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부러진 화살의 원작자가 본 김명호 교수

김훤주 2012. 2. 1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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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 저녁 7시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요즘 뜨고 있는 영화 <부러진 화살>의 원작자 서형을 초청한 인터뷰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벌써 영화 본 사람이 270만 명을 넘었다지요. 게다가 예매율도 계속 높은 편이어서 300만 넘기기가 눈 앞이라 합니다.

어쨌거나 이날 인터뷰는 두 시간 남짓 진행됐습니다. 
경남도민일보와 100인닷컴이 공동 주최했고요, 블로거 아홉 사람이 참여했습니다. 서형 작가는 2009년 9월 영화와 제목이 같은 <부러진 화살>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서형 작가는 이 날 자기 생각 의견을 거의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기가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바를 얘기했습니다. 이 가운데 김명호 교수에 관련된 내용을 글로 한 번 옮겨 볼까 합니다. 나름대로 노리는 바는 있습니다.

서형 작가 초청 블로거 인터뷰를 다룬 2월 9일치 경남도민일보 기사.


첫째는 영화 속 김명호와 실재하는 김명호는 크게 다르며 따라서 영웅처럼 떠받들 까닭은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렇다 해도 현실 속 김명호가 사법부의 부당한 재판에 보기 드물게 맞선 사람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김명호 교수가 언행이 반듯하지 않고 엘리트주의에 찌들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성격이라 해도 제대로 재판을 받을 권리는 있다는 진실 또한 달라지지 않습니다. 인터넷에 어쩌다 보면 이와 같이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는 헌법상 권리를 부정하는 글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영화 부러진 화살의 원작자 서형 작가가 말한 김명호 성균관대학교 전 교수입니다.


2009년 초반에, <부러진 화살> 출판을 앞두고 난리가 났어요.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쪽 저쪽에서 막 얘기가 나왔어요. 김명호 교수는 막말을 했고, 박훈 변호사는 막말 같은 말을 했어요.


김명호 교수와 박훈 변호사 두 사람은 엘리트주의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무시하는 그런 태도지요. 그 때 두 사람한테 막말, 막말 같은 말을 듣고 한 달 동안을 앓아 누웠습니다.


평소 김명호 교수는 '모든 것을 까발려야 한다'는 주의예요. 그래서 자기가 봤을 때 잘못된 부분을 모두 얘기합니다. 그것도 거침없이 "쓰레기", "쌍것" 같은 소리를 섞어가며 합니다. 이런 표현은 그동안 김명호 교수가 인터넷에 올린 글들에도 자주 나옵니다.

서형 작가.


<부러진 화살> 책을 두고 말하자면, 이런 식이었어요. 어디가 잘못됐고 문제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고 했지요. 그랬는데 김 교수는 "넌 말해도 몰라. 마음대로 해. 나중에 보고 문제가 있으면 소송을 걸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 아주 깔보는 태도입니다. 2007년 8월 재판을 보면서 1년 6개월 동안 쌓였던 신뢰가 이렇게 무너졌습니다. 발행을 준비할 즈음에 김명호 교수는 의정부 교도소에 있었는데, 책 때문에 만나고 돌아올 때는 늘 슬펐습니다.


돌아올 때 전철을 타고는 늘 즐거운 음악을 들었습니다. 막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김명호 교수는 "넌 작가적 자질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 말했습니다. 자기도 민사 소송 재판에서 '교육자적 자질이 없다'는 이유로 패소한 처지에서 같은 말을 함부로 해댈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책이 나온 뒤에 교도소에 보냈는데 반송돼 왔더라고요. 읽어보지도 않겠다는 것입니다. 출판되기 전에 원고를 보여줬는데 그 때 임시 제목이 <법은 누구를 위해 있나?>였어요. 임시 제목은 나중에 바뀔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도 김명호 교수는 "제목이 마음에 안 든다, 나 안 읽어" 이러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김명호 교수 여동생한테서 들었는데 원고에서 가장 큰 불만이 자기 이야기만 들어 있지 않고 자기 재판 방청 온 사람들 이야기도 같이 실렸다는 것이라고 해요. 우습잖아요. 내용에 잘못이 있거나 하는 것이 아니고 말입니다.


방청 온 그런 사람들하고 섞이기 싫다, 나를 감히 그런 사람들하고 같이 다루다니 이런 것이잖아요? 방청 온 사람들은 사법 피해자(또는 자기가 사법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 사람들이 김명호 교수를 참 많이 응원하고 돕고 했거든요.


영화가 뜨면서 김명호 교수랑 박훈 변호사 두 사람은 과실을 톡톡히 챙겼어요. 그런데 이 사건은 많은 사람들이 밑에서 떠받치고 있었어요. 앞에서 말한 사법 피해자들도 그런 가운데 일부입니다. 그런데 김명호 교수랑 박훈 변호사가 이런 사람들의 공을 전혀 인정하지 않아요.


지난 연말 김명호 교수랑 박훈 변호사한테서 잇달아 만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안 만난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제게 사과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박훈 변호사는 사과했지만 김명호 교수는 여태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김명호 교수 민사 소송 항소심에서 주심을 맡았던 이정렬 판사 관련해서 말씀 좀 해볼게요. 김명호 교수는 이래요. 판사들 보고 쓰레기라 하지요. 이 판사도 쓰레기 저 판사도 쓰레기. 그러던 가운데 "이 이런 판사가 있네?" 이랬어요. 이것은 김명호 교수 태도에서 볼 때 굉장한 칭찬이거든요. 그게 이정렬 판사였어요.


그런데 항소심 패소 판결이 나오니까 말을 싹 바꿨어요. "이정렬 판사가 재임용을 노리고 판결을 그렇게 몰아갔다." 이정렬 판사가 출세나 승진을 노리는 판사인가요? 정권 비판하고 이명박 대통령 비판하면서 승진을 노리겠어요?


영화 속 김명호 교수인 안성기와 실제 김명호 교수는 캐릭터가 전혀 맞지 않고 정반대예요. 안성기가 쌓아온 것이 있잖아요? 영화 작가가 이렇게 말했어요. 안성기를 캐스팅하고는 말입니다. "안성기가 말하면 국민이 믿어 버린다"고요.


물론 실제 김명호 교수가 법정에서 보여준 전투력과 공격력은 대단하고 엄청납니다. 방청하러 온 사법 피해자들이 김명호 교수한테 많이 배워서 실제 재판에서 써 먹었어요. 특히 석명권. 이제 판사 검사들이 예전처럼 하지는 못하지요.


서형 작가가 말한 김명호 교수, 이상입니다.


마지막에 나오는 석명권(釋明權)은 판사의 권한인데요, 검사 또는 피고인에게 사실 관계 등을 두고 입증을 촉구하는 권능이랍니다.

<부러진 화살> 재판의 경우 검사가 명백한 증거를 대지 못한 채 두루뭉술하게 "김명호 교수가 쏜 석궁 화살에 맞아 박홍우 판사가 피를 흘렸다"고 했는데 이를 두고 김명호 교수는 재판장에게 석명권 행사를 요청했답니다.


김훤주
부러진화살대한민국사법부를향해석궁을쏘다
카테고리 정치/사회 > 법학
지은이 서형 (후마니타스,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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