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의심은 할 수 없을 정도여야 한다는데

김명호 교수 석궁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문은 먼저 들머리에서 "형사 재판에 있어서 심증 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한다고 한 다음 이른바 합리적 의심이란 "논리와 경험칙에 기하여 요증 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성 있는 의문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낱말이 어렵고 문장이 비틀려 있어 정확한 뜻을 알기가 힘들지만, 어쨌든 합리적 의심은 ①논리와 경험칙에 근거해야 합니다. 그리고 ②요증 사실(要證事實=당사자가 증명해야 하는 사실 관계)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어야 합니다.

요증사실이 어려운 말인데요, 그것이 당사자(검사나 피고인)가 증명해야 하는 사실 관계라면 간단하게 말씀드려 '증거라고 제출된 발언이나 물건'이 될 수 있겠고, 그러므로 한 번 더 간단하게 하자면 '증거'가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이란 '앞서 제출된 증거와 상반돼서 동시에 성립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보기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저물 무렵에 김훤주가 동쪽으로 가는 모습을 김주완이 봤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주완은 햇빛 때문에 눈이 부셔서 무슨 옷을 입었는지는 자세히 보지 못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여기서 ⓐ는 요증사실이고 ⓑ는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이 됩니다. 저녁 무렵에 서쪽이 아닌 동쪽에서 햇빛이 쏟아질 까닭(개연성)이 전혀 없는 것입니다. 이미 제출된 증거와 상반되는 다른 증거가 나왔을 때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할 수 있는 의심이 합리적 의심이라는 말씀이 되겠습니다.

합리적 의심을 부추기는 대법원 판결문
 

김명호 교수가 제시한 합리적 의심을 대법원 판결문은 풀어주지 못했습니다.


김명호 피고인과 박훈 변호사는 법정에서 석궁 위력이 엄청나서 완전 장전된 상태에서 발사되면 사람 몸 정도는 관통해 버린다는 사실과,  불완전 장전 상태에서는 제대로 발사되지 않고 흘러내린다는 사실을 전제로 삼아 박홍우 부장판사의 몸에 화살이 꽂히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다퉜습니다.

합리적 의심입니다. 석궁의 엄청난 위력과 박홍우 부장판사의 몸에 났다는 조그만 상처는 도저히 양립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합리적 의심에 대한 반증이 대법원 판결문에는 없습니다. 
피해자 박홍우 부장판사의 피묻은 옷가지에 대해 적어놓은 대목이 유일한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 분석 감정 결과 위 피해자가 입고 있었던 검정색 조끼, 흰색 속옷 상의, 연하늘색 내의, 흰색 와이셔츠 등에서 혈흔이 발견되었고 유전자형 분석 결과 모두 동일한 남성의 유전자형이 검출되었다.(피고인은 조끼와 속옷에 모두 혈흔이 발견되었는데 중간에 입은 와이셔츠에 혈흔이 없기 때문에 수사 기관에서 증거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압수된 증거물에 의하면 속옷과 내의에는 복부 부위에 다량의 출혈 흔적이 육안으로 확인되지만 조끼에는 육안으로 혈흔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소량의 흔적만 보이는 점, 처음 위 피해자를 목격한 경비원은 위 피해자의 옷을 들추니 다량의 혈흔이 보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와이셔츠 혈흔이 육안으로 잘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실보다는 속옷과 내의에서 다량의 출혈 흔적이 확인된다는 사실의 증명력이 훨씬 우월한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을 처음 맡은 이회기 재판장(영화에서 이경영)은 김명호 교수의 문제 제기를 나중에 맡은 신태길 재판장처럼 막무가내로 탄압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렇게 두루뭉술하게 뭉뚱그려 놓은 판결문을 저는 처음 봅니다. 쟁점을 확실하게 흐려버리는 뛰어난 재주를 부렸습니다. 먼저 검정색 조끼, 흰색 속옷 상의, 연하늘색 내의에는 화살로 뚫렸다는 구멍 근처에 피가 있는 반면 흰색 와이셔츠는 구멍 근처에는 피가 없고 이상하게도 오른쪽 팔 부분에 피가 묻어 있다는 사실을 가렸습니다.

다음으로, 옷가지 핏자국에서 '동일한 남성의 유전자형이 검출'됐다고만 했지 그것이 박홍우 판사의 피와 동일하다는 얘기는 못하고 있습니다. 박홍우 판사가 상처를 입었다는 증명이 없습니다. 또 옷가지의 피가 박홍우의 피와 같다는 증명이 있어야 다음(상처가 났는데 그것이 화살 때문이냐 아니면 자해 때문이냐 등등)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도 말씀입니다.

뒷부분 "와이셔츠 혈흔이 육안으로 잘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실보다는 속옷과 내의에서 다량의 출혈 흔적이 확인된다는 사실의 증명력이 훨씬 우월한 것으로 보인다."는 우스꽝스럽기까지 합니다. 도대체 무엇에 대한 '증명력'인지 알 수 없습니다. 증명된 것은 '여러 옷가지에 동일한 남자의 피가 묻어 있다' 뿐입니다. 그 피가 박홍우 판사의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꼼수'까지 부리는 대법원 판결문

대법원 판결문은 김명호 교수가 자기 발언이나 뒤집는 믿지 못할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체포 당할 당시에 범행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국민의 이름으로 판사를 처단하려 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였으며, 범행 직후 고등학교 동창인 언론사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국민의 이름으로 담당 판사를 상대로 일을 저질렀으니 이를 보도해 달라고 통화를 하였다."고 한 다음 김명호 교수가 말을 바꿨다고 했습니다.

이렇습니다. "피고인은 구금되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부터 위 피해자에게 석궁을 고의로 발사할 생각은 없었고 위협만 할 생각이었는데 몸싸움 과정에서 석궁이 발사되어 위 피해자가 상해를 입게 되었다고 진술을 바꾸고 있다."

김명호 교수는 경찰과 검찰에서 그리고 법정에서 '고의로 발사하지는 않았다'고 한결같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법원 판결문은 김명호 교수가 수사를 받기 전에 했던 말을 장황하게 서술함으로써 김명호 교수가 '나쁜 놈'처럼 비치게 만들었습니다.

상식으로 보더라도, 2007년 1월 15일 박홍우 판사 집 앞에서 체포될 때까지 있었던 10분 동안 했다는 발언보다 그 뒤 2008년 3월 14일 항소심 판결까지 1년 넘게 걸린 세월 동안에 나타난 일관성이 더 중요합니다.
 


게다가 다른 정황도 있습니다. 동료 이경호 교수의 발언입니다. 이경호 교수는 송파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사건 직후 김명호 교수랑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통화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서형 작가가 펴낸 책 <부러진 화살> 42~43쪽에 나옵니다.

"김 교수가 판사하고 싸움이 붙었는데 별로 다친 것 같지 않아. 이렇게 말하는데, 옆에서 경찰이 끄라고 한 것 같아요. 전화가 끊겼어요. 그런데 궁금해서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받아요. 잠실지구대래. 어떻게 된 거냐고? 박홍우 판사를 찾아가서 겁만 줄려고 했는데, 활을 잡는 바람에, '활이 뭐야?' 그랬죠. 난 김명호 교수가 석궁을 갖고 있었던 걸 몰랐어요. '내가 석궁을 가져갔어.' 그래요. 황당했죠. 활을 잡아서 뒤엉켜서 하다 보니깐 화살이 나갔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대요. 다친 것도 같고 안 다친 것도 같고. 하여튼 일어나서 툭툭 옷을 털면서 자기 집에 갔대요. 그 정도 이야기하다가 딱 끊겼어요."

