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생태·환경의 미래도 블로그에 달려 있다

김훤주 2010. 7. 1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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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2010 환경언론 강좌에서 처음 제게 주신 주제는 '기사 발굴의 이론과 실제' 그리고 '기사 작성 기초'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두고 제가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러면 좀 자유롭게 스스로 중요하다 여기거나 얘기하고 싶은 바를 말해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맙습니다~~' 아뢰었습니다.


물론 그렇다 해도 '기사 발굴의 이론과 실제'나 '기사 작성 기초'에 대해서도 조금은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블로그를 하면서 얻은 경험과 느낌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블로그가 과연 무엇이냐 하는 데서부터 블로그를 잘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는지도 조금 얘기해 올리겠습니다.

1. 주체 그리고 관점이 중요하다

모든 기사가 그렇지만 환경·생태쪽은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주체를 누구 또는 무엇으로 잡느냐와 누구 또는 무엇의 관점에서 사건·상태·움직임을 보느냐입니다.

환경·생태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시는 이들이나 아니면 개별로 환경·생태에 관심을 두는 이들은 모두 우리 인간이 아니라 생명·생물을 주체로 삼아 그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일이 어느 정도는 익숙해져 있을 것입니다.


가까운 데에서 보기를 들자면 길거리 가로수 가지치기가 있습니다. 자치단체들은 보기 좋으라고 또는 관리하기 편하라고 또는 거추장스러워 보이지 않게 하려고 어떤 때는 흉물스러워 보일 정도로 심하게 가지를 치지만 그것은 나무로 보자면 엄청난 위해입니다.

또 그런 가지치기가 인간에게조차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로수를 심는 까닭이 도심 온도를 떨어뜨리고 시원하게 만들기 위해서인데 그 효과가 줄어드는 것이지요.


이처럼 누구 또는 무엇의 눈으로 보느냐는 관점의 변화 또는 전복은 당연히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느냐 하는 가치관의 변화 또는 전복을 불러옵니다.

새롭게 변화되거나 전복된 가치관을 세상이 받아들여줄까 주저하실 필요는 별로 없습니다. 새롭게 변화되거나 전복된 가치관이 스스로에게 합당하다 여겨지면 그냥 그대로 나아가면 됩니다.


저는, 인간이 아니라 자연 생물(생명) 그리고 더 나아가 생물(생명)을 뛰어넘어 무생물까지를 주체로 삼는 관점으로 나아가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방면에서 그러면 더욱 좋겠지만 생태·환경에서만큼은 인간 금전 기술 등등 인간 중심 가치를 버리고 생명과 무생물의 존재 그 자체를 중시하는 쪽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생물보다 무생물이 많습니다. 생물은 무생물과 이어져 있습니다. 게다가 생물은 무생물과 동떨어져 존재할 수 없습니다.

반면 무생물은 생물과 떨어져 있어도 씩씩하게 그대로 존재합니다. 무생물은 생물이 생겨나는 전제가 되고 생물은 언젠가는 무생물이 되고 맙니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는 순환이 이어짐이 있습니다.

좀 뜬금없이 말씀드리자면 생태계의 대표 상징색은 어쩌면 편협한 녹색이 아니라 보편적인 회색일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7월 10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창원과 창녕을 잇는 본포대교 위에서 벌인 피켓시위. 경남도민일보 사진.

2. 말을 하듯이 글을 쓰면 가장 좋다

먼저 글은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라는 고정관념 편견 선입견을 떨치는 일부터 하시면 좋겠습니다.

이게 쉽지 않은 줄은 잘 압니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 우리나라 모든 사람을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글은 처음부터 틀에 맞춰 격식 있게 써야 한다고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내용에 관심을 두지 않는 대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같은 형식을 너무 중시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글을 쓰는 기본 목적을 생각해보면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글을 왜 쓰느냐, 내 생각과 느낌 등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나아가 그렇게 전달하면서 공감 동감을 얻어내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있는 생각과 느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내는 것이 중요하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따위는 거의 중요하지 않습니다.


글쓰기에서 기본이라는 것들이 있기는 합니다. ①길게 쓰지 말고 짧게 쓰라 ②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무엇을 누가 같은 6하 원칙을 지켜라 ③주어-술어 관계를 명확하게 하라 ④단문(單文)을 주로 쓰라 ⑤문장 하나에는 사실(fact)도 하나만 담아라 등등…….

다들 나름 가치있고 중요한 것이기는 합니다만 여기 매이지는 마셔야 합니다.
뒤집어 말하자면 이런 것에 얽매이게 하는 기사 쓰기 교육은 보통 사람들이 글을 쓰는 데에는 아무 짝에도 필요가 없고 오히려 앞에 든 까닭으로 방해만 됩니다.

