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기름값 20% 낮추는 국민석유회사 설립

김훤주 2013. 1. 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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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헌 기자가 진행하는 MBC경남의 라디오광장에 금요일마다 저녁 6시 조금 넘어 출연하고 있습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데요, 2012년 10월 26일에는 당시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국민석유 주식회사를 갖고 얘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저도 1만원짜리 주식 50주(=50만원)를 사겠노라 ‘약정’했는데요, 재벌에게 장악되지 않은 석유정제회사를 국민주 형식으로 차려 기름값을 낮추자는 움직임입니다. 며칠 전 약정금액이 1000억 원을 넘어섰다는 문자가 들어왔던데 이를 기회 삼아 블로그에도 한 번 정리해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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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훤주 : 오늘은 시민들의 국민석유 주식회사 설립 움직임을 갖고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경남에서는 어제 25일 설립 준비위원회 출범식이 있었습니다.

왼쪽에 여영국 경남도의원이 보입니다.


김상헌 : 국민석유 주식회사라면 국민들이 주주가 돼서 석유를 가공 정제하는 회사를 차린다는 말인가요?


김훤주 : 25일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치러진 국민석유회사 경남 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는 정동화 경남청년희망센터 이사장과 강기묘 전 농협 창원본부장, 박종훈 경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대표, 여영국 경남도의원 등 6명을 대표로 뽑고 사업 계획을 결정했습니다.


김상헌 : 국민석유 주식회사 경남 준비위원회, 사업계획을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면…….

김훤주 : 경남에서 올해 안에 주주 1만 명을 모집하고, 이를 위해 수요일마다 거리 선전 활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시민들 상대로 1인 1주 이상 갖기 약정 운동을 벌이고요.

김상헌 : 이런 국민 주주 형식 석유회사를 차리자는 움직임은 아무래도 지금 기름값이 매우 높기 때문일 것 같아 보이는데요.

1.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기름값


김훤주 : 그렇지요. 국민석유회사는 국민 주주 형식으로 석유 가공 정제 회사를 만들어 거품을 빼면 적어도 기름값을 20%는 낮출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출장이 잦아서 한 달에 70만원 안팎을 기름값으로 지출하고 있는데, 이렇게 된다면 한 달에 15만원 1년에 180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김상헌 : 그렇군요. 한 달 기름값이 30만원 정도라고 한다면 이렇게 국민석유 주식회사를 만듦으로써 1년에 70만원 넘게 절약을 할 수 있네요. 그런데, 어떻게 해서 그렇게 기름값 인하 요인이 생기는가요?

이태복 상임대표.


김훤주 :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석유회사 설립 전국 준비위원회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데요, 이 분 말씀을 들어보면 우리나라는 기름값 탄생부터 문제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태껏 있어온 문제점만 없애도 20% 정도 인하는 당장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김상헌 : 우리나라 석유산업은 제가 알기로는 1962년 대한석유공사 설립으로 시작됐는데, 이게 1980년 선경그룹, 지금 SK가 인수를 했습니다만, 그 출발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군요.


김훤주 : 그렇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우리 기술력이 많이 딸렸고 자본도 규모가 작아 미국계 메이저 석유회사에 빌붙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억울하더라도 외국 메이저 석유회사한테 이롭도록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구조랄까 시스템이 지금까지 개선되지 않고 이어져 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상헌 : 우리나라 석유산업 출발 당시 잘못이 무엇이라고들 하던가요?


김훤주 : 어제 출범식에서 이태복 상임 대표를 만났어요. 물어봤더니 하나는 원유 수입선이 중동으로 단일화돼 있는 점과 외국 메이저 석유회사의 기술을 그대로 쓰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일러주더군요.


김상헌 : 외국계 메이저 석유회사 기술을 그대로 수입해 쓰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은 대충 알아듣겠는데요, 중동 쪽 나라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건 왜 문제가 되는가요?


2. 기술 개발 않고 가격 인상으로 이윤 챙기는 지금 석유회사들

김훤주 : 중동 쪽 나라 원유는 외국 메이저 석유회사가 직접 진출해 생산하잖아요? 우리나라에 기술을 돈을 받고 제공한 그 회사들이 자기네가 생산하는 원유만 받도록 재갈을 물린 셈이지요. 그래서 그 쪽 중동 원유 수입 가격이 다른 지역 원유보다 비싸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기술-생산 설비 문제까지 짚어본다면, 당시는 우리 기술력이 모자랐으니까 그대로 가져와 쓰고 그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지만, 기술이 나름 발달한 지금조차도 그대로 기술을 갖다 쓰고 그 사용료를 지불한다는 얘기입니다. 새로 그런 기술을 개발할 생각은 않고 말입니다.

김상헌 : 하지만 그런 기술 개발을 한다 해도 특허가 걸려 있다든지 해서 마음대로 쓸 수 없도록 법률 장치가 돼 있을 개연성도 높잖아요?

김훤주 : 이태복 상임대표도 그렇게 얘기해요. 지금도 우리나라 기술력이 3~4년 정도 처진다, 그래서 특허를 돈 주고 사 써야 하는 부분도 충분히 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얼마나 세월이 흘렀느냐, 50년이 넘지 않았느냐, 당시는 특허가 걸려 있었지만 지금은 범용-누구나 개발해 쓸 수 있다는 뜻- 기술이 돼 버린 것도 상당히 많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을 합니다.


김상헌 : 우리나라에서 외국계를 비롯해 정유회사 넷이 강력하게 독점이 형성돼 있으니 기술 개발보다는 가격 인상을 통해 손쉽게 이윤 확보를 하려 한다는 말이군요. 그런데, 우리나라 석유산업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가요?


