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되니 우리 신문의 선거 관련 보도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말이 많나 보다. 어차피 선거보도라는 게 아무리 잘해도 이쪽 저쪽 모두를 만족게 할 순 없다. 모든 정당과 후보를 자(尺)로 잰 듯 균등하게 보도해도 강자 쪽에서 불만이 나온다. 어떻게 저런 약체 후보와 우리 후보를 동급으로 취급할 수 있냐는 거다. 반면 약자 쪽에서는 소수정당과 정치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그래서인지 어차피 욕 먹을 바에야 힘 있는 쪽,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에 붙는 신문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경남도민일보만큼은 '힘 있는 세력과 결탁하지 않고 공정한 잣대로 후보와 정당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해 있는 그대로 알리는'(선거보도준칙 전문) 소임을 다해왔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1999년 경남도민일보 창간은 그동안 언론 보도에서 소외되어 왔던 소수 진보 정치세력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면 과연 경남도민일보는 '진보 언론'인가? 아니, 좀 더 구체적으로 '진보 정당 편'인가? 결단코 '아니올시다'다.
 
나는 언론이 보수와 진보 중 어느 한 쪽을 지향해서도 안 되거니와 그렇게 구분지어 보려는 외부의 시각도 단호히 사양한다. 그래서 경향신문과 한겨레도 '진보언론'으로 불러선 안 된다는 칼럼(2009년 6월 24일자)을 쓴 적도 있다. 왜 그런가? 진보와 보수가 선과 악의 기준이 될 수도 없을뿐더러 그 둘은 어차피 공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론이 '진영 논리'에 함몰되는 것이다. 언론은 '누구의 편'이 되어선 안 된다. 보수든 진보든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지적하고 비판해야 하는 게 언론이다.
 


언젠가 한 후배기자가 당연히 썼어야 할 한 정치인에 대한 기사를 낙종했다. 물어보니 알고는 있었지만 일부러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 정치인을 띄워주는 기사가 될 것 같아서"라는 이유였다. 그 후배에게 내가 한 말은 이랬다. "정치인 하지, 기자는 왜 하냐?"

 
기자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면 안 된다. 정치적 잣대로 옳고 그름을 평가하거나 선악을 재단해서도 안 된다. 기자가 잣대로 삼아야 할 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상식'일뿐 진보나 보수가 아니다. 어떤 정당과 후보라도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반(反)하는 짓을 하면 비판해야 한다.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 불리할까를 따지는 것은 프로파간다이지 언론은 아니다.
 
따라서 경남도민일보는 기자의 정당 가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다만 노동조합 지부장에 한해 허용된다. 그 기간동안 기자로서 직위는 중지된다.) 시민단체 가입도 회원으로서 회비를 내는 것까진 허용하지만,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간부직을 맡는 건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언론 또한 상호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거철이 되니 별의별 이야기가 다 들려온다. 심지어 '김주완 편집국장이 우리 정당을 안 좋게 보는 것 알고 있다'는 말도 전해 들었다. 헉! 어떻게 알았을까? 고백한다. 나는 한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의식과 사상까지 그렇게 폭력적으로 단정짓는 사람들이 정말 싫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집권하면 국가보안법보다 더 무서운 사상의 칼날을 휘두를까봐 무섭다.
 
물론 언론도 실수할 수 있고, 잘못 보도할 수도 있다. 그럴 땐 제발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지적해주기 바란다. 웹사이트 댓글과 게시판, 페이스북, 트위터 등 모든 창구가 24시간 열려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또한 정정과 반론, 비판에 가장 열려있는 신문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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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기록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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