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국에서 가장 높은 부산 동구의 노인 비율

부산 동구는 부산 원도심입니다. 근대 부산을 만들어준 부산역과 부산항이 있습니다. 부산의 중심이었지요. 그러나 부산이 팽창·발전하면서 도심 지위를 잃었습니다.

물론 부산 전체가 상대적으로 보면 저발전해서 낙후됐고 전국 광역시 가운데서도 경제·민생 성적표는 꼴찌입니다만, 동구는 그와 같은 낙후와 쇠락을 가장 잘 상징하는 지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를테면, 동구 인구가 20년 전에는 20만명이었는데 지금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게다가 젊은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새로운 젊은 사람들은 들어오지 않아 노인 인구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동구의 65살 이상 노인 비율이 17.5%를 웃도는데요, 도시 지역에서 이 정도는 굉장한 수치입니다. 보통 농촌 지역 노인 비율이 높은데, 말하자면 노인 비율 최고치가 전남인데 18.3%입니다. 다음으로 높은 데는 경북으로 15.8%입니다. 동구 노인 비율은 두 번째 높은 경북보다 높은 수준인 것입니다. 이것이 동구의 현주소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바뀌고 있습니다. 바깥에 나가 보면 절감합니다. 산복도로나 수정·초량·좌천동 같은 데 나가 길거리에 나와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얘기가 그렇습니다.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발전은커녕 도로 후퇴하는 동구를 만든 사람들에게 매를 들어야 한다.", "당은 한나라당이지만 후보는 아니다.", "(한나라당을) 경쟁을 시켜야 한다.", 이렇게 말씀들 하십니다. 어르신들 여론도 이렇습니다.


무시당하고 깔보여지고 주인 대접 못 받도록 하는 그런 투표는 더 이상 없다는 것입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식 투표는 하지 않겠다는 얘기입니다. 이것이 동구 유권자들 사이의 밑바닥 민심입니다.


그래서 공약도 어르신에게 초점을 맞췄습니다. 민주당 전체의 정책이기는 합니다만, 노인수당을 현재 9만원에서 18만원으로 최소 두 배 이상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이를 두고 지역 어르신들 사이에서 토론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관심을 끌고 있는 증거입니다. 전체 노인 인구의 40%가량이 빈곤층입니다. 동구는 이런 한계 생활을 하시는 어르신 비율이 더 높습니다.


2. 낡고 낡아서 더 망가질 데가 없을 정도인 부산 동구

다음으로는 산동네 재개발입니다. 지금 가서 담장을 만져보면 금세 무너질 것처럼 바스락거립니다. 그렇다고 임의로 허물 수도 없습니다. 담벼락을 이웃이 함께 쓰기 때문입니다. 공영 재개발 방식으로 주거환경개선을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여태 있어왔던 재개발은 아파트 짓고 해서 개발이익 남기고 원주민은 내쫓는 식이었습니다. 원주민이 그대로 사는, 마을 리모델링을 하는 것입니다. 지역 주민 운동으로 펼쳐지고 있는 '산복도로 르네상스'와 결합해 마을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식으로 하는 것입니다.


어른들 휴식 공간을 마을 중심센터로 삼고 마을을 재생시키며 주민 생활과 밀착돼 주민 참여 속에 함께 가꾸고 만들어가는 마을 자체로 완결되는 사업, 관이 주도하는 기존 재개발과는 다른 주민 생활 밀착형으로 해나가겠다는 것입니다.


한나라당도 동구가 같은 문제를 안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관련 공약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여전히 관 주도 형식에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에서 그대로 진행되고 있는 기존 재개발 방식을 따릅니다. 우리와는 방식도 다르지만 철학의 차이도 있습니다.


3. 아이 키우기조차 힘든 동네, 부산 동구

동구의 또다른 문제점은, 노인 비율이 높은 현상과 짝을 이루는 것인데요,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애 키우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됩니다.