공판중심주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대법원의 자백
 

나중에 항소심을 맡은 신태길 재판장(영화에서 문성근).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이경호 교수의 말이 더 믿음직스럽습니다. 형사 사건으로 경찰이나 검찰에서 수사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직감만으로도 알 수 있는 무엇이 있습니다. 저는 1985년 이적표현물 제작 배포와 1989년 마산창원노동조합총연합 테러 규탄 총파업으로 두 차례 수사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 대목은 대법원 스스로가 공판중심주의를 어기고 지키지 않았다는 자백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법관은 공판 과정에서 제출된 증거나 진술된 증언을 중심으로 삼아서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없을 정도 수준에서 판결에 이르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법원 판결문은 이 대목에서 김명호 교수가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열넉 달 동안이나 일관되게 해온 진술을 수사받기도 전에 했다는 말 몇 마디로 부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 이 대목은 법정에서 나오지도 않은 내용을 바탕삼아 심증을 형성했다는 대법원의 자백일 따름입니다.(이어집니다.)

김훤주
부러진화살
카테고리 정치/사회 > 법학
지은이 서형 (후마니타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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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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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마 2012.02.08 03: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법원 2008.6.12. 선고 2008도2621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명예훼손·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미간행]


    【판시사항】
    [1]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제1심의 공판절차가 변호인 없이 이루어진 경우, 항소심이 취해야 할 조치
    [2]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전에 현행범을 체포하면서 압수한 증거물의 경우, 현행 형사소송법 제217조 제2항에 따라 압수영장을 발부받을 필요가 없다고 한 사례
    [3] 형사재판에서 자유심증주의의 한계 및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에 있어 합리적 의심의 의미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282조 / [2]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 [3] 형사소송법 제30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도2347 판결(공1995상, 2010) / [3]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공2004하, 1290)

    【전 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훈외 9인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08. 3. 14. 선고 2007노106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8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변호인 없이 이루어진 제1심의 공판절차에 관하여 항소심이 취한 조치에 위법이 있다는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282조에 규정된 필요적 변호사건에 해당하는 사건에서 제1심의 공판절차가 변호인 없이 이루어진 경우, 그와 같은 위법한 공판절차에서 이루어진 소송행위는 무효이므로, 이러한 경우 항소심으로서는 변호인이 있는 상태에서 소송행위를 새로이 한 후 위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항소심에서의 진술 및 증거조사 등 심리결과에 기하여 다시 판결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도2347 판결).

    원심은 이 사건이 필요적 변호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제1심법원이 제8회 공판기일과 제9회 공판기일에 변호인 없이 개정하여 증거조사를 실시하고 그 증거들을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은 위법이 있다고 인정한 다음, 이를 이유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다시 심리하여 판결을 선고하였는바, 형사소송법의 관련 규정 및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정당하다.

    변호인은 위와 같은 필요적 변호사건에서 제1심의 공판절차가 변호인 없이 이루어진 경우 항소심으로서는 피고인의 심급의 이익을 박탈하지 않기 위하여 위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1심법원으로 환송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은 공소기각 또는 관할위반의 재판이 법률에 위반됨을 이유로 파기하는 때에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에 환송하여야 하지만, 일반적인 재판을 파기하는 경우에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항소심에서 다시 판결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6조, 제364조 참조), 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2. 흉기 휴대 상해,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가. 위법수집증거를 채택한 위법이 있다는 피고인·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피고인·변호인은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압수한 석궁과 화살 등을 계속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217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새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 것인데, 수사기관이 이를 발부받지 아니하였으므로 위 석궁과 화살 등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를 증거로 사용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조항은 2008. 1. 1.부터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신설된 규정이고, 형사소송법 부칙 제2조 단서는 “이 법 시행 전에 종전의 규정에 따라 행한 행위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기록에 의하면 수사기관은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전인 2007. 1. 15.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위 증거물들을 적법하게 압수하였고, 이와 같이 압수한 후에 새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부칙 조항에 의하여 종전의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행한 압수행위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위 압수물들을 증거로 사용한 원심의 조치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반을 주장하는 피고인·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형사소송법 제308조),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인바, 여기에서 말하는 합리적 의심이라 함은 모든 의문, 불신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경험칙에 기하여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성 있는 의문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사실인정과 관련하여 파악한 이성적 추론에 그 근거를 두어야 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221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과 정황들은 다음과 같다.
    가) 목격자의 진술, 물적 증거 등 객관적 또는 직접적인 증거의 존재
    피고인은 2007. 1. 15. 18:30경 흉기 휴대 상해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범행(이하 ‘이 사건 범행’이라 한다)의 현장에서 체포된 현행범이고, 범행 직후 피해자 공소외 1의 비명을 듣고 범행 현장으로 달려온 목격자도 2명 있으며, 피고인은 체포 당시에 석궁과 화살 3개를 가지고 있었고, 석궁가방 안에 화살 6개, 회칼, 노끈 4개를 가지고 있다가 압수되었다(변호인은 압수된 물품 중에서 위 피해자의 몸에 박혔다고 주장하는 부러진 화살 1개가 증발하는 등 이 사건 범행에 대한 증거물이 조작되었으므로 원심의 판단에 법령위반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수사기관이 범행현장에서 증거물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였다고 볼 여지는 있지만 피고인에게 불리한 결정적인 증거물을 수사기관이 일부러 폐기 또는 은닉할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증거조작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러한 경우 위 화살 1개라는 증거물이 없는 상태에서 나머지 검사 제출의 증거에 의하여 범죄의 증명이 있는가를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위 피해자의 비명을 듣고 현장에 바로 온 목격자들은 서로 몸싸움하던 피고인을 위 피해자로부터 격리시킨 다음 위 피해자의 옷을 들추니까 시뻘겋게 피가 묻어 있어서 경찰과 소방서에 바로 신고했다는 것이고, 출동한 소방관의 진술에 의하면 당시 위 피해자는 배꼽부위에 상처가 있었고 출혈로 인하여 속옷이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그 사이에 피고인 주장처럼 위 피해자가 스스로 자해를 할 시간이나 기회를 갖기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위 피해자를 진료하고 진단서를 작성한 의사의 증언과 진단서 등에 의하면 위 피해자는 복부 배꼽 좌측 부분에 길이 2㎝ 정도, 깊이는 근육층까지 뚫고 들어가 있는 상태의 창상이 발견되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분석 감정결과 위 피해자가 입고 있었던 검정색 조끼, 흰색 속옷 상의, 연하늘색 내의, 흰색 와이셔츠 등에서 혈흔이 발견되었고, 유전자형 분석 결과 모두 동일한 남성의 유전자형이 검출되었다(피고인은 조끼와 속옷에 모두 혈흔이 발견되었는데 중간에 입은 와이셔츠에 혈흔이 없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증거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압수된 증거물에 의하면 속옷과 내의에는 복부 부위에 다량의 출혈흔적이 육안으로 확인되지만 조끼에는 육안으로 혈흔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소량의 흔적만 보이는 점, 처음 위 피해자를 목격한 경비원은 위 피해자의 옷을 들추니 다량의 혈흔이 보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와이셔츠의 혈흔이 육안으로 잘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실보다는 속옷과 내의에서 다량의 출혈흔적이 확인된다는 사실의 증명력이 훨씬 우월한 것으로 보인다).

