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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일과 22일 반시로 이름난 경북 청도로 블로거 탐방을 하고 왔습니다. 반시는 쟁반처럼 납작하고 둥근 감을 뜻한답니다. 감 고부가가치화 클러스터 사업단이 초청했습니다. 청도는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감의 20%를 생산한다고 했습니다.
청도 대표 과일인 감을 갖고 지역을 살려보겠다는 취지일 것입니다. 감클러스터사업단은 이태 전 만들어져서 아직 모든 것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이를테면 화양읍 유등리에 있는 공장도 전면 가동은 되고 있지 않았고, 여러 가지 제품 개발도 한편으로는 완성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추진하고 있는 것도 많아 보였습니다.
청도 감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씨가 없다고 했습니다. 또 이른바 당도가 높아 음료·식초·제과처럼 가공 처리에 알맞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2005년보다 2009년이 73.1%나 높아지는 등 인기를 끈다고 합니다.
음료업체에 여러 차례 상품화를 하려 했으나 떫은 맛을 내는 탄닌의 가역 반응 때문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탄닌 가역 반응이란, 일단 탄닌의 작용을 제거했어도 나중에 온도 같은 조건이 달라지면 탄닌 성분이 다시 작용해 떫어지는 현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감 클러스터 사업단은 △단순 가공 위주 제품 개발 △홍수 출하 △계절적 실업이라는 현실을 뛰어넘어 ▲가공율 향상 ▲기능성 연구 ▲부산물 활용 ▲사계절 상품 개발을 목적으로 출범했답니다.
표준화를 통해 품질 편차를 줄이고 공동 수매를 통해 규모화를 실현하고 나아가 고부가가치화와 대중화를 노리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화는 생명산업 기술을 적용해 이를테면 새집증후군 예방 소재나 아토피 개선 소재 또는 순도 높은 탄닌을 뽑아내는 것이고 대중화는 감즙이나 감가루 감시럽 같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곶감 따위를 만들려고 깎아내고 나서 버리는 껍질을 활용하는 사업도 있었습니다. 껍질에서 당분을 뽑아내어 감미료로 쓰거나 탄닌을 뽑아내어 냄새 없애는 제품이나 천연 염색재료, 착색재료(이 대목에서 옷에 감물이 들면 지지 않는다고 어릴 때 타박받았던 기억이 났습니다만^^)로 쓰며, 나머지 갖고는 다시 감나무 전용 거름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에 감에서 이렇게 많은 성분을 뽑아내서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 성분들이 이른바 다이어트나 활성 산소 제거, 주름살 줄이기, 살갗 깨끗하게 하기, 항균 등 여러 작용을 하는 줄도 처음 알았습니다.
심지어는 가죽 제품을 가공하는 데에도 감에 들어 있는 탄닌이 쓰인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추출 기술이 없어 일본 등지에서 수입을 하는데, 그 분량이 2010년에 2만3000톤이었다고 합니다.
감클러스터사업단은 곶감이나 감말랭이 같은 것은 직접 생산해 팔고 감에서 뽑아낸 농축액이나 당시럽 페이스트 탄닌 따위는 해당 분야 전문 업체와 손을 잡고 음료수나 건강기능성 제품, 아이스크림, 친환경도료, 천연염색 원료로 개발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이런 감과 감에서 나온 것들이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감클러스터사업단의 예정수 단장이었습니다. 그이는 청도가 고향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무슨무슨 대기업에서 나름대로 직책을 맡고 다니다 고향 청도의 감을 위해 그만뒀다고 했습니다. 청도 천지에 널려 있는 이 감에 고향의 미래가 있다고 봤다는 얘기입니다.
청도의 특산물이 이 감이랑 봉숭아라는데 이런 과일이 잘 되는 까닭을 그이는 청도의 기후와 지형에서 찾았습니다. 따뜻한 기후야 더 말할 나위가 없겠고, 지형은 청도로 들어오는 물이 없고 모두 청도에서 물이 생겨서 바깥으로 흘러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바깥의 오염이 청도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요지였습니다.
예정수 단장은 21일 블로거들이 찾아갔을 때 청도 감과 감클러스터사업단에 대해 성심성의껏 설명해 줬습니다. 양복을 차려 입고 있었는데 한창 설명하는 도중에 봤더니 얼굴에 땀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정작 본인은 그것도 모르는지 땀을 훔칠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잘 나가는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두고 황무지나 다름없는 감 고부가치화 사업에 뛰어들기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이에 대한 확신과 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데 따를 수밖에 없는 이런저런 어려움을 뛰어넘으려는 의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그이에게는 그런 확신과 의지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이가 하는 이런저런 얘기 속에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도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향 청도에 대한 사랑도 느껴졌습니다.
집집마다 감을 생산하는 지역 주민들에 대한 애정도 느껴졌습니다. 감클러스터사업단의 목적이 바로 지역 주민들을 잘 살게 하는 데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그이는 조금 어눌하게 말하는 것 같았는데, 그런 말투가 오히려 그이의 말이 거짓으로 여겨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김훤주
청도 대표 과일인 감을 갖고 지역을 살려보겠다는 취지일 것입니다. 감클러스터사업단은 이태 전 만들어져서 아직 모든 것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이를테면 화양읍 유등리에 있는 공장도 전면 가동은 되고 있지 않았고, 여러 가지 제품 개발도 한편으로는 완성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추진하고 있는 것도 많아 보였습니다.
