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조중동과 뉴라이트, 80년 광주와 똑 같다"

기록하는 사람 2008. 6. 22. 18:42
반응형
[여성 인터뷰]창원에서 만난 20대 여성 : 우리는 왜 조중동에 분노하나

21일 창원 촛불집회 현장에서 만난 박정우(28)씨는 애초 '운동권'과 거리가 먼 평범한 사무직 여성이었다. 그러나 5월초부터 지금까지 촛불집회는 빠지지 않고 참여해왔다. 지난 6·7일에는 지인들과 함께 버스를 대절내 서울 광화문 집회에도 다녀왔다.

지인들과 함께 피켓시위를 하고 있던 그녀는 인터뷰 요청에 얼굴 사진이 나가지 않는 조건으로 수락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굴 사진이 나가는 걸 사양했다. 다만 전체가 함께 있는 사진을 쓰는 건 괜찮다고 했다.


그는 "사수해야 할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애초부터 쇠고기 문제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특히 건강보험을 비롯한 공공부문을 사영화(민영화)하겠다는 것은 참을 수 없단다.

"언니가 얼마 전 수술을 받았어요. 통원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는데, 건강보험 문제는 정말 심각한 문제죠."

사실 참여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지만 피부에 와닿는 문제는 아니었다.

"쇠고기와 건강보험, 수도, 전기 등의 문제는 의식주의 문제잖아요. 국민의 건강권과 의식주까지 위협하는 정권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죠."

그래서 조·중·동과 정부가 정권퇴진운동을 경고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를 좌익으로 지목하며 이념공세를 펴는 데 대해서도 어처구니없어했다.

"사실 처음엔 국민대책회의가 너무 미온적이어서 불만이 많았어요. 그래서 대책회의가 쇠고기만 외칠 때 우리가 먼저 정권퇴진을 외쳤죠. 운동권 출신들이 왜 그렇게 몸을 사리는지 처음엔 이해를 못했죠. 그러나 좌익으로 몰아부치는 조중동의 악의적인 보도를 보고 비로소 알게 됐어요. 그들에게 빌미를 주지 않으려 했던 거죠. 하지만 오히려 이번에 국민들이 조중동의 본색을 확실히 알게된 게 어쩌면 가장 큰 효과라고 봐요."

촛불집회의 이슈가 쇠고기 문제에서 정권의 언론장악 문제로 진화하게 된 것도 '조중동과 뉴라이트가 자기 무덤을 팠기 때문'이라고 거침없이 진단했다.

"당연한 역할을 하는 언론을 빨갱이로 몰아부치는 조중동과 뉴라이트의 주장을 보고 섬찟함을 느꼈죠. 80년 광주 때와 어떻게 이렇게 똑 같을 수 있죠? 언론을 바로 세우지 못하면 촛불집회도 광주 5·18처럼 빨갱이로 매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공영방송과 경향·한겨레 살리기, 조중동 문내리기 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거죠."

박씨는 집에서 <경향신문>을 보고 있지만, 회사에서 <동아일보>를 구독한단다. 하지만 <동아일보>는 사설 제목만 쓱 보고 덮어버린다.

"그런 질낮은 신문에 내 지성을 맡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적극적인 데 대해 그는 "인터넷이라는 매체 덕분에 여성들이 사회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남성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상하관계에 익숙해서인지 여성보다 먼저 포기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읽고, 관련된 책을 사보는 재미가 쏠쏠하단다. 최근 그는 촘스키의 책을 여러 권 주문했다고도 했다.

그는 몇 일 전 인터넷 카페 회원 10여 명과 함께 창원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에서 예고없이 침묵시위를 했다. 언론도 몰랐다. 그런데 정·사복 경찰관 10여 명이 미리 와 있었고, 한 시간 뒤에는 곤봉·방패로 무장한 전경 버스 2대가 왔더란다. 경찰이 인터넷 카페까지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걸 그 때 느꼈다.

"우린 열 명밖에 안 되는데, 무장한 경찰은 무려 80여 명이나 온 걸 보면 우리가 무섭긴 무섭나 봐요."

대한민국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상세보기
김주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지역신문 기자의 고민과 삶을 담은 책. 20여 년간 지역신문기자로 살아온 저자가 지역신문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기자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풀어낸다. 이를 통해 서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지역신문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촌지, 살롱이 되어버린 기자실, 왜곡보도, 선거보도 등 대한민국 언론의 잘못된 취재관행을 비판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