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김두관 지사는 왜 하필 민주통합당을 택했을까? 지난 1월 인터뷰에 그 답이 들어 있다.
김두관에게 민주통합당은 야권의 '적토마'다. 장수(대통령 후보)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적어도 '천리마'나 '적토마'를 타야 한다는 것이다. '사슴 등에 타서 전쟁에 이길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렇다면 그의 꿈이 대통령이라는 것은 거의 분명해보인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 올지 기다리고 있을뿐이다.
-무소속으로 남겠다는 약속을 어기면서까지 민주통합당에 입당해야 할 상황변화는 뭔지요?
-제가 다 물어본 건 아니지만, 경남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는 대선 출마에 대한 기대가 높은 반면 오히려 경남의 핵심 지지자들 중에서는 그걸 반대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예를 들어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장수가 말을 잘 타야하거든요. 적토마를 타야죠. 사슴 등에 타서 전쟁에서 이길 순 없잖아요. 천리마 적토마라는 게 우리나라에서 대선으로 보자면 민주통합당과 한나라당입니다. 죄송하지만 통합진보당이 적토마일 수는 없거든요. 장수도 훌륭해야 하지만 말도 훌륭해야 하죠.
한국사회에선 어쨌든 두 개의 정당 후보 중에 대통령이 되는 건데, 특이한 것은 안철수 현상입니다. 좀 두고 봐야죠. 저는 안철수 교수가 무소속으로 지금 지지율을 가지고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안 될 수도 있고.
그렇지만 정치를 좀 아는 저로서는 그가 국정을 잘 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안철수 씨가 (국정을 잘 하려면) 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당을 만들어서 50~60석을 하거나 최소한 원내 정당으로서 20석 이상을 하고, 그 당의 이름으로 대선에 출마해 당선되어야죠.
예를 들어 상상해본다면 민주통합당 100석, 한나라당 100석, 안철수 정당 50석, 기타 정당과 무소속 60석 이렇게 300석 국회가 구성된다면, 안철수 씨가 50석 가지고 대통령이 되어서 국정을 잘 할 수 있겠습니까? 민주통합당이나 한나라당과 연립정부를 해야 할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180석이나 되는 1당의 지지를 받고도 국정을 못하고 흔들리잖아요. 안철수 교수가 훌륭한 사람임에는 틀림없지만 정치로 단련된 사람은 아니라는 거죠."
아래는 그가 오늘 민주통합당에 입당하면서 발표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자료삼아 함께 올려둔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350만 경남도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2012년의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저 경남지사 김두관은 민주진보진영의 승리에 힘을 보태고자 야권통합의 상징인 민주통합당에 입당하고자 합니다.
저 김두관이 추구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1%의 특권층이 아니라 99% 서민도 행복한 나라입니다.
그것은 공평과 정의가 바로서는 대한민국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금, 특권과 탐욕이 판을 치고 서민들의 삶은 날로 피폐해져가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야권이 하나로 단결하여 하루라도 빨리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끝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비록 진보진영까지 아우르는 대통합은 아니지만 혁신과통합 상임대표였던 저는,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민주통합당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무소속으로 경남지사에 당선된 제가 정당에 가입함으로써 경남도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경남도민 여러분. 이제 민주통합당의 한 당원으로써 저는 대한민국 정당정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팔을 걷어 부치고자 합니다.
영남지역에는 여전히 무소속으로 활동하는 민주진보진영의 인사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 분들도 민주통합당에 함께 참여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풀뿌리 시민사회 공동체는 성숙한 민주주의의 기초입니다. 저는 이들 공동체의 동참으로 민주통합당이 외연을 확장하고 좀 더 국민 곁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을 분권형 국가로 만드는데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이제 대다수 광역자치단체를 민주통합당이 경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들 야권 지방정부들 간의 정책적, 경제적 교류를 활성화하여 균형적 지역발전을 추구하고 지방경영이 곧 국가경영이라는 것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끝으로 이제 한 당원으로써 민주통합당이 진정으로 성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두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로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야권연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야권연대 없이는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작은 이익에 집착해서는 총선의 승리도 대선에서의 승리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경남에서 민주도정협의회를 통해 야권 공동정부를 운영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민주진보진영의 연대는 정권교체 이후 성공적인 정부운영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통합진보당에서는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공동공약으로 내걸고, 양당 지지율에 근거한 단일후보 추천 지역구 조정을 제안하였습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서도 통 큰 자세로 수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열에 일곱을 내줄 자세로' 야권 단결에 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그런 자세로 총선에서 함께 승리하고 이를 발판으로 대선에서 선거연합을 이루어 민주진보진영의 연립정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둘째로 당이 살려면 혁신을 해야 합니다.
당이 내세우는 가치와 조직 구조도 바뀌어야 하지만 사람이 바뀌어야 제대로 된 혁신입니다.
민주통합당에는 아직도 사회의 각 분야와 계층을 대표하는 세력들이 충분히 참여하고 있지 못합니다.
당의 의사결정에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상층명망가들이 아니라 각 지역의 풀뿌리 현장에서 커온 사람들이 당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제 서민을 위한 정치로는 부족합니다.
이 시대는 서민의 정치를 필요로 합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 공천에서도 풀뿌리 정치 신인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정치 일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민주통합당이 출범하였지만 시대적 과제인 혁신과 통합은 미완의 목표입니다.
지금 민주통합당의 변화, 국민들에게도 저에게도 충분치 않습니다.
오직 야권연대와 정당혁신만이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는 길이고 성공하는 서민정부를 만들어내는 길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입당의 변을 밝히는 저 역시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민주통합당의 당원 동지 여러과 함께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2월 16일
김 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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