    나) 피해자 공소외 1의 진술과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 검토

    위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시각에 아파트 1층 현관에서 엘리베이터 단추를 누르고 기다리는데 2층 계단 중간쯤 어둠 속에서 피고인이 활같이 생긴 무언가를 들고 나타나 ‘그게 판결이냐’는 등 질문을 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이 위 피해자가 있던 현관까지 내려왔고 피고인이 어느 위치에서 화살을 발사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위 피해자는 화살에 맞은 것을 순간적으로 발견하고 화살을 빼냈으며, 피고인과 몸싸움을 하면서 현관 바깥쪽으로 탈출 시도를 하고 ‘사람 살려’라고 외치며 구조요청을 한 사실, 피고인과 위 피해자가 아파트 입구 바깥 계단에서 함께 굴러 넘어졌는데 그 후에 피고인이 위 피해자 배 위에 올라타 죽여버리겠다고 말을 한 사실, 그 후 목격자들이 나타나 피고인을 떼어 놓았고, 위 피해자는 처음에는 신고를 망설였으나 아파트 경비원이 옷 속에 피가 묻어있다고 하여 비로소 배에서 피가 나는 사실을 발견하고 위 경비원에게 신고를 부탁한 사실 등을 비교적 일관성 있게 진술하고 있다(이 사건 범행이 어둠 속에서 순간적으로 일어났고 위 피해자가 상당히 충격을 받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석궁을 발사한 정확한 지점이나 위 피해자와의 거리, 위 피해자가 피고인의 어느 부위나 물건을 붙잡고 몸싸움을 하였는가에 대한 진술이 다소 일관되지 못하다고 하여 위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위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직후에는 피고인을 경찰에 신고하여 공론화하는 것을 망설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증인으로 출석하여 재판부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종국적으로 관대한 처벌을 하여 달라고 진술하고 있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일부러 허위 진술로 사실을 과대 포장하여 피고인에게 엄벌을 받도록 할 의도나 동기도 엿보이지 않는다.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직후 목격자들에 의하여 제지당할 당시나 출동한 경찰관에 의하여 현행범으로 체포당할 당시에 범행사실을 부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국민의 이름으로 판사를 처단하려 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였으며, 이 사건 범행 직후 고등학교 동창인 언론사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국민의 이름으로 담당판사를 상대로 일을 저질렀으니 이를 보도해달라고 통화를 하였다.

    그 후 피고인은 구금되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부터 위 피해자에게 석궁을 고의로 발사할 생각은 없었고 위협만 할 생각이었는데 몸싸움 과정에서 실수로 석궁이 발사되어 위 피해자가 상해를 입게 되었다고 진술을 바꾸고 있다. 나아가 원심에서 피고인과 변호인은 위 피해자가 복부에 화살을 맞은 적이 없으면서도 영웅심리 등으로 자해하였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피고인은 또한 2007. 1. 8. 일반인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 전문요리사용 회칼 1개를 81,000원에 구입하여 범행 현장에 노끈과 함께 가지고 갔다가 압수되었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2007. 1. 27. 노량진수산시장 근처로 이사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회칼을 미리 구입하여 석궁 가방에 노끈과 함께 우연히 보관하였을 뿐 범행 당시 회칼을 일부러 소지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나, 압수된 석궁 가방의 모양이나 구조에 비추어 석궁 이외의 다른 물건을 보관하거나 운반하는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해 보이고 피고인이 별다른 조리 경력도 없으면서 이사하기 20일 전에 전문요리사용 회칼을 미리 구입하여 소지한다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피고인의 진술을 선뜻 믿기 어렵다.

    나아가 공판 과정에서 피고인은 증거물을 압수한 경찰관의 증언이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형 분석결과에도 불구하고, 그 증거물이 범행 현장에서 사용된 석궁 또는 화살이나 피해자의 옷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취지로 부인하고 있고, 위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옷, 위 피해자의 상해 진단서, 진단서를 작성한 의사의 증언 등 위 피해자의 상해사실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증거도 부정하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전반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모든 증거나 정황을 부인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하다.

    다)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을 추단케 하는 사정들

    피고인은 2006. 11. 10.경 석궁을 구입한 다음 1주일에 1회 정도 60, 70여 발씩 석궁을 발사하는 연습을 하였고, 2006. 12. 28.부터 이 사건 범행일까지 사이에 약 7회에 걸쳐 위 피해자의 거주지 부근을 찾아가 거주지 및 귀가시각을 확인하였는데, 피고인 주장처럼 단지 위 피해자에게 겁을 주려고 하였을 뿐이라면 위와 같이 수많은 발사 연습을 하고 범행현장을 답사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울 필요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석궁은 시위를 당겨 걸면 자동적으로 안전장치가 잠겨 이를 풀기 전에는 화살이 발사되지 않는데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석궁에 화살을 장전하고 아파트에 숨어서 위 피해자를 기다렸고, 손가락을 방아쇠울에 넣은 채로 위 피해자에게 다가갔고 석궁이 발사되었는데, 피고인 주장대로 단지 위 피해자를 위협만 할 생각이었다면 굳이 석궁이 발사되도록 안전장치를 풀어 놓은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직후에 목격자들에 의하여 위 피해자로부터 격리된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석궁에 화살을 장전하려고 시도하였다가 목격자들에 의하여 제지당하고 석궁을 빼앗긴 사실이 있고, 또한 인터넷사이트 등에 국민은 법을 위반한 판사를 처단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등 공공연하게 판사를 처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여 왔다.

    라) 소결론
    위 사실과 정황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과 관련한 법령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다. 정당방위 또는 저항권에 대한 법리오해를 주장하는 피고인·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민사재판의 항소심 진행 중에 이미 재판장인 피해자 공소외 1 등을 상대로 형사고소 및 진정을 제기하고, 법원 주변에서 이 사건 민사재판의 제1심 재판장인 공소외 3 등 관련 법관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피켓을 몸에 걸고 장기간 1인 시위를 한 점, ② 피고인은 판결 선고가 있기 한 달 전인 2006. 11. 10.경 석궁과 화살을 구입하여 피고인의 주거지 부근 공터에서 1주일에 1회 정도 수십 발의 석궁화살을 쏘는 연습을 하고 범행 장소를 여러 차례 답사한 점, ③ 피고인은 범행 당시 이 사건 민사재판의 항소심 판결 결과만을 확인하였을 뿐 판결이유를 알려고 하지 아니하였고, 위 판결에 대하여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는 등 법에서 정하고 있는 합법적인 구제수단을 밟을 생각을 하지 아니한 채 범행에 나아간 점 등 피고인의 범행 동기 및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재판장을 상대로 형사고소, 진정, 명예훼손적 시위 등 법정 외에서 부당한 압력이나 협박을 행사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려고 시도하였다가 그 결과가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계획적으로 보복성 범죄를 감행한 것으로 보일 뿐, 정당방위나 저항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정당방위 또는 저항권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명예훼손의 점에 관하여