<한겨레> 안수찬 기자는 이런 취지로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떤 사건에서 핵심을 간추려 가령 200자 원고지 넉 장에 맞춰 정리하는 능력은 신문사 밖에 나오면 전혀 필요가 없다." 신문 기자들조차 기사 형식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가치있는 것은 마음 속 느낌과 머리 속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이런 느낌과 생각 사실들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때는 글쓰기의 기본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고 걸림돌이 될 때는 과감하게 무시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니까 이러저러한 틀에 맞게 써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그냥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이웃집 아저씨 아줌마한테 얘기하듯이 적어나가면 됩니다.

가다듬기는, 그렇게 떠오르는대로 얘기하듯 적은 다음에 하면 됩니다. 문장이 길다 싶거든 알맞추 자르면 됩니다. 앞뒤가 말이 맞지 않다 싶거든 말이 되게 모자라는 대목을 보충하면 됩니다.(물론 이런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줄은 압니다만)

3. 이른바 '기사 발굴의 이론과 실제'

99년 경남도민일보가 창간되고 나서 바로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그 때 환경 분야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거의 날마다 마창환경운동연합을 찾아갔습니다.

지금은 그 때보다 환경단체에 대한 관심이 많이 커졌지만 그 때는 그렇지 않을 때였습니다.(지금도 환경단체를 날마다 드나드는 기자는 없을 것입니다만) 기사 발굴의 이론과 실제는 이것이 전부입니다.


물론 날마다 드나든다는 데에는 그렇게 하도록 만드는 무엇이 있습니다. 그 무엇은 바로 생태·환경을 으뜸 가치로 여기는 마음가짐입니다.

이런 바탕 위에는 갖은 정보와 다양한 사실이 쌓이기 쉽습니다. 아울러 서로 사이 믿음도 쌓이기 쉽습니다. 이렇게 해서 쌓인 것들은 오랫동안 마르지 않고 끊임없이 솟아나는 아주 소중한 자산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4. 경남도민일보 17면 생태·환경판의 보기

환경과 생명을 살리는 경남지역 교사 모임에 정대수라는 선생님이 있습니다. 2007년 당시 제가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 지부장을 맡고 있을 때 정대수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정 선생님은 <경남도민일보>에 지역에서 생태·환경만 통째로 다루는 지면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했습니다. 저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당시 노조 전임이었기 때문에 지면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다른 일로 정신을 쓸 수 없다는 사정도 있었습니다.

저는 2009년 1월 노조 전임을 마치고 문화체육부 데스크로 현업에 돌아왔습니다. 안팎으로 이런저런 의논을 거쳐 <경남도민일보> 17면을 수요일마다 생태·환경판으로 만들었습니다.

'사람 말고도 살고 있네요'가 매주 한 꼭지씩 들어가고 지역 현안 중심으로 '할 말 있습니다', 우리 문화 가운데 생태와 관련된 것들을 모아보는 '문화 속 생태', 생태 현장을 찾아보는 '몸으로 푸는 지역 생태'를 3주마다 한 꼭지씩 싣고 있습니다.(지금은 '발로 푸는 지역 생태' 대신 '낙동강을 품는다'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7월 7일치 17면.


이런 제안이 없었다면 이런 지면 구성이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역 환경 단체나 아니면 관심이 있는 개인이 지역 미디어에다 이런저런 제안을 적극 해 주시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지면을 공동으로 책임지고 채우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여깁니다. 실은 기자들이 많은 이들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생각이 뛰어나지 못하고 관심 영역도 그다지 넓지 못합니다.

이런 것들은, 기자들의 모자라는 구석을 매우는 구실을 할 뿐만 아니라, 지역 환경 단체가 지역 매체를 활용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5. 블로그는 1인 미디어다

지금부터는 블로그 얘기를 좀 드려 보겠습니다. 블로그를 두고 1인 미디어라고들 합니다.

인터넷 홈페이지하고는 다릅니다. 홈페이지는 이를테면 '문을 열어놓고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는 그렇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다중이 모여 있는 공간에 자기가 글을 쓰고 이미지를 붙여서 발행하는 편지 같은 것이 블로그입니다. 인터넷에서 다중이 모여 있는 공간은 메타블로그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메타블로그는 가로 세로로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가로로는 시간대에 따라 구분이 된다면 세로로는 주제 또는 사안에 따라 구분이 됩니다.

한 시간, 하루, 한 주, 한 달이 가로축이고 사회, 정치, 경제, 문화, 시사, 이슈, 영화, TV, 연예, 자동차, IT 따위가 세로축입니다. 이렇게 분류가 돼 있는 메타블로그로 글을 발행하면(보내면) 거기에 모여 있는 대중이 글을 찾아 들어가 읽습니다.


