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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갱상도 문화학교의 세 번째 생태 기행은 바닷가 갯벌로 갑니다. 하동 갈사만 갯벌도 좋고 고성 마동호 갯벌도 좋고 사천 광포만 갯벌도 좋지만 가장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 갯벌을 이번에 골랐습니다.
사람과 함께 어울려 지내는 그런 곳인데요, 하동 금남면 술상마을 갯벌과 사천 종포에서 대포에 이르는 갯벌입니다. 저마다 2.5km와 6km 남짓 되는데요,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자연 그대로 모습을 잘 볼 수 있습니다.
25일 화요일 경남도민일보 2면에 공고를 했고요, 이튿날에는 저희 경남도민일보의 자유로운 광고에다 다시 알렸답니다. 11월 4일 오전 9시 30분 경남도민일보 앞에 모여 출발한다고요.
술상마을은 해마다 9월 즈음에 하는 전어축제로 이름나 있는데요, 거기 갯벌은 상대적으로 그처럼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멋지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바로 앞 바다에는 고기잡이에 쓰는 배들이 떠 있고 또 굴 따위 양식하는 것들도 바다 가운데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올망졸망한 섬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어서 얼핏 느끼기에는 마치 호수와 같답니다.
물론 여기 갯벌도 전혀 사람 손을 타지 않은 것은 아니랍니다. 둑이 들어서 갯벌 이쪽과 저쪽을 잘라 놓기도 했고요, 또 이번에 답사 삼아 들른 길에서는 6년 전에 봤던 것 같이 둘레 환경과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있는 데가 보이지 않기도 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자연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어짐이고 순환입니다. 바닷물과 갯벌과 논과 밭 같은 뭍과 언덕과 산이 이어져 있으면 갯벌은 풍성합니다. 뭍에서 내려오는 흙과 모래들이 갯벌에 끊임없이 공급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흐르는 물도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골고루 내려와 편중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어짐이 끊어지면 갯벌은 메말라 갑니다. 콘크리트로 만든 둑이 뭍과 갯벌을 잘라버리면 바닷물에 갯벌에 있는 흙과 모래들이 쓸려나가기만 할 뿐 새롭게 공급되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어짐과 순환을 잘 볼 수 있는 데가 바로 술상 갯벌이랍니다.
종포에서 대포까지 이어지는 갯벌은 술상 갯벌과 마찬가지로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콘크리트 둑이 아니고 큼지막한 돌로 아래를 받친 둑이기 때문에 그런 끊어짐이 없습니다.(물론 이런 둑조차도 없으면 좋겠습니다만, 사람 사는 세상이라 그렇게만 될 수야 있겠습니까?)
여기 종포~대포 갯벌은 썰물 때 드러나는 넓이가 상당합니다. 살아 있는 갯벌에서만 볼 수 있다는 갯잔디도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지요. 그리고 사천만 맞은편 풍경도 아련하게나마 눈에 담을 수 있답니다.
술상 갯벌은 아침 나절에 들르고 여기 종포~대포 갯벌은 오후에 찾아갑니다. 왜냐하면 여기서는 늬엿늬엿 기우는 석양을 등지거나 마주하며 걸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해넘이도 아주 좋습지요. 하하.
그런데 이번 기행은 사흘만에 일찌감치 마감이 돼 버렸습니다. 아주 반가운 이들이 집단으로 신청해 오셨기 때문입니다. 9월 2일 첫 번째 기행도 닷새인가만에 마감돼 비교적 이른 편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더 일찍 인원이 다 차고 말았습니다.
이번에 참가하시지 못한 분들께는 참 미안한 노릇입니다. 어쨌거나 저희로서는 12월 2일(금) 창녕 일대로 가는 네 번째 기행을 기다려 주십사 말씀드릴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12월에는 습지나 갯벌을 찾지 않고 대신 역사와 문화를 누립니다. 한 때 가야 세력이 터잡고 살았던 창녕 비사벌 땅을 찾아 거기 남아 있는 유적들을 눈과 머리와 가슴에 담으려고요.
아울러 대지면 석동에 있는 성씨 옛집은 규모가 크고 구조와 성격이 아주 특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지역에 정통한 가이드를 모셔서 재미나게 한 바퀴 둘러보는 계획도 잡혀 있답니다.
죄송합니다만, 손전화 010-2926-3543이나 전자우편 pole08@hanmail.net을 메모해 두셨다가 11월 중순에 저희 신문에 광고가 나간 다음 신청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조금만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당.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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