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돈으로 출연을 사는 맛집 프로그램

<트루맛쇼>에서는 텔레비전 맛집 프로그램 실상이 지나치게 적나라하게 다뤄져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지나치게'라고 쓴 까닭은, 그 때문에 거기에 담긴 내용이 모두 사실임에도 마치 사실이 아닌 꿈 속에서 일어난 일처럼 여겨질 정도였다는 데 있습니다.

맛집 담당 작가가 협찬료를 얘기하는 대목, 어느 방송은 외주제작업체가 다 가져가고 어느 방송은 외주제작업체와 방송사가 나눠 갖고 어느 방송은 방송사가 통째로 가져간다고 표현합니다. 말이 협찬료지 지상파 방송사가 걸핏하면 공공재라 하는 공중파를 팔아 몇 백만원씩 천만원씩 사익을 챙기는 실상입니다.

방송에 나오는 맛집들을 보면서, 그래서 이제는 '텔레비전에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집'이 오히려 뜨는 실태를 보면서 나름 짐작은 했었지만 <트루맛쇼>의 새로운 앵글이 주는 맛과 힘은 이토록 세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거짓을 얘기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 방송 쪽 종사자들을, <트루맛쇼>는 카메라에 담아 내었습니다.

2. 돋보이는 거간꾼, 임아무개

맛집 방송 프로그램을 두고 거간꾼으로 맹활약하는 임아무개의 존재도 무척 돋보였습니다. 이 거간꾼이 없었다면 <트루맛쇼>는 아예 성립조차 되지 않았을 테고, 성립이 됐다 해도 별로 재미가 없는 영화가 됐을 것입니다. 이번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낄낄거리며 웃지는 못했으리라는 말씀입니다.

임아무개는 먹지도 못할 갖은 음식을 만들어 텔레비전 나올 맛집들에서 방송용으로 만들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방송에 내보내고 방송사·외주제작업체와 밥집 양쪽에서 돈을 받아챙기겠지요. 임아무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방송에서는 맛도 냄새도 안 나오잖아 비쥬얼(visual=눈에 보이는)이 최고야 최고."

그림만 되면 뭐든지 한다……. 
속는 사람이 누구인지, 득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이런 데 대한 성찰은 당연히 이 사람에게 없습니다. 그런 성찰이 있다면 아예 이 짓을 하지 않았겠지요만. 게다가 임아무개는 이런 맛집 프로그램에 몸소 출연한 적도 많다고 합니다.

임아무개의 존재를 보면서, 텔레비전 보는 사람을 이토록 무시해도 좋은지, 이토록 간이 커도 좋은지 등등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임아무개의 존재가 이번에 드러나기는 했지만, 그동안 이렇게 같은 얼굴이 다른 방송에 겹치기로 여러 차례 나갔는데도 알아차리고 공개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더없이 신기한 노릇이었습니다.


3. 대중보다는 전문가의 잘못과 책임이 크다

<트루맛쇼>에는 맛 칼럼니스트나 전문가가 몇몇 나오는데, 과연 이런 사람들도 임아무개의 존재를 몰랐을까 미심쩍어졌습니다. 여기서 맛 칼럼니스트들이 아무리 여태 있어 왔던 방송사 맛집 프로그램에 비판하는 태도를 보여도, 그이들에게는 이런 혐의가 충분히 주어질 수 있다고 여깁니다.

임아무개 같은 사람의 존재를 정말 몰랐다면 자기가 전문가라 자처하는 분야에 대해 무능하고 사정에 대해 무지한 것이고 그렇지 않고 알고 있으면서도 적극 나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면 결국은 맛집 프로그램이 저렇게 가도록 만든 공범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그런데도, 이들은 그런 데 대한 반성은 하지 않았고(어쩌면 이 영화에 필요한 부분은 아니었을 수도 있겠고), 다른 한 사람은 '우리나라 대중의 입맛 수준이 이렇게 만들었다'고 대중 탓을 해댑니다. 물론 그이의 말이 전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대중은 원래 그런 존재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렇지 않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양면성이 있는 존재이지요.

대중은 원래 그래서 텔레비전 맛집 프로그램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누구라도 나서서 맛집 프로그램의 잘못을 비판하고 나서면 그 영향도 손쉽게 많이 받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여태껏 제대로 똑바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맛 전문가나 맛 칼럼니스트들은 대중을 탓할 자격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돈이나 권력이나 연줄 따위에 매달렸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또 눈치를 봤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이들은 텔레비전 맛집 프로그램을 그토록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장본인 가운데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4. 통쾌하고 씁쓸한 마지막

감독이 몸소 차린 음식점. 실제로 SBS에 나왔다고 합니다.


어쨌든, 마지막 감독이 몸소 음식점을 차리고 SBS에 맛집으로 출연하는 과정, 그리고 그 출연 방송을 찍는 과정을 찍는 과정, 그렇게 해서 찍은 과정과 SBS를 통해 실제 흘러나온 과정을 비교 대조하는 내용은 그야말로 압권이었습니다. 웃다가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습니다. 물론 씀쓸하기도 합니다.
 
음식은 원자재(식자재라 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가 아니라 조미료(특히 화학 조미료)가 결정한다는 현실, 이런 현실을 숨기기 위해, 화학 조미료를 듬뿍 쓰면서도 그런 조미료는 쓰지 않고 좋은 원자재만 골라 쓴다고 떠들어대는 또다른 현실. 제대로 된 음식, 공산품이 아닌 농산물을 밥집 맛집에서 사먹기는 정말 어렵게 된 것 같습니다.

<트루맛쇼>의 역할은 일단 여기까지. 이런 사실을 알려주고 깨닫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노릇입니다. 2011년 6월 3일 없는 돈에 창원에서 부산 가톨릭센터 아트씨어터 씨앤씨까지 가서 6000원 주고 영화 본 소감입니다. 한 사림이라도 더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리 올립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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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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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촌철살인 2011.07.07 2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찍은 영화인데, 계속 보다보니 방송국에게 속은 느낌, 배신감 등으로 씁쓸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조작과 연출이 난무했는데, 마지막에 장인정신으로 진짜 맛있는 맛집을 처리했더라면 반전의 감동이 있지 않았을까! 좀 아쉽다. 처음주터 끝까지 씁쓸한 영화. 좀 그렇다. 아무리 블랙코미디 다큐멘타리라고 해도.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