청도 감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씨가 없다고 했습니다. 또 이른바 당도가 높아 음료·식초·제과처럼 가공 처리에 알맞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2005년보다 2009년이 73.1%나 높아지는 등 인기를 끈다고 합니다.
음료업체에 여러 차례 상품화를 하려 했으나 떫은 맛을 내는 탄닌의 가역 반응 때문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탄닌 가역 반응이란, 일단 탄닌의 작용을 제거했어도 나중에 온도 같은 조건이 달라지면 탄닌 성분이 다시 작용해 떫어지는 현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감 클러스터 사업단은 △단순 가공 위주 제품 개발 △홍수 출하 △계절적 실업이라는 현실을 뛰어넘어 ▲가공율 향상 ▲기능성 연구 ▲부산물 활용 ▲사계절 상품 개발을 목적으로 출범했답니다.
표준화를 통해 품질 편차를 줄이고 공동 수매를 통해 규모화를 실현하고 나아가 고부가가치화와 대중화를 노리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화는 생명산업 기술을 적용해 이를테면 새집증후군 예방 소재나 아토피 개선 소재 또는 순도 높은 탄닌을 뽑아내는 것이고 대중화는 감즙이나 감가루 감시럽 같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사업단 매장에 있는 감 관련 제품들.
아울러 곶감 따위를 만들려고 깎아내고 나서 버리는 껍질을 활용하는 사업도 있었습니다. 껍질에서 당분을 뽑아내어 감미료로 쓰거나 탄닌을 뽑아내어 냄새 없애는 제품이나 천연 염색재료, 착색재료(이 대목에서 옷에 감물이 들면 지지 않는다고 어릴 때 타박받았던 기억이 났습니다만^^)로 쓰며, 나머지 갖고는 다시 감나무 전용 거름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감으로 염색한 머플러들.
감으로 염색한 제품들.
저는 이번에 감에서 이렇게 많은 성분을 뽑아내서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 성분들이 이른바 다이어트나 활성 산소 제거, 주름살 줄이기, 살갗 깨끗하게 하기, 항균 등 여러 작용을 하는 줄도 처음 알았습니다.
심지어는 가죽 제품을 가공하는 데에도 감에 들어 있는 탄닌이 쓰인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추출 기술이 없어 일본 등지에서 수입을 하는데, 그 분량이 2010년에 2만3000톤이었다고 합니다.
감클러스터사업단은 곶감이나 감말랭이 같은 것은 직접 생산해 팔고 감에서 뽑아낸 농축액이나 당시럽 페이스트 탄닌 따위는 해당 분야 전문 업체와 손을 잡고 음료수나 건강기능성 제품, 아이스크림, 친환경도료, 천연염색 원료로 개발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이런 감과 감에서 나온 것들이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감클러스터사업단의 예정수 단장이었습니다. 그이는 청도가 고향이라 했습니다.
관련 제품들을 몸소 진열하고 있는 예정수 단장(왼쪽에서 두 번째).
그리고 무슨무슨 대기업에서 나름대로 직책을 맡고 다니다 고향 청도의 감을 위해 그만뒀다고 했습니다. 청도 천지에 널려 있는 이 감에 고향의 미래가 있다고 봤다는 얘기입니다.
청도 농가는 대부분 이렇게 담장 안쪽에 감나무가 여러 그루 있습니다.
청도의 특산물이 이 감이랑 봉숭아라는데 이런 과일이 잘 되는 까닭을 그이는 청도의 기후와 지형에서 찾았습니다. 따뜻한 기후야 더 말할 나위가 없겠고, 지형은 청도로 들어오는 물이 없고 모두 청도에서 물이 생겨서 바깥으로 흘러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바깥의 오염이 청도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요지였습니다.
예정수 단장은 21일 블로거들이 찾아갔을 때 청도 감과 감클러스터사업단에 대해 성심성의껏 설명해 줬습니다. 양복을 차려 입고 있었는데 한창 설명하는 도중에 봤더니 얼굴에 땀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정작 본인은 그것도 모르는지 땀을 훔칠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예정수 단장 얼굴에 땀이 흐르고 있습니다.
잘 나가는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두고 황무지나 다름없는 감 고부가치화 사업에 뛰어들기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이에 대한 확신과 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데 따를 수밖에 없는 이런저런 어려움을 뛰어넘으려는 의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그이에게는 그런 확신과 의지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이가 하는 이런저런 얘기 속에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도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향 청도에 대한 사랑도 느껴졌습니다.
집집마다 감을 생산하는 지역 주민들에 대한 애정도 느껴졌습니다. 감클러스터사업단의 목적이 바로 지역 주민들을 잘 살게 하는 데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그이는 조금 어눌하게 말하는 것 같았는데, 그런 말투가 오히려 그이의 말이 거짓으로 여겨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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