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풍운아 채현국과 시대의 어른들

채현국 어른이 SBS와 OBS 출연 거절한 까닭

기록하는 사람 2015. 4. 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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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국(1935년생, 81세) 어른은 최근 여기저기서 강연 초청을 많이 받는다. 웬만하면 다 참석하신다. 원체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 어른도 딱 잘라 거절하는 곳이 있다. 최근 두 군데 언론사의 취재와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한 군데는 SBS 스페셜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었고, 또 한 군데는 OBS의 명불허전이라는 대담 프로그램이었다.


명불허전은 알고 보니 유인촌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보니 벌써 100회가 넘었다.


지난 4월 8일 창원 북토크에서 말씀 중인 채현국 어른. @경남도민일보 김구연 기자


인권변호사 1세대라는 이세중 변호사도 출연했고, 한국 시민운동을 이끌어왔다는 손봉호 교수도 있다. 소설가 김홍신, 김원기 전 국회의장, 조순 전 서울시장, 소설가 조정래 등 쟁쟁한 분들이 그동안 출연했다.


채현국 어른께 프로그램 작가를 연결시켜 드린 후, 며칠이 지나 물었다. "OBS 출연요청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그랬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명불허전 소개 페이지.


"유인촌이란 친구, 배우할 땐 괜찮나 싶더니 장관할 때 보니까 영 아니더군. 난 그런 친구 싫어. 그래서 싫다고 했어."


그러면 SBS는 왜 거절했을까?


"SBS에서 다큐멘터리인지 뭔지 맨든다 한다는 거 듣고 이렇게 말했지. '광고 장사가 언론인 체 하고 돈 벌어 들이는데 (내가) 이용당하거나 동원될 일은 없다. 기자 당신한테는 미안하다. 당신에겐 직업인데. 당신이 정말 언론을 위해서 싸우면, 광고 장사에 언론을 써먹지 않도록 싸움을 시작하면 그때가서 함께 하겠다. 싸워라.'"


에스비에스 스페셜 소개 페이지.


그래서 내가 다시 물었다. "SBS는 광고장사라서 다큐멘터리를 거절을 하셨는데, 뉴스타파는 왜 승낙하신 겁니까?" 그랬더니 다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뉴스타파가 뭔 지도 몰랐어. 기자들 튕겨져 나온 건 알아요."


해고된 기자들이 만든 매체이기에 승낙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채현국 어른은 이런 말도 덧붙였다.


"그런데 국민 텔레비전도 있고 뭐도 있고 많아요 사실 헷갈립니다. 우리들이 연대하지 못하는 이 꼬라지가 또 드러나는 거죠."


비슷한 성향의 매체끼리 왜 뭉치지 못하고 따로 하는 거냐는 말씀이었다.


지난 4월 8일 경남도민일보 주최로 열린 채현국 어른 창원 북토크쇼. @경남도민일보 김구연 기자


"보수적인 놈들은 똘똘 뭉쳐서 잘도 해 먹는데, 조금은 남을 생각하고 조금은 우리가 그래도 조금 사람답게 살아보자는 사람들은 왜 이렇게 연대를 못합니까? 제발 우리 좀 너무 판단 자꾸 앞세우지 말고 판단 조금 유보하고 남의 말 좀 열심히 듣고, 의견 다르다고 해서 특히 정치의견 다르다고 해서 원수지지 말고… 그랬으면 좋겠어."


여러 모로 생각해볼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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