달에 몇 번 하냐?' 하는 식으로 물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는데 관련 진단서까지 있다. 내가 어이없어 하며 강 검사에게 '왜 묻느냐?'고 반문했더니 그녀는 '김철 부장검사를 성 접대했다고 제보했지만 김 부장검사는 성 매수를 당신이 해놓고 자기에게 덮어씌운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그래서 나는 '검사님, 내가 성기능이 좋으면 그날 내가 한 것이고 성기능이 안 좋으면 내가 안 한 것입니까? 이런 질문이 어디 있나요?'라고 따져 물었다. 강수산나 검사로부터 그런 질문을 받는 순간 검찰 계장 두 명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강한 모욕감을 느꼈다." 


정택화 : 정용재가 성접대한 일도 없고 단순히 한 차례 식사 대접만 한 검사인데도 특검이 스폰서 검사의 핵심 인물인 양 기소했으나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김승대·황희철·백승일 : 처음에는 돈을 받지 않으려고 했던 검사들. 하지만 나중에는 다 받았답니다. 


최근서 : 정용재랑 상견례한 날 2차 성접대를 받은 검사. 장소는 진주 동성동 해중호텔이었답니다. 진주에서 부산으로 원정 접대(술 그리고 성)도 많이 갔답니다. 


노승수 : 평소 점잖았는데 술만 마시면 농담으로 자신이 1호 검사라는 것을 유달리 강조했습니다. 이밖에 돈접대 성접대도 받았습니다. 


최용석 : 당시 신혼 때였는데도 술만 마시면 성접대를 받았답니다. 인기가수 김수철과 친했고 기타를 잘 쳤답니다. 


서돈양 : 정용재로부터 돈접대 술접대를 받았습니다. 진주지청장 시절 김동철 부산고검장 출판 기념회에 가서 200만원을 전달해 자기 체면을 세워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답니다. 그래서 정용재는 부산까지 가서 책을 한 권 받고 200만원을 전달하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김동철 : 부산고검장으로 진주지청 순시를 왔을 때 정용재 사무실을 방문해 지하 룸살롱에서 오후 3시쯤부터 폭탄주 20잔을 마신 적이 있습니다. 


민유태 : 정용재가 통장 계좌로 300만원을 보내준 적이 있습니다. 식사와 향응 접대를 받았습니다. 


김진오·백승일 : 진주지청 평검사 시절 민유태·박기준·최근서와 함께 부산 원정 접대(술 그리고 성)를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당시 술집아가씨보다 모델들을 '선호'했답니다. 김진오는 술자리 매너가 깔끔하다고 정용재는 말하고 있습니다. 


김태희·조정환·안종택·박종환 : 부산고검 검사 시절 정용재로부터 밥·술 접대를 받았답니다. 


강민구·최운식 : 2000년 박기준이 울산지검 형사1부장으로 있을 때 같은 부서 부하였는데 박기준과 더불어 술접대 성접대를 받았습니다. 당시 부부장이던 김종로는 성접대를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문성우 : 박기준이 서울지검 형사부에 있을 때 어느 토요일 지리산 등반을 위해 진주에 왔을 때 동행했다가 박기준과 더불어 정용재한테서 술접대 성접대를 받았답니다. 당시 일행 가운데는 유재성도 있었는데 그이는 성접대를 받지는 않았답니다. 물론 돈접대는 다 받았답니다. 


반종욱·김창환 : 박기준이 부산지검 형사1부장으로 있을 때 같은 부서에 있던 평검사들인데 정용재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답니다. 


구본진·하만석·이명재(전직 검찰총장과 동명이인)·박영근·임무영·최준원 : 2003년인가 부산지검 사무 감사를 할 때 술 접대를 받았다고 합니다. 


조성욱 : 정용재가 서울에 갈 때마다 돈도 주고 성접대도 했다는 검사입니다."20년 전부터 중간중간 접대했다. 한 번인가 빼고 성접대를 다 받았다. 2004년에 마지막으로 접대했는데 그때만 성접대가 없었다." 


오해균 : 문규상 검사가 창원지검 특수부장을 할 때 그 밑에 부부장 검사로 있으면서 다른 평검사 두 명과 함께 "술 마시고 2차를 하기 위해 모텔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이명재 : "검찰총장을 지냈던 이명재 검사는 딱 한 번 접대했다. 당시 서울지검 특수부장 시절 강남 룸살롱에서 접대했는데 술은 거의 하지 않았고, 일행보다 일찍 자리를 떴다. 내가 이 검사를 집까지 바래다 줬다. 그날 이 검사에게 쥐포와 멸치 그리고 200만원의 현금을 줬다." 