대중들은 글을 읽고 추천을 하거나 말거나 하고, 거기에 자기 글이나 남의 글을 트랙백(갖다 걸기)을 하거나 말거나 하고 댓글을 달거나 말거나 하고 합니다. 이런 독자들의 행동에 대해 글을 발행한 사람은 마찬가지 반응을 하거나 말거나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소통이 이뤄집니다.

이렇게 사실이나 의견을 전달할 수 있으니 블로그는 미디어입니다. 블로그는 혼자서도 할 수 있으니 1인 미디어입니다. 그리고 기성 미디어와는 달리 실시간으로 소통이 이뤄지는 1인 미디어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1인 미디어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둘이서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떤 단체에서 1인 미디어를 여럿 길러낼 수도 있습니다. 연합-동맹입니다.

6. 블로그의 핵심은 소통과 공감이다

신문·방송·통신 같은 기성 미디어는 딱딱하고 무겁습니다. 그리고 객관 사실 전달이 주된 목적입니다.


하지만 블로그는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무겁지 않고 가볍습니다. 그리고 객관 사실보다는 생각이나 느낌 전달이 주된 목적입니다.


이런 차이가 블로그 글쓰기를 기성 미디어 글쓰기와 다르게 만듭니다.

무미건조한 문장 대신 감수성이 넘쳐나는 문장이 블로그와 어울립니다.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나타내는 글쓰기입니다. 어떤 사실을 일방 전달하는 문체 대신 옆 사람에게 소곤대는 듯한 이야기 문체가 블로그와 어울립니다.

지면(신문)이나 시간(방송) 제약으로 가장 중요한 내용을 글 머리에 앞세우는 기성 미디어의 역피라미드형 글쓰기보다는 어디에서 시작하고 무엇에서 끝맺을지를 자유분방하게 처리하는 글쓰기가 블로그와 잘 어울립니다.

제가 <경남도민일보>에 들어온 지 올해로 12년째가 됩니다. 신문기자로서 저는 객관 사실이나 의견을 주로 지면을 통해 전달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사에 대한 반응이나 반론이 거의 없었고 있었다 해도 그것은 시간이 한참 지난 다음에 나왔습니다.

그러므로 제 기사와 생각은 일방적일 수밖에 없었고 돌이켜 보면 저는 당위의 세계에 머물러 세상 모든 것을 이분법으로 나누기 일쑤였습니다.


제가 제대로 된 블로그를 시작한 지는 올해로 3년째 됩니다. 블로거로서 저는 객관 사실이나 의견을 메타블로그를 통해 전달했습니다.

메타블로그의 특성상 블로그 글에 대한 반응이나 반론은 실시간 댓글로 달렸으며 이를 통해 제가 생각하는 바가 성립 가능한 여럿 가운데 하나일 뿐이지 유일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됐습니다.

모든 사람들 생각이 하나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어서 여러 가지로 갈래지어 나타남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상대방을 손쉽게 인정할 수 있게 됐으며 진실 또는 사실이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음도 알게 됐습니다.

말하자면 완전하게 옳기만 한 글(결국은 글을 통해 표현되는 생각이나 의견)은 없으며 완전한 옳음은 이런저런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섞이고 모이고 흩어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저는 이런 과정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에는 생각이나 의견이 관철되느냐 아니냐가 제게 관심의 초점이었습니다. 제가 옳으면 관철돼야 마땅하고 옳지 않다면 관철되지 않아야 마땅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앞에 말씀드린 대로 완전한 옳음이나 완전한 그름을 없다고 생각하게 됐고 따라서 여러 갈래 소통을 통해 옳음과 그름을 걸러냄으로써 조금씩 또는 한꺼번에 완전함에 가까워진다고 여깁니다.


이것이 소통입니다. 이렇게 소통해 나가는 과정에서 상대방도 나름대로 인정을 받고 저도 나름대로 인정을 받습니다. 이렇게 인정을 서로 주고받음으로써 공감 또한 형성됩니다. 소통과 공감은 쌍둥이입니다. 그러므로 블로그 글쓰기는 논술(論述)이 아니라 감술(感述)입니다.

7. 모든 운동은 미디어를 지향해야 한다

생태·환경운동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은 스스로 미디어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운동의 홍보 활동이 보도 자료를 내거나 기자회견을 하거나 1인시위 등 행동을 하거나 하는 데에서 머물러서는 안 되고 한 발자국 더 나아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보도 자료 따위는 대중을 바로 향하기보다는 기존 보도 매체를 향해 바라기를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보도 자료를 내고 기자회견을 내고 신문·방송·통신 같은 기존 보도 매체에서 다루지 않으면 말짱 헛것이 됩니다. 애써 한 노력이 아깝게도 헛수고가 됩니다.


운동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매체가 돼야 한다는 의무감과 스스로 매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 둘뿐입니다.