동구에 동네가 14개 있는데 공립 어린이집은 9개밖에 없습니다. 보육환경이 무척 열악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한 동네 한 공립 어린이집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물론 14개 공립 어린이집도 충분한 숫자는 아닙니다만,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같은 부산의 부산진구만 해도 1동1공립어린이집이 돼 있습니다. 제가 지역구 국회의원을 했던 서울 광진구는 15년 전에 이미 1동1공립어린이집을 실현했습니다. 구청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직무유기입니다.


4. 동구가 이렇게 된 원인의 대부분은 한나라당


20년 동안 장기 집권을 했던 한나라당의 책임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이것을 뚜렷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박근혜도 다녀갔고 또 올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박근혜의 파괴력도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의원 다녀간 다음날 여론조사를 했는데 지지도 차이가 오기 전과 견줘 1~2%밖에 안 됐습니다. 선거에는 흐름이 있는데, 그 흐름을 좌우하는 대세가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렇듯 박근혜와 정당 간판 그리고 조직까지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은 한나라당을 지지하거나 박근혜를 좋아하는 분들조차도 그런 선호 또는 인기와 투표 행위를 분리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독주 독점이 아니라 경쟁이 있는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민들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뒤떨어지게 된 데 대한 주민들 스스로의 절박감과 분노가 깔려 있습니다. 다니며 유권자들 만나면 그런 것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어쨌든 한나라당 후보와 민주당 출신의 야권단일후보가 지금 접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부산에서 민주당이 이렇게 높은 지지를 얻은 적이 여태까지는 없었습니다.(엎치락뒤치락 상태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여론조사는 또 이렇습니다. 숨은 표가 있게 마련입니다. 전화번호부에 나오는 전화번호로 하는 여론 조사에서는 야당 지지 표출이 상대적으로 잘 안됩니다. 다른 선거에서 보면 공식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했을 때의 차이가 15%씩 차이가 납니다.


지금 한나라당 부산 출신 국회의원들은 동구도 걱정되고 내년 총선도 불안합니다. "그래도 6 대 4, 아무리 해도 55 대 45는 될 것이다."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은 그렇게 믿고 싶은 것입니다.


이번 동구청장 재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어, 한나라당이 지네?"입니다. 부산 동구청장 선거는 박근혜 대세론을 '훅' 가게 만드는 효과를 낼 것입니다. 그래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벌이는 중요한 전초전입니다. 그래서 한나라당 부산 출신 국회의원들은 동구청장 선거를 총력전으로 치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거는 기세와 흐름입니다.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국면에서 시작해 지금 박빙으로까지 만들었습니다. 현재까지 만들어진 이 전선은 누구도 허물어뜨리지 못합니다. 시간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우리 편입니다.


선거 승리를 위해 저는 잠도 집에 가서 자지 않고 선거구 안인 초량동이나 좌천동 여관에서 잡니다. 생활을 여기서 하는 것입니다. 유권자 여러분이 자기 삶에서 희망을 찾으려면 투표를 해야 합니다.


한 정당만 일방적으로 지지하다 보니 머슴들이 주인 눈치는 보지 않고 공천권을 가진 사람 눈치만 봅니다. 오히려 머슴이 주인을 깔보고 무시합니다. 이제 주민 스스로가 주인임을 선언하고 나서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을 향해 매를 들고 있습니다.


5. 벌써 궁금해지는 부산 동구 주민의 선택

10월 19일 부산 동구청장 선거 이해성 야권단일후보 선거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여러 블로거와 함께였습니다. 거기서 오후 4시부터 김영춘 선거대책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눴습니다. 우리는 주로 묻고 김영춘 선수는 주로 답을 했습니다.


그 내용을 정리해 올립니다. 이제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김영춘 선수의 이런 얘기가 사실로 나타날지 아니면 바람으로 끝날지 무척 궁금합니다. 어쨌거나 이날 둘러본 부산 동구 풍경은 '낙후' 그 자체였습니다. 무척 망가진 거리였습니다.

한나라당 후보가 이길까요? 아니면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진보신당이 공동으로 내세운 야권 단일 후보가 이길까요? 이른바 '숨은 표'가 야권 단일 후보에게 많을까요? 아니면 한나라당 후보에게 많을까요?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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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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