송희식·김상봉·문장운 : 술접대와 돈접대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종린 : 2009년 5월 (부산) 장전동 카페에서 여사장을 성추행했답니다. "여사장에게 자기 무릎에 앉으라고 했고, 뒤에서 끌어안은 뒤 가슴을 만졌다. 심지어 치마 속을 더듬자 여사장이 거부했다. 여사장이 몇 번이나 항의하고 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이 검사는 막무가내였다." 


4. 미래 경찰청장은 검사 파트너인 모델들 에스코트해 줬고 


납품을 기다리고 있는 고속도로 순찰 차량. 뉴시스 사진. 경찰차는 아니고. 한국도로공사 차량.


이밖에도 정용재는 후세 사람들이 읽어도 재미있을 증언들을 해놓고 있습니다. 경찰청장을 지냈던 어청수 관련 얘기인데요, 고속도로 순찰대장으로 있으면서 정용재가 모델들을 부산에서 진주로 데려갈 때 또는 검사들을 진주에서 부산으로 데리고 갈 때 차량 호위를 해줬습니다. 


나중에 정용재는 어청수를 위해 인사청탁까지 했다는데요, 어청수가 경찰청장이 된 뒤에는 이런 얘기가 숨어 있었네요. 근엄하고 높아만 보이는 경찰청장으로 가는 길목에 이처럼 검사 성 접대를 위한 '에스코트'가 한 자락 깔려 있었던 셈입니다. 우리나라 공권력의 쓰임새가 이 따위입니다. 


"모델들이 부산에서 진주로 내려올 때 고속순찰대의 호위를 받았다. 고속순찰대 6지구대에서 호위를 해주었다. 그러면 모델들도 기분이 업됐다. 내가 부탁했고 검사들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 당시 순찰대장이던 어청수씨가 알아서 해주었다. 


대원들이 40명쯤 됐는데, 그렇게 모델들을 진주로 부르는 행사를 할 때마다 촌지를 주었다. 당시 차가 많은 시절이 아니긴 했지만, 순찰대원들은 나와 우리 회사 차를 다 기억하고 단속을 안 했다. 


내가 어청수 순찰대장을 고속순찰대 본대 대장으로 발령 나도록 부탁을 했다. 서울에 올라가 당시 교통을 총괄하고 있던 치안본부 치안감을 현재까지도 존재하고 있는 강남구 역삼동 소재 오죽헌에 불렀고, 내가 어청수 순찰대장을 인사시키고 부탁했다. 당시 어청수 순찰대장은 서울 경찰국 작전계장으로 있었다. 


모델들을 진주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불렀다. 진주에서 검사들을 데리고 부산으로 갈 때도 고속순찰대에서 호위를 해줬다. 문현동 소재 코리아시티 등 부산의 룸살롱에서 모델들을 불러서 놀았다. 폭탄주에 이어서 유두주도 마시고 2차(성 접대)도 갔다.


군인들, 장군들도 마찬가지였네요. 정용재가 자리잡고 살던 사천에는 공군이 많습지요. 돈을 무척 밝혔던 공무원들 얘기도 있습니다. 지금은 입찰 시스템이 많이 바뀌었지만 말씀입니다. 


김홍래·김성일·이양호·조근혜 : "(공군) 진주교육사령부도 생겼는데 이곳을 거쳐간 사람들은 거의 다 공군참모총장이 됐다. 김홍래·김성일·이양호·조근혜 장군 등이 이곳을 거쳐 갔다. 조근혜 장군만 빼고 대부분 성접대도 받았다." 


황기준 사천 군수 : "황기준 사천 군수는 돈을 바라면서 경쟁을 시켰다. 과장이나 계장한테 지시를 내리면 우리 회사에 온다. 그러면 할 수 없이 거액을 준다. 그러면 경쟁분위기는 사라지고 공사가 남한건설에 떨어진다." 


황완수 부군수 : "황완수 부군수는 아주 노골적이었다. 공사를 따내려면 예정가를 알아내야 하는데, 전날까지도 안 가르쳐준다. 오전 11시에 입찰이면 전날 저녁 또는 입찰 직전까지 담판에 들어간다. 그러면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딸 결혼식을 치른다 어쩐다 하는 명목이었다.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분양가를 낮춰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냥, 한 번 훑어봤습니다. 손수 책을 사서 몸소 읽으시면 그 실상을 좀더 자세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실명을 찍어낸 정희상 구영식 기자와 출판사 책보세의 용기가 돋보입니다. 고마운 노릇입니다. 비실명 검사도 나오는데, 그리 한 까닭이 또 기막힙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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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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