    가. 채증법칙 위반이나 법리오해를 주장하는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및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 공소외 2는 피고인이 1995년경 제기한 부교수지위확인소송의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96나31439) 재판장으로서 당시의 사립학교법상 임용권자에게 승진임용대상인 교원을 승진임용시킬 의무를 지우는 규정은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을 뿐, 성균관대학교의 입시부정에 눈을 감아 시험부정을 만연하게 한 적이 없는 점(설사 피고인 주장대로 피고인이 1995년 성균관대학 입시 과정에 수학문제의 오류를 정확하게 지적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출제오류’에는 해당할지 몰라도 ‘입시부정’이라고 부를 수 없다), ② 피해자 공소외 3은 피고인이 2005년경 다시 제기한 교수지위확인소송의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가합17421) 재판장으로서 피고인에 대한 재임용거부결정이 학교법인 성균관대학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청구를 기각하였을 뿐, 성균관대학교의 입시부정에 눈을 감은 적이 없는 점, ③ 피해자 공소외 4는 위 소송의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05나84701)에서 사무분담 변경시까지 재판장으로서 변론준비절차를 진행하였을 뿐 직무유기를 한 적이 없고, 피해자 공소외 5는 위와 같은 직무유기를 덮어준 적이 없는 점(피고인이 당사자인 사건만 특별히 먼저, 변론기일을 지정하는 등 다른 사건에 비하여 우선적으로 심리하여 주어야 할 재판장의 직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④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약 5개월간 피해자들이 근무하는 법원 출입구 앞에서 피해자들의 실명을 기재하고 피해자들이 성균관대학교 입시부정을 은폐 또는 조장하였다는 사실 또는 법관으로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기재한 대형피켓을 몸에 걸고 1인 시위를 한 점, ⑤ 피고인은 당시 자신에 대한 민사 항소심재판이 진행중인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관련 법관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시위를 하는 등 공익보다는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여 범행에 나아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판단은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반이나 명예훼손죄 또는 그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처벌불원의사를 조사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변호인은 원심이 반의사불벌죄인 명예훼손 사건을 재판하면서 피해자들의 의사를 명시적으로 확인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기록에 첨부된 고발장에 의하면 “피해자들이 모두 공인의 지위에 있는 점을 감안하여 피고발인의 범법행위에 대응하는 것을 자제하여 왔으나 최근 범법행위의 수위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고심한 끝에 ‘내부적인 검토’를 거쳐 피고인을 고발하게 되었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고, 고발인은 대법원 법원경비관리대장으로서 위 고발은 개인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법원 내부의 검토 및 의견조율을 거쳐 이루어진 것이라고 증언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고발장에 피해자들의 의사가 충분히 나타나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추가적으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의 부존재를 조사하지 아니한 원심의 조치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서, 위 상고이유는 이유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김황식 이홍훈(주심) 안대희







  2. 하마 2012.02.08 0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동부지방법원 2008.3.14. 선고 2007노1060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명예훼손·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미간행]


    【전 문】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검 사】 최

    【변 호 인】 변호사 박훈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07. 10. 15. 선고 2007고단203, 2007고단373(병합)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4년에 처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263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압수된 석궁 1점, 화살 9개, 회칼 1자루, 석궁가방 1개를 각 몰수한다.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및 변호인)의 항소이유
    (1) 소송절차상의 위법의 점
    이 사건은 필요적 변호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제8회, 제9회 공판기일에서 변호인 및 피고인의 출석 없이 증거조사와 사실심리를 마치고 판결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282조, 제283조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

    (2)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에 대하여, 원심은 신빙성이 없는 피해자의 진술, 형상이 변개된 석궁, 범행에 사용된 것이 아닌 화살 9개, 혈흔이 없는 와이셔츠 등을 유죄의 증거로 삼은 위법이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1과 서로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화살이 발사되었을 뿐인데도 피고인에게 상해의 고의가 있다고 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단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 위배 등으로 인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3) 법리오해의 점 등
    명예훼손죄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고인의 의견과 감정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므로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할 수 없고, 가사 이와 달리 본다하더라도 이는 허위의 사실이 아니라 진실한 사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형법 제310조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또한,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죄에 대하여, 석궁의 화살이 우발적으로 발사된 이상 이를 가지고 석궁을 사용하였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명예훼손죄 및 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나. 검사의 항소이유
    (1)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점 (무죄부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이 적시한 내용은 모두 허위의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이 사건 범행은 법치주의의 최후의 보루이자 근간인 사법부를 상대로 한 개인적인 테러로서,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되고 사람의 생명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석궁을 사용한 범죄인 점, 피고인이 범행 후에도 전혀 범행을 반성하거나 뉘우치고 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원심이 선고한 형량(징역 4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소송절차상의 위법
    형사소송법(2006. 7. 19. 법률 제7965호로 개정되어 2006. 8. 19.부터 시행된 것) 제33조 제1항, 제282조는 ‘피고인이 구속된 때’ 또는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된 때’는 필요적 변호사건에 해당하여 변호인 없이 개정하거나 심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원심에서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단기 3년 이상의 징역형(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3호, 형법 제257조 제1항)에 해당하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로 기소되었으므로, 이 사건은 형사소송법 제282조 소정의 필요적 변호사건임이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2007. 9. 18. 14:00 실시한 제8회 공판기일과 2007. 10. 1. 17:00 실시한 제9회 공판기일에 변호인 없이 개정하고, 제8회 공판기일에서는 사법경찰관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진술조서(제1회, 제2회), 검사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진술조서(제1회)에 대한 증거조사를, 제9회 공판기일에서는 증인 공소외 2의 증인신문, 검사 작성의 공소외 1에 대한 진술조서(2회) 및 진료기록 의무기록 사본과 의사 공소외 2 작성의 상해진단서에 대한 증거조사를 각 실시하고, 위 각 증거들을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았는 바, 이는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

    나. 따라서, 소송절차상의 위법을 주장하는 피고인의 위 항소이유는 이유있다.

