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역사상 가장 추한 장면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밀어부치고 있는 진주의료원 폐업. 이 사태의 결말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경남도의회는 정말 추한 장면 하나를 역사에 남기게 됐다.

2013년 4월 12일 저녁 8시 35분,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일어난 일이다.

진주의료원 해산을 가능하게 하는 조례 개정안을 새누리당 의원들이 완력으로 처리하는 과정이 경남도의회 CCTV에 생생하게 담긴 것이다. 애초 이 영상에는 음성이 없었다. 위원장인 새누리당 임경숙 의원이 마이크를 켜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속기사가 기록을 위해 녹음해둔 파일을 무성 영상에 입혀 소리 복원이 가능했다. 지방의회 역사상 가장 추한 장면으로 길이 남을 동영상을 여기 기록해둔다.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의 정식 명칭은 '경상남도 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이다. 경남도는 4월 7일 이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마치고 입법예고했다. 이 조례가 12일 오전 10시 상임위원회인 문화복지위원회에 상정돼 야권 의원이 저지했으나 물리력을 동원해 이날 오후 8시 35분께 날치기 통과된 것이다.

안건을 읽고 책상을 탕탕 두드린 위원장은 임경숙(창원7, 새누리) 의원이고, 여성의원을 잡아 깔아뭉게는 다른 여성의원은 원경숙(비례, 새누리) 의원이다. 그리고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서 막는 두 여성의원은 김경숙(비례, 민주통합), 강성훈(창원2, 통합진보) 의원이다.

그리고 이들을 제압하는 남성의원들은 성계관(양산3, 새누리), 이성용(함안2, 새누리), 조우성(창원11, 새누리)이며, 의석에 가만히 앉아 있는 의원은 김백용(진주3, 무소속)이다.

그리고, 또 한 명. 공무원들에게 큰 소리로 지시하는 여성은 윤성혜 경남도 보건복지국장이다. 그는 경남도의 유일한 여성국장이기도 하다. 

문화복지위 날치기 통과 후 모습 @ 경남도민일보 이승환기자

경남도 지방의료원 가운데 마산의료원을 남겨두고 진주의료원을 삭제하는 내용의 이 개정안을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조례안 부칙에 '진주의료원을 해산하고 잔여 재산은 경남도에 귀속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