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언론학회가 하는 2011년 봄철 정기 학술대회에 참여하러 부산 벡스코에 갔습니다. 처음에는 시외버스를 타고 갈까 하다가 다른 일도 있고 해서 제 차를 몰고 갔습니다.

오전 10시 조금 넘어서 들어가서는 '로컬리티, 저널리즘 그리고 우리 :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라운드 테이블에 나갔다가 전남대 5.18연구소 한선 연구 교수랑 점심 먹고 오후 1시 조금 넘어서 나왔습니다.

나오면서 저는 걱정이 조금 있었습니다. 제게 현금이 5만원 남짓 있었는데, 학술대회에서 예상하지 못한 지출을 했기 때문입니다. 참가비를 받더라고요. 그것도 5만원이나요.

5만원 안에 숙박비와 저녁 밥값이 포함돼 있다기에 저는 체면 망가지는 것 무릅쓰고 저녁도 안 먹고 잠도 안 잘 텐데 다 내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예외는 없고, 다 내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내고 나니까 수중에는 1000원 지폐 한 장과 동전 몇 닢만 남았습니다. 주차료를 낼 돈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일단 나가고 보자, 이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걸리면 현금 자동 지급기를 찾아서 뽑아주면 그만이지 이래 배짱을 부렸습니다.

그런데 주차 요금 내는 데 걸려서 보니까 신용카드로 결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어쨌든 다행이다 싶어서 신용카드를 꺼내 주니 4500원이 나왔습니다.

부산 벡스코 주차요금 영수증.


저는 생각이 났습니다. 저번에 4월 15일 경주에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는데요, 그날도 저는 현금이 달랑달랑 했습니다. 포항에서 내서까지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야 했는데 말입니다.

내서 나들목에 멈춰서 현금이 없다고 했습니다. 옛날 기억에 비춰, 신용카드로 고속도로 카드를 사서 내면 되지 않겠느냐 했더니 신용카드 결제가 바로 된다고 했습니다.

놀라웠지요. 고속도로 통행료가 신용카드 결제가 된다는 말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고속도로 요금소에 그런 안내가 붙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알고 봤더니 요금소에서가 아니라 옆에 있는 건물 사무소에서 됐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하면서 올라가 결제를 했습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1000원 단위로만 결제된다 해서 동전 몇 닢을 내어 1000원 아래 단위를 맞추고 카드를 그었습니다.

이런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우스웠습니다 벡스코 주차요금은 신용카드 결제가 되는데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 통행료는 안 되다니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인건비 절감에 보탬이 되는 하이패스는 거리낌없이 통행이 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도 신용카드 결제는 아직 되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니 자기네한테 이득이 되는 쪽으로만 머리를 쓰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고속도로 통행료 신용카드 결제가 되도록 하는 운동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처럼 현금 계산도 할 수 있고 같은 창구에 신용카드 결제를 하는 단말기만 하나씩 들여도 될 텐데요.

그런데 왜 하지 않을까요? 수수료가 아까워 그럴까요? 그러면 부산 벡스코는 수수료가 아깝지 않아서 신용카드 결제가 되도록 했을까요? 아마도, 상대 처지를 헤아리지 않아도 되는 절대 강자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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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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