    3. 검사의 무죄부분에 대한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도295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 중 나항 부분은 피고인의 모욕적인 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사실의 적시라고 평가할 수 있는 표현이 없고, 공소사실중 가, 다, 라항 부분은 피고인의 모욕적인 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사실의 적시라고 평가할 수 있는 표현 내용들이 ‘허위’라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다 할 것이므로, 검사의 무죄부분에 대한 항소는 이유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기로 하고, 원심판결의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범죄사실】
    원심판결의 그것과 같다. (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인용)

    【증거의 요지】
    [판시 제2.의 각 사실]에 대한 증거 중 ‘원심증인 공소외 2의 법정진술’을 삭제하고, ‘당심증인 공소외 2, 3, 4, 5, 6, 7의 각 법정진술’을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그것과 같다. ( 형사소송법 제369조)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증거 부분
    가. 피해자 공소외 1의 진술의 신빙성
    피해자는 경찰과 검찰 및 원심법정에서, “피해자가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을 때 피해자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피고인이 계단위에 있었다. 피고인은 계단을 내려오면서 ’그게 판결이야‘ 하면서 피해자에게 접근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가까이 다가와 석궁을 발사하였다. 피해자는 화살이 복부에 박힌 것을 보고 화살을 뽑아 바닥에 던졌다. 그후 피고인을 바깥으로 끌고 나가려고 피고인을 잡고 몸싸움을 하다가 계단에 굴러 함께 넘어졌다. 피해자가 피고인의 밑에 깔렸고, 피고인이 ’죽여버리겠다‘고 하자 몸을 세우면서 ’사람살려‘, ’문기사‘라고 소리쳤다. 경비원인 공소외 8과 운전기사인 공소외 9가 피고인을 제압하였다. 피해자는 공소외 8에게 화살을 건네주었고, 이때 와이셔츠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상처를 확인하였다. 피해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석궁을 잡은 적이 없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 주요내용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가까이 접근하여 화살을 발사하였다. 피해자가 복부에 박힌 화살을 뽑았다. 이때까지 피해자와 피고인은 신체적 접촉은 없었고, 화살을 뽑은 후 몸싸움을 시작하였다.’는 것으로서 일관성이 있다. 또한, ‘몸싸움이 있기 전에 화살이 발사되었고, 피해자가 석궁을 잡은 적이 없다’는 진술내용도 피해자의 손에 아무런 상처가 없다는 점, 화살의 방향이 신체외부로 틀어지지 않고 정확하게 피해자의 복부에 박혔다는 점 등에 비추어 경험칙상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을 찾을 수 없다.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다만, 피해자는 피고인이 정확하게 어느 지점에서 화살을 발사하였는지에 관하여, 경찰에서는 1.5m 정도 떨어진 곳이라고 하였다가 검찰및 원심법정에서는 70cm 내지 1m 정도 떨어진 곳이라고 진술을 번복하였으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향하여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한 후부터 화살을 뽑을 때까지의 짧은 시간안에 화살이 발사되었다는 점에서는 진술내용이 일치하고, 1.5m의 거리와 70cm 내지 1m 정도의 거리는 실제로는 한 두 걸음 정도의 차이에 불과한 점, 화살이 이미 장전된 석궁을 발사하는 데는 손가락 하나를 움직이는 것 외에는 다른 동작이 필요없고, 발사시 소음이 크지 않아 석궁을 발사하는 사람 이외의 다른 사람이 그 발사순간을 정확하게 알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이 진술이 번복되었다고 하여 피해자의 진술전체의 신빙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나. 부러진 화살과 관련하여
    (1) 피고인및 변호인의 주장
    아파트 경비원인 원심증인 공소외 8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에 직접 사용되었던 화살은 화살촉 끝이 뭉툭하고 뒷부분이 부러져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압수되어 증거로 제출된 화살 9개중에는 부러진 화살이 없다. 피고인이 현장에 가지고 간 10개의 화살중 부러진 화살을 제외한 정상적인 화살만 증거로 제출된 것이다. 부러진 화살은 그 화살촉 끝이 뭉툭하고 뒷부분이 부러져 있어서 피해자의 옷가지를 뚫고 복부에 박힐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부러진 화살을 은폐하고 그 대신 정상적인 화살을 증거로 조작하여 제출한 것임이 분명하다. 압수된 정상적인 화살 9개중 어느 것에도 혈흔이 없다는 것은 바로 부러진 화살이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화살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처를 입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 판단
    이 사건 범행에 직접 사용된 화살이 부러졌다는 점 및 압수되어 증거로 제출된 화살 9개중에는 그와 같이 부러진 화살이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부러진 화살이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는 증거를 조작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압수된 화살 9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직접 소지하고 있었거나 범행 장소에 놓아두었다가 적법하게 압수된 것으로서 다른 증거들과 종합하여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위 주장은 이유없다.

    다. 혈흔이 없는 와이셔츠 등

    (1) 피고인및 변호인의 주장
    피해자는 속옷(런닝셔츠), 내복, 와이셔츠, 조끼, 양복상의를 입고 있었다. 그런데 위 옷가지에는 모두 화살이 관통된 흔적이 있고 그중 속옷, 내복 및 조끼에는 화살이 관통된 구멍의 주변에 혈흔이 있으나, 내복과 조끼 사이에 입고 있었던 와이셔츠에는 구멍 주변에 혈흔이 없다. 특히 피해자를 비롯하여 원심증인 공소외 8, 10 등은 와이셔츠에 피가 뻘겋게 물들어 있었다고 명확하게 진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압수된 와이셔츠에는 피가 없다. 이것은 피해자가 복부에 화살을 맞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나아가 피해자의 옷가지에 묻은 혈흔은 피해자의 것이 아닐 가능성도 있으므로 옷가지는 모두 이 사건의 증거로 사용되어서도 안된다고 주장한다.

    (2) 판단
    피해자와 원심증인 공소외 8, 10, 당심증인 공소외 6의 진술 및 사법경찰관 작성의 압수조서의 기재 등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직후 피해자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속옷, 내복, 와이셔츠, 조끼 등에 묻어 있었던 사실, 위 옷가지는 모두 적법하게 압수되어 증거로 제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범행직후의 시점에서 위 옷가지에 모두 피해자의 피가 묻어 있었던 이상 나중에 와이셔츠의 혈흔이 사라졌다고 하여 이를 증거로 삼을 수 없다거나 이로써 피해자가 복부에 화살을 맞았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위 주장은 이유없다.

    2. 상해의 고의
    위 피해자의 진술을 비롯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의 이름을 불러 확인한 후 미리 화살을 장전하고 안전장치를 풀어둔 석궁을 들고 계단에서 내려와 피해자에게 접근하였고 마주보고 서 있는 피해자를 향하여 주저함이 없이 석궁을 발사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에게는 상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넉넉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와 몸싸움 또는 실랑이하는 도중에 우발적으로 화살이 발사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의 손에 아무런 상처가 없다는 점, 화살이 정확하게 피해자의 복부에 박혔다는 점 및 ‘몸싸움이 있기 전에 화살이 발사되었고, 피해자가 석궁을 잡은 적이 없다’는 피해자의 진술내용 등에 비추어 몸싸움 또는 실랑이 하는 도중에 발사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와 같이 피고인이 화살을 발사할 때까지 피해자와 몸싸움을 하거나 피해자가 석궁을 잡은 적이 없는 이상 피고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외력에 의하여 방아쇠가 격발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피고인이 화살이 발사된 후에도 당황하거나 놀라지도 아니하였고 그 직후 피해자와 몸싸움을 하면서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고 체포된 후에 빈시위를 당겨보기도 한 점 등의 정황에 비추어 보더라도, 화살이 우발적으로 발사되었다는 위 주장은 이유없다.

