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자 <경남도민일보>에는 '송전탑 프로젝트'라는 특집이 4개 지면에 실렸다. 그날 밀양의 할머니들이 그 기사를 읽고 있는 모습이 <연합뉴스> 사진에 담겼다. 포털 <다음>은 '송전탑 공사현장 신문 삼매경'이라는 제목의 그 사진을 메인에 배치했다. 거기에 달린 100여 개의 댓글을 읽어 내려가는데 머리가 '띵' 해졌다.


"보상금 올려준다는 기사 찾고 있나 보구먼. 탐욕 때문에…. 늙은 것들이 추접스럽게…."

"반대할수록 늘어가는 보상금에 흐뭇한 마음 감출 수 없어라. 제발 우리 동네에도, 나도 데모해서 돈 벌고 싶어라. 그것도 왕창."

"밀양엔 단전해라. 지역 이기주의!!"

"전국에 있는 초고압 송전탑 다 모조리 뽑아내어야 하나? 그동안 초고압 밑에서 살아온 사람 다 죽었나?"


인용한 것들은 그나마 점잖은 글이다. 차마 옮기지 못할 욕설이나 '빨갱이' 타령도 많았다. 그런 수준 이하의 댓글이야 정신연령이나 지능이 낮아서 그렇다고 치부하더라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반대를 '지역이기주의'나 '보상금 몇 푼 더 받으려는 행동'으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좀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이 평생을 바쳐 일구어온 땅이 있다. 당신이 죽더라도 자식에게 물려줄 땅이다. 농협에 담보를 잡히면 3억 8000만 원까지 대출도 가능했다. 그런데 송전탑이 들어오게 되자 아예 담보대출을 거부당했다. 헐값으로 내놔도 아무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 따라서 팔아서 다른 곳으로 떠날 수도 없다. 당신은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이런 재산권 박탈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가?



-아파트 층간 소음 때문에 살인까지 벌어지는 세상이다. 초고압 송전탑에선 24시간 '웅~웅~'거리는 소음이 난다. 특히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부는 날에는 송전탑에서 불꽃이 튀기도 하고, 귀신이 우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무서워서 논에 나가 일을 할 수도 없다. 충남 당진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당신은 이 소음을 죽을 때까지 견디며 살아갈 수 있는가?


-초고압 송전탑에서 내뿜는 전자파가 암을 유발한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한전에선 아직 과학적으로 그 연관성이 규명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당신은 한전의 주장만 믿고 집 앞에 서 있는 아파트 30층 높이(100미터)의 송전탑을 조망하며 살 수 있는가?


-이런 이유로 송전탑 지중화 또는 노선 변경을 요구하자 한전은 '시간이 없고 비용이 많이 든다'며, 대신 가구당 400만 원을 보상해주겠다고 한다. 물론 송전탑과 거리에 따라 45만 원밖에 못 받는 가구도 있고, 900만 원을 받는 가구도 있다. 당신은 '이게 웬 공돈이냐' 하며 흐뭇하게 받아챙기는 대신 평생 송전탑과 공존을 택할 수 있는가?


-'다른 지역에도 이미 많은 송전탑이 있으니, 밀양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가 있다. 다른 지역도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나. 그들도 국가폭력에 당한 거다. 당진 사람들도 그때 왜 끝까지 싸우지 못했는지 후회하고 있다. 다른 사람도 피해를 입었으니 당신도 똑같은 피해를 감수하라면 그럴 수 있겠나?   


밀양시내에 붙어 있는 관변단체와 기업들의 플래카드. @밀양대책위


밀양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8년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외롭게 싸워왔다. 요즘 일부 언론에 의해 '외부세력'으로 지칭되는 시민사회단체나 야당이 이들을 돕기 시작한 건 불과 2년도 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이치우 노인이 분신 자결한 사건이 계기였다. 그런데 이를 놓고 마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외부세력'의 조종이나 받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말하는 당신은 위의 질문에 모두 "예"라고 답할 수 있는가?


지 돈은 100만 원도 누가 빼았아가면 생난리를 떨 사람들이 밀양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겐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라'고들 한다. 인간에 대한 기본 예의가 없다. 참 나쁜 사람들이다.


※14일자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칼럼을 약간 가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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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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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현 2014.10.22 2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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