나머지 조건은 다 갖춰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저런 기성 매체들에게 빌붙으려 할 까닭이 없습니다. 블로그의 출현으로 거의 대부분이 해결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현안 쟁점에 대한 대응도 블로그를 통해 효과있게 할 수 있습니다. 지역에서 생태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이나 단체라면, 지역 생태계를 조사 연구하고 정리해 소개하는 작업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지역 환경·생태에 대한 전문성은 다른 사람들이 지역 환경운동단체나 개인을 뛰어넘는 경우가 드물 것입니다.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 생산하는 자료들을 체계있게 정리해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눈길을 끌 수 있습니다. 생태를 사진과 글로 소개하는 블로그들이 크게 눈길을 끌고 있는 데서도 짐작이 됩니다.

훌륭한 보기를 들어 보이겠습니다. 아쉽게도 환경 생태 운동에서 찾지는 못했습니다.

'지역 현대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라는 블로거가 자기 블로그에다 2008년 7월 21일 '한국에서 하나뿐인 경찰관 공덕비'
http://local-history.tistory.com/7 라는 글을 발표했습니다. 처음에는

보도자료를 내려고 했습니다만, 생각을 바꿔 이렇게 글을 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댓글도 많이 달렸습니다. 메타블로그에서 베스트 기사로 꼽혔으며 그러자 <한겨레>가 취재에 나섰습니다. 또 <한겨레>에 보도가 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윤기씨는 2009년 1월 2일 블로그에 '초등학교, 우유 강제급식 중단하라!' http://www.ymca.pe.kr/158 는 글을 썼습니다. 이씨는 마산YMCA 부장입니다. 이 또한 앞에 얘기드린 글과 비슷한 경로를 거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나아가 이 글은 정부 정책에까지 반영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보도 자료를 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큰 효과를 거뒀습니다. 이런 일을, 생태·환경운동을 하는 단체나 개인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8. 블로그로 운동도 할 수 있다

겸연쩍지만 개인 경험을 조금 말씀드리겠습니다. 2008년 촛불 국면에서 저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 지부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제 개인 의지와 지부 결의를 바탕으로 '광우병 위험 미국 소 수입 반대 가정 펼침막' 나눠주기 운동을 벌였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운동의 경과를 알리는 한편으로 펼침막을 만들고 보내는 데 드는 비용도 모았습니다. 결과를 보면, 5000장가량을 만들어 보낼 수 있었고 2000만원 정도를 모금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모두를 제가 블로그를 한 덕분만으로 돌릴 수는 없고 여러 개인과 단체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운동을 널리 알리고 효과를 더욱 키우는 보람은 블로그를 통해 톡톡히 누릴 수 있었습니다.

자랑으로 들리실 수도 있겠지만, 당시 언론노조 본부 간부들은 "언론노조 전국 조직이 할 수 없는 일을 경남도민일보지부 하나가 해냈다"고까지 말할 정도였습니다.(그러면서 본부에서 지원금을 꽤 주기도 했습니다만.)


지금은, 낙동강 사진 경남 지역 순회 사진전을 하고 있습니다. 지율 스님이 찍은, 이른바 낙동강 살리기라는 정부 토목 공사 이전 모습과 이후 모습을 비교·대조해 볼 수 있는 사진들입니다.

정부의 낙동강 살리기라는 토목 공사가 실제로 어떤 나쁜 결과를 내고 있는지를 모르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몸소 보게 하고 스스로 판단하게 하자는 취지로 합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입니다.

5월 8일 시작해 지금까지 열 군데 남짓에서 전시회를 펼쳤습니다. 지율 스님의 낙동강 과거 사진은 망가진 낙동강을 복원하는 미래 설계도이기도 합니다. 낙동강 사진 순회 전시회는 이런 미래 설계도를 경남 사람들에게 DNA로 심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운동을 알리는 한편으로 사진전을 함께할 사람도 모았습니다.

결과를 보면 한 달 남짓한 기간에 250만원 정도 목돈이 모였습니다. 또 10명 남짓한 사람이 모여 경남낙사모(지율 스님 낙동강 생태 예술 사진 경남 지역 순회 전시를 위한 모임)도 꾸렸습니다.

경남낙사모는 카페 
http://cafe.daum.net/gnnaksamo 도 만들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순회사진전을 치른 내용도 꾸준히 올립니다. 여러 블로거가 참여하다 보니 글도 다양하게 나오게 됩니다.

블로그를 통해 사람과 돈을 모으고 홍보도 아주 효과 있게 하는 셈입니다. 사정이 이러니 블로그를 하지 않을 까닭이 도대체 어디 있겠습니까, 하하하.

김훤주
※ 7월 9일 람사르환경재단과 교보생명환경문화재단이 함께한 2010 환경 언론 강좌(창원대학교)에서 말한 내용을 간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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