    3. 위법성의 조각 부분

    가. 정당방위 주장
    피고인은 정당방위 차원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이 사건 범행이 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없다.
    나. 명예훼손죄에 관하여
    판시 제1의 범행은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인바, 이러한 경우에는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법성의 조각 주장은 이유없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307조 제2항(징역형 선택)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3호, 형법 제257조 제1항
    총포·도검·화약류단속법 제73조 제1호, 제17조 제2항(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형이 가장 무거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집단·흉기등상해)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형법 제57조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양형이유】
    이 사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죄의 범행은, 피고인이 재판결과에 불만을 품고 인체에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 흉기인 석궁을 사용하여 피해자인 담당 재판장에게 상해를 가한 범죄이다. 이것은 법치주의의 최후의 수호자이며 재판 당사자로부터 독립하여야할 사법부의 구성원에 대하여 위해를 가한 것으로서 재판결과에 대한 보복성 범죄라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중대하다. 또한 피고인은 사전에 수차례에 걸쳐 석궁의 사격 연습을 하고 피해자의 집을 답사하였고, 범행당일에는 피해자의 퇴근시간에 맞추어 집에 찾아가 석궁에 화살을 장전하고 피해자가 귀가하기를 기다렸다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서 치밀한 계획범이라는 점에서 범정 역시 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후부터 현재까지 정당방위 또는 국민저항권의 행사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면서 모든 책임을 피해자 및 사법부에게 돌리고 있고, 나아가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등 반성하는 기미를 찾아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점에다가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족관계,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재판과정에서의 태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원심판결의 그것과 같은 징역 4년으로 정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재판장) 권 이

  3. hippo 2012.02.08 1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1심

    서울동부지방법원 2007.10.15. 선고 2007고단203,2007고단373(병합) 판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총포·도검·화약류등단속법위반·명예훼손·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미간행]


    【전 문】
    【피 고 인】 피고인

    【검 사】 백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박훈 외 11인

    【주 문】
    피고인을 징역 4년에 처한다.
    이 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263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압수된 석궁 1점(증 제1호), 화살 9개(증 제2호 포함), 회칼 1자루, 석궁가방 1개를 각 몰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의 점은 각 무죄.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1.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조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후 부교수지위확인의 소에서 패소하자 이에 관여했던 판사들에게 불만을 품고,
    가. 2005. 9. 28.경부터 2006. 2. 24.경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08:05경부터 09:20경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3동 소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사실은 피해자 공소외 1, 2, 3 판사 등이 법관의 직무수행상 부적절한 행위를 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 공소외 1 대법관님 성대 입시부정 눈감아 시험부정 만연케 할 책임을 통감하세요”, “ 공소외 2 사법정책실장 공소외 3 친형의 직무유기 덮는 것도 사법정책입니까?”, “쓰레기 판사는 쓰레기 통으로 김치도 수입한다 판사도 수입해라”, “ 공소외 2 인사실장 공소외 3 친형 직무유기 감싸기요? 판사형제는 용감했다?”라는 허위사실이 기재된 대형피켓을 자신의 몸과 가로등에 내걸고 1인 시위를 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동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나. 2005. 9. 28.경부터 2006. 2. 24.경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울고등법원 동문 앞에서 사실은 피해자 공소외 4 판사가 법관의 직무수행상 부적절한 행위를 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대출신 공소외 4 판사는 눈뜬 장님인가? 성대입시부정 눈감은 건가”라는 허위사실이 기재된 대형피켓을 자신의 몸에 내걸고 1인 시위를 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동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2. 1991. 3. 1. 성균관대학교 이과대학 수학과 조교수로 신규임용되어 재직하던 중 1995. 4.경 및 1995. 10.경 부교수 승진임용 대상에서 제외되고 1996. 2. 경 조교수 재임용심사에서 탈락되자 재임용거부결정의 이유가 1995. 1.경 위 성균관대학교 수학입시문제의 오류를 지적한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법원에 자신을 부교수로 승진임용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1997. 12. 23. 패소확정된 뒤 해외로 출국하여 뉴질랜드, 미국 등지에서 거주하다 2005. 3.경 귀국하여 다시 2005. 3. 3.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학교법인 성균관대학교을 상대로 교수지위확인 등 소송을 제기하였지만 2005. 9. 21. 패소한 뒤 2005. 10. 18. 항소하고, 2006. 3. 3.부터 위 항소심 재판을 담당한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 재판장인 피해자 공소외 5(남, 54세)의 재판진행이 피고인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판진행 절차에 불만을 품고 피해자 등을 상대로 형사고소 및 진정을 제기하고, 위 법원 주변에서 1인 시위를 하다가 2006. 11. 10.경 현금 400,000원을 지급하고 석궁과 화살을 구입하여 피고인의 주거지 부근 공터에서 1주일에 1회 정도 수십발의 석궁화살을 쏘아보고, 2006. 12. 22. 위 항소심 재판이 변론종결되자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면 피해자를 찾아가 보복하기 위하여 2006. 12. 28.경부터 2007. 1. 11.경까지 사이에 피해자가 거주하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1010의 1 소재 잠실우성아파트 부근을 7회 정도 찾아가 피해자의 집 위치와 피해자가 귀가하는 시각을 확인하는 등 범행현장을 사전에 답사하고, 그 와중에 2007. 1. 8. 일반인들은 잘 사용하지 않고 생선요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요리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회칼 1개를 81,000원에 구입하여 석궁가방에 넣어 보관하던 중, 2007. 1. 12.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 받고 패소하게 되자 이에 상고하더라도 승소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결국 자신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고 판단하고,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위 항소심 판결은 자신에게 살인판결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면서 위 판결을 선고한 피해자에게 불만을 품고 위 석궁 및 석궁화살 등을 들고 피해자를 찾아가 보복하기로 마음먹고,

    가. 2007. 1. 15. 18:30경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우성아파트 12동 현관의 승강기 앞에서, 위와 같이 구입하여 소지하고 있던 위험한 물건이 석궁에 화살 1발을 장전한 채 피해자를 기다리던 중 귀가하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이름을 불러 피고인을 향해 뒤돌아 서는 피해자에게 “항소기각 이유가 뭐냐”는 등 재판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현하며 피해자에게 다가가 석궁에 장전된 화살 1발을 피해자에게 발사하고,

    손으로 피해자의 멱살 부위 등을 잡아 그 곳 현관 바닥에 넘어뜨려 피해자에게 약 3주 정도의 치료를 요하는 복부의 근육층까지 침투한 창상, 오른쪽 팔꿈치의 열상, 오른쪽 옆구리의 둔상 등 상해를 가하고,