김훤주 : 우리나라 1년 국민총생산이 1240조원쯤이 되고 우리나라 4대 석유회사 한 해 매출액이 160조, 해외 생산까지 치면 200조 원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의 17%를 이 4개 회사가 차지한다는 얘기입니다. 4개 석유회사가 외국 석유회사에 지불하는 기술 사용료도 1년에 4조원이라 했습니다. 해마다 수천억 원씩 배당금도 따로 주고 있습니다.


김상헌 : 국민총생산의 17%라면 어마어마한데요? 이밖에 다른 문제에 대한 지적은 없었나요?


3. 아시아 프리미엄까지 물어가며 들여오는 중동산 원유

김훤주 : 우리나라 석유회사 기계 설비들이 중동산 원유에만 맞도록 맞춰져 있다고 합니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원유를 갖다 쓸 수가 없는 거죠. 중동산 원유보다 싼 원유가 있어도 들여오지 못하고, 공해유발물질인 유황이 중동산 원유보다 적게 들어 있는 원유가 있어도 들여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김상헌 : 그러니까, 공해가 더 심해지든 말든, 값이 더 비싸든 말든 중동산 원유만 사다가 가공하게 돼 있다?


김훤주 : 그렇습니다. 게다가 중동산 원유에는 아시아 프리미엄이라는 게 있었답니다. 아무 까닭도 없이 배럴당 1달러를 더 물리는 건데요, 최근 국민석유회사 설립 움직임이 일면서 이에 대한 지적이 나오게 되자 슬그머니 없어졌다고 합니다.


김상헌 : 국민석유회사 설립 움직임으로 문제가 되자 없앤 모양이군요. 불합리한 요소를 없애면 지금보다 20% 낮은 기름값을 실현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그래도 너무 높이 잡은 목표치 아닌가 모르겠어요.


김훤주 : 어쨌든 지금도 시장에는 중동산보다 10% 싼 원유가 많답니다. 현물 물량은 20%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원유도 있고요. 4조원이나 되는 기술 사용료 지출을 줄이는 한편 원유 수송비도 낮추겠다는 계획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린 시베리아산 원유인데요, 여기 지금 하루 30만 배럴이 모인답니다. 3년 뒤는 160만 배럴까지 된다고 합니다.

국민석유회사가 처음에는 10만 배럴 정도 원유를 수입할 계획이니까 충분히 근거리 수송으로 수송비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이렇게 독점이 깨어지면 기존 석유회사도 원가 절감 노력을 할 수밖에 없고요.


김상헌 : 국민석유회사 설립 움직임은 어느 정도나 진척돼 있는지요?


김훤주 : 11월 말까지 주식 약정액 1000억 원을 목표로 삼았는데 10월 24일 현재 617억 원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한 달 열흘 정도 남은 셈인데요, 5월에 본격 시작했다는데 이런 속도라면 충분히 목표를 이룩할 수 있다고 이태복 대표는 장담을 하더군요.

4. 갈수록 탄력 받는 국민석유 주식회사 설립 운동


김상헌 : 1000억 원 약정을 이룩해도 회사 설립은 안 된 거잖아요? 석유회사라면 거대 장치산업인데 자본금 규모가 엄청나게 커야 할 거고요.


김훤주 : 거품 빼고 음성적 로비에 필요한 비자금 따위 조성 않고 새로 개발된 간편한 정제기술 등을 도입하면, 그리고 그 위에 시민 참여가 활발해지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이태복 대표는 얘기합니다.


주식전문가들이 그러는데 약정을 한 사람 가운데 한 주 내지 10주 참여가 50%를 넘으면 청약 단계에서는 탄력성이 10배 정도 된답니다. 지금 약정은 10주 했지만 나중에 청약은 그 10배인 100주 한다는 것입니다, 평균 잡아서. 지금 1000억 원이 약정인데, 그러면 1조 원이 되거든요, 국민석유회사 약정을 한 사람들은 70% 가량이 10주 이하라고 합니다. 그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상헌 : 그렇군요. 그런데 구체적으로 목표하는 설립 시기는 언제인지요?


김훤주 : 11월 중 정부 고위 당국자를 만나 설립을 허가하는 쪽으로 방향이 나오면 그 때부터 주식 청약 등 절차를 밟아 내년 2월까지 설립을 마치겠다고 합니다. 3년 정도 걸려 설비를 갖춘 다음 처음에는 하루 10만 배럴 생산하고 곧바로 30만 배럴로 늘려 나간다고 합니다.

김상헌 : 그렇게 되기만 하면 시민들로서는 무척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겠는데요. 기름값 가계 지출이 그렇게 집집마다 60만원이나 100만원씩 줄면 그만큼 다른 물건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생겨나 서민들 중심으로 내수시장이 활성화되는 근거가 될 수 있겠고 말씀입니다. 그러면 알아볼 수 있는 창구는 마련돼 있나요?

5. 참여하고 약정하는 방법도 아주 쉬워

김훤주 : 예, 있습니다. 인터넷 아무 포털사이트에서나 ‘국민석유’ 넉 자를 치면 관련 홈페이지가 바로 나옵니다. 지금 현금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오프라인에서 약정을 받으면 다른 여러 사고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서만 약정을 받고 있는데요, 그 또한 아주 절차가 간단합니다. 그냥 들어가 시키는대로 하시면 됩니다.


김훤주
도산안창호평전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지은이 이태복 (흰두루,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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