    나. 2006. 11. 3. 서울동작경찰서장으로부터 유해조수구제용으로 석궁 소지허가를 받아 위와 같이 석궁을 소지하게 되었고, 석궁의 소지허가를 받은 사람은 허가받은 용도나 그 밖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외에는 그 석궁을 사용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일시, 장소에서 위와 같이 석궁을 사용함으로써 정당한 사유없이 석궁을 허가받은 용도외로 사용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제1.의 각 사실]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6의 법정진술
    1. 공소외 6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각 판결문 사본(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가합17421, 서울고등법원 96나31439, 대법원 97다25477)
    1. 수사보고(피고인이 형사고소한 사건조회서 편철) 중 사건검색조회서 및 각 사건조회서, 수사보고(피고인이 고소한 사건기록사본 편철) 중 불기소·기소중지·참고인중지 사건기록 표지 및 사실과 내용, 피고인 작성의 각 고소장(2006. 4. 12.자, 2006. 6. 22.자), 피고인 작성의 공개질의서, 민원에 대한 회신(2006. 6. 30.자), 고소·고발각하사건기록 표지 및 이유, 각 결정( 대법원 2006모428, 대법원 2006모556) 각 사본, 수사보고(민사소송기록 사본 첨부) 중 소송진행내역
    1. 각 사진
    [판시 제2.의 각 사실]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5, 7, 8, 9, 10, 11, 12, 13, 14, 6, 15의 각 주1)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검찰 및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공소외 5, 10, 7, 8, 9, 17, 13, 16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공소외 5, 9, 7, 8, 11, 18, 17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의뢰 회보) 중 감정의뢰회보, 수사보고(석궁 실험결과), 수사보고(의무기록 사본) 중 응급의료센타 의무기록지 및 간호수행기록지 각 사본
    1. 의사 공소외 15 작성의 공소외 5에 대한 진단서
    1. 판결문 사본( 서울고등법원 2005나84701), 교통카드(카드번호 : 생략) 사용내역 상세정보
    1. 압수된 석궁 1점, 화살 9개, 회칼 1자루, 석궁가방 1개, 다다미 판 1개, 양복상의 1개, 와이셔츠 1개 주2) , 조끼 1개, 내복상의 1개, 메리야스(속옷상의) 1개의 각 현존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에 대하여

    가. 상해의 고의 유무
    먼저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5를 겁을 주려고 하였을뿐 상해를 가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각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6. 11. 10.경 석궁을 구입한 후 1주일에 1회 정도 60, 70여발씩 석궁 연습을 하여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이 맞을 경우 중대한 상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2006. 12. 28.부터 이 사건 범행일까지 사이에 모두 7회에 걸쳐 피해자의 거주지 부근을 찾아가 피해자의 거주지 및 귀가시각을 확인하였으며, 이 사건 범행 당시 석궁에 화살을 장전한 채 피해자 공소외 5가 오기를 기다리다가 피해자 공소외 5가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석궁의 방위쇠 울에 넣어 석궁을 들고서 피해자 공소외 5를 향하여 다가갔고, 이 사건 석궁은 시위를 당겨걸면 자동적으로 안전장치가 잠기고, 비정상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안전장치를 풀지 않으면 화살이 발사되지 않으며, 피해자 공소외 5와 서로 몸을 붙잡고 실랑이를 하면서 “죽여 버리겠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피해자의 운전원 공소외 8에게 체포된 후에도 다시 석궁의 시위를 당겨 걸어두었으며, 당시 공소외 8과 경찰 공소외 17에게 “응징하려고 쐈다”, “저 자가 나를 죽였기에 나도 저자를 죽이려 했다”, “응징하려고 했는데 실패했다”라고 취지로 말하였고, 석궁에서 발사된 화살로 인하여 피해자 공소외 5가 약 3주 정도의 치료를 요하는 복부의 근육층까지 침투한 창상을 입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상해가 고의가 있었다고 넉넉하게 인정할 수 있다.

    나. 정당방위 또는 국민저항권 행사의 성부
    피고인은 교수재임용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위법적인 법해석과 1995년 성균관대학교의 입시부정을 은폐하려는 판사들의 피고인에 대한 집단테러에 대하여 피고인을 비롯한 400여명의 해직교수들과 전체 양심 교수의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방위하기 위하여 국제 학계에 알리거나 1인 시위 및 인터넷 홍보, 진정서 및 탄원서 제출, 교수단체 등에 의한 기자회견, 형사고소 및 재정신청 등 합법적인 수단을 모두 동원하였으나 피해자 공소외 5가 이를 무시하고 독단적인 항소기각 판결을 하여 최후의 수단으로 법무시하는 판사들은 무서운 범죄자이고, 그들의 판결문은 치명적인 흉기라는 것과 그들에게 재판을 위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하여 정당방위 차원에서 국민저항권을 행사하였다 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저항권이란 국가권력에 의하여 헌법의 기본원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행하여지고 그 침해가 헌법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서 다른 합법적인 구제수단으로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 국민이 자기의 권리,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실력으로 저항하는 권리이고( 대법원 2000. 9. 5. 선고 99도3865 판결 참조), 정당방위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인바( 형법 제21조 제1항),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대법원 또는 판사들에 의하여 피고인 등의 헌법적 기본권에 중대한 침해가 행하여지고 그 침해가 헌법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할 수 없고, 더구나 피고인은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여 다툴 수 있는 합법적인 구제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인 절차에 의하지 않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으므로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다. 압수된 석궁과 화살 9개에 대한 증거능력 여부
    피고인은 압수된 석궁은 이 사건 범행 후 수리되었고, 압수된 화살 9개 중 이 사건 범행에 실제 사용된 화살은 없으므로 이를 증거로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증인 공소외 10, 14, 5, 7의 각 진술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의뢰회보에 의하면, 경찰이 압수된 석궁의 위력을 시험하던 중 방아틀뭉치의 핀이 하나 빠져 공소외 10이 이를 수리한 사실, 범행현장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압수된 화살 3개(나머지 6개는 석궁가방에 들어있었다.)는 모두 혈흔반응이 없고, 위 증인들의 증언과는 달리 부러지거나 끝이 뭉툭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나, 피고인이 수리하기 전 압수된 석궁을 이 사건 범행에 사용하였고, 압수된 화살 9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직접 소지하고 있었거나 범행장소에 가지고 간 석궁가방에 들어 있었던 이상 모두 이 사건 범죄사실(흉기를 휴대하여 상해)을 입증하기 위한 적법한 증거라고 할 것이므로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2. 명예훼손죄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켓에 기재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하나, 위 각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성균관대학교의 1995년 수학입시문제의 오류를 지적한 데 대한 보복으로 조교수 재임용을 거부당하였다는 주장(피고인은 이를 “성대입시부정”이라 하는 것 같다.)을 피해자들이 불법, 부당하게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이 아니고, 피해자 공소외 3이 재판을 불법, 부당하게 지연하여 직무를 유기하지 아니하였으며, 피해자 공소외 2가 피해자 공소외 3의 직무유기를 은폐하거나 두둔하려 하지 않았음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점 : 각 형법 제307조 제2항(각 징역형 선택)
    흉기 휴대 상해의 점 :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 제2조 제1항 제3호, 형법 제257조 제1항
    정당한 사유 없이 허가받은 용도외의 석궁 사용의 점 : 총포·도검·화약류단속법 제73조 제1호, 제17조 제2항(징역형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집단·흉기등상해)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형법 제57조(감치기간 10일 공제)
    1. 몰수
    각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무죄부분】
    1.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
    피고인은 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교수인바,
    재임용에서 탈락한 후 부교수지위확인의 소에서 패소하자 이에 관여했던 판사들에게 불만을 품고, 사실은 피해자 공소외 19, 1, 3, 2 판사 등이 법관의 직무수행상 부적절한 행위를 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해자을 비방할 목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하여 인터넷 사이트(http://geocities.com/henrythegreat/diary/htm)에 접속하여,
    가. 2005. 12. 20.경 위 사이트에 “서울고등법원 공소외 3 판사는, 법원인사 실장인 동생, 공소외 2 판사를 믿는지 (11월 25일 제출된 기일지정 신청서에 대해) 도무지 반응이 없다. (입이 10개 있어도 할 말이 없겠지만) 묵묵답답인 피고 성대측의 편리를 보아주는지....골치 아픈 사건을 슬그머니 넘기려는지(내년 2월 법관 정기인사 때, 발령받아 떠날 때까지만 시간끌며 버티면 된다는 수작인지)...흠~ 공소외 3, 2 형제는, 현 대법원장의 광주일고 서울법대 후배로서, 동생은 대법원장의 비서실장이기도 하며 대법원장의 오른팔이라는 소문이던데....그 선배에 그 후배들?”이라는 내용을 게재하고,
    나. 2006. 1. 12. 일시 불상경 위 사이트에 “진퇴양난의 공소외 3 재판부의 뻔뻔함.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에라, 동생빽도 있는데, 2월 정기인사때 다른 자리로 튀면 되지, 김X호 이놈이 뭐라고 하든 나 몰라라 귀막고 복지부동하는 거야“”라는 내용을 게재하고,
    다. 2006. 1. 18. 일시 불상경 위 사이트에 “ 공소외 19 판사의 개판 재임용 판결문의 핵심부분. (중략) 정말~이런 걸 판결문이라고 갈겨 쓰고도 버티고 있는 걸 보면, 현 대법원장과의 광주일고 동문과 동생 공소외 20(열린우리당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의 빽이 좋긴 좋은 모양.”이라는 내용을 게재하고,
    라. 2006. 2. 10. 일시 불상경 위 사이트에 “쓰레기판사를 쓰레기라고 하는데 뭐가 잘못되었나? 국제적으로 나라 망신시킨 판사는(대법관 공소외 1) 괜찮고, 이까짓 피켓구호가 무슨 큰 대수인가. 참고로 불만있는 판사들은 명예훼손으로 고소해라 그리고, 왜? 개판 판결문 등으로 일은 다 저질러 놓고 나서, 뒤치다거리는 아래 사람들 보고 하라고 들볶냐? 이 치사하고 비겁한 인간들아.”라는 내용을 게재함으로써,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2. 판단
    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도2956 판결 참조).
    나. 위 공소사실 가.에 대하여
    이 법원에 제출된 서울고등법원 2005나84701 민사소송기록과 위 각 증거들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위 민사사건에서 항소 후 2개월(사건접수 후 38일)이 경과하여 기일지정신청을 하였는데 재판부에서 즉시 재판기일을 지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자(2006. 12. 29. 변론준비기일통지서가 피고인에게 송달되었다.) 재판장인 피해자 공소외 3이 기일지정신청에 대하여 반응이 없다는 사실과 피해자 공소외 3, 2의 인적 관계, 학연 관계, 법관 정기인사 시기 등을 적시하고, 이를 서로 연관시켜 재판이 지연되는 이유에 대한 피고인의 의견을 모멸적인 언어로 표현한 것으로서, 피고인의 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을 사실의 적시로 보아야 할 것인바, 검찰이 제출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위 공소사실 나.에 대하여
    검사가 제출한 2006. 1. 12.자 인터넷 게시물(양형자료로 제출되었으므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의 기재 및 위 각 증거들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고인의 민사사건을 담당한 재판부가 종전의 교수재임용사건에게 적용한 법리와 피고인의 민사사건 1심 판결에서 적용한 법리를 피고인 나름의 해석으로 적시하고, 피고인의 민사사건 재판의 지연 이유에 대하여, 재판장인 피해자 공소외 3의 공소외 2와 인적 관계, 법원정기인사 시기 등과 연관시켜, 자신의 의견을 모멸적인 언어로 표현한 것으로서, 피고인의 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을 사실의 적시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에 적시된 사실(공소장 기재 범죄사실에는 위 인터넷 게시물에 게재된 각 법리가 생략되어 기재되어 있지 않다.)은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한 구체적 사실을 담고 있지 않거나 검찰이 제출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이를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라. 위 공소사실 다.에 대하여
    검사가 제출한 2006. 1. 18.자 인터넷 게시물(증거로 채택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의 기재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나름대로의 해석으로 피해자 공소외 19가 작성한 판결문의 핵심부분을 적시하고(공소장 기재 범죄사실에서는 생략됨), 그 판결에 대한 피고인의 평가를 모멸적인 언어로 표현한 다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공소외 19가 판사로 계속 근무하고 있는 것은 학연 또는 혈연 관계가 있는 현 대법원장, 공소외 20 국회의원의 부당한 압력 때문이라는 취지로 사실을 적시하였는바, 피고인의 의견을 제외한 나머지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점에 대한 입증이 없다.
    마. 위 공소사실 라.에 대하여
    검사가 제출한 2006. 2. 10.자 인터넷 게시물(증거로 채택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의 기재 및 위 각 증거들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같은 날 1인 시위를 하던 중 법원직원 공소외 21과 나눈 대화내용을 인터넷에 게재하면서, 그 내용의 대부분은 피고인의 피해자 대법관 공소외 1을 비롯한 법관들에 대한 평가 또는 감정을 경멸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표현한 것으로서,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의 평가나 감정을 제외한 나머지 적시된 사실(뒤치다꺼리는 아래 사람들 보고 하라고 들볶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허위라는 점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
    바.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의 점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

    【양형이유】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고인의 주장에 반하는 재판과정 및 결과에 불만을 품고, 피고인의 재판에 관여한 판사들에 대하여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인체에 치명적인 상해를 가할 수 있는 흉기인 석궁을 미리 구입하여 연습까지 한 다음 범행장소를 수회 답사한 후 패소판결을 받자 재판장의 거주지에 찾아가 귀가하던 재판장을 석궁으로 상해를 가한 범죄로서, 피고인 뿐만 아니라 수많은 재판당사자로부터 법치주의의 최후 수호자인 사법부가 재판의 결과에 따라 불법적인 위해를 당할 가능성을 현격하게 증대시킨 중대한 범죄이다.
    그리고 피해자는 피고인이 반성하는 정도를 참작하여 관대한 처벌을 해 달라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후 현재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있는 점, 다만 피고인이 초범이고, 오랜 법정 다툼을 거치면서 피고인의 주장만이 옳고 그와 다른 견해를 가진 법원 및 반대 당사자는 공모하여 피고인을 음해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족관계,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상해의 부위 및 정도, 범행 후의 정황, 재판과정에서의 태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호


    주1) 공소외 5, 공소외 7, 공소외 8의 이 법정 및 검찰, 경찰에서의 각 진술에 다소 일관되지 않거나 상호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으나, 핵심적인 부분은 일관되고 서로 일치하며, 인간의 기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희미해지고 선택적으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각 진술에 믿지 못 할 정도의 흠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주2) 화살이 양복상의, 조끼, 와이셔츠, 내복상의, 속옷상의를 관통하였는데, 내복상의와 속옷상의에는 화살이 관통된 구멍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 혈흔이 있고, 와이셔츠에는 관통된 구멍이 아닌 오른 팔 뒷쪽 부분에 혈흔이 있으며, 조끼는 관통된 구멍에는 혈흔이 없고 조금 떨어진 부분에 혈흔이 있는바, 달리 위 각 증거물이 조작되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위 각 증거물이 조작되었다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