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창원시민입니다.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 후보는 일곱 사람이었습니다. 박완수 문성현 전수식 김영성 주정우 그리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두 사람.

저는 투표장에서 일곱 사람 모두를 찍었습니다. 민주노동당 문성현 야권단일 후보 하나만 찍을 수 없다는 선택이었습니다. 이런 선택을, 문성현 후보가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사실 제 정체성으로 보자면, 문성현 후보말고 다른 후보를 찍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무효표를 만든 것입니다.

저는 문성현 후보한테 원망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문성현이 박완수랑 아슬아슬하게 당락을 다투고 있었다면 이렇게 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저는 저 혼자 원망을 터는 이벤트를 기획했으며, 그것이 바로 '일곱 후보 모두에게 찍자!'였습니다. 제 탓만은 아니겠지만, 문성현은 박완수한테 크게 뒤지며 2등을 했습니다.

사실 원망은 적어도 이태 전에 사라졌습니다. 문성현 후보하고 만나면 스스럼없이 모시기도 합니다. 그래도 마음에 앙금은 남아 있었고 그것을 털어내는 데는 이런 이벤트가 한 번은 필요한 모양입니다.

경남도민일보 사진.

문성현 후보는, 제가 알기로는 독선적이었습니다. 1992년 그이가 노동운동을 하고 있을 때 국회의원 선거 국면에서 창원 을 선거구 노동자 후보를 내는 문제를 두고 가로막았습니다.

저는 당시 협상단 일원으로 문성현 등 경남노동자협의회 사람들을 마산 한 여관에서 만났습니다. 문성현과 경노협은
투쟁을 강조하면서 당시 마창노련 소속 대림자동차 노조 권대운 위원장을 옥중 출마시켰습니다.

저희 한국노동당 창당추진위원회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지향하고 있었고 그래서 당연히 후보를 출마시키려 했지만 못하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나중에 내가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 못박았습니다.

같은 1992년 1월에는 문성현 후보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던 경남노동자협의회가 주동이 돼서, 제가 활동하고 있던 '한국노동당 건설 추진위원회 마창지부'를 완전 박살내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조직은 망가지고 깃발만 남았는데, 그조차 제가 이를 악물고 붙잡지 않았으면 도중에 내려졌을 것입니다. 가해자는 모릅니다. 치명상은 정당한 경기가 아니라 사기와 협잡에서 나왔습니다.

마산창원노동조합총연합 대의원대회를 통해서였는데, 당시 마창노련 상급기관이던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의 정치 방침을 왜곡해 그리 만들었습니다.(꼭 바로잡아야 할 마창노련史 http://100in.tistory.com/26)

그냥 이런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더 말하면 구질구질해질 것 같습니다. 가톨릭식으로 말씀하자면, 제가 고해성사를 보면서, '이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다른 많은 죄에 대해서도 용서를 구합니다', 이런 것입니다.

1991년 마산YMCA 노동자 여름캠프에 참여한 문성현(맨 오른쪽 아래). 경남도민일보 자료.


문성현 후보님, 저를 용서하십시오. 제가 이런 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잘못인줄 알면서도 이번에 이런 짓을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이런 짓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에 죄다 털어냈기 때문입니다.

김훤주

내 사랑 마창노련(상)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김하경 (갈무리, 1999년)
상세보기

카카오톡으로 친구맺기




김주완이 최근에 산 상품을 보여드립니다 : 아이폰용 USB 128GB / 오뚜기 햇반 / 중고 아이폰 A급
오뚜기 고시히카리... APPLE 새상품급... Apple 아이폰 ... Apple 아이폰 ...
글쓴이 : 김훤주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t__nil_login=myblog 실비단안개 2010.06.07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
    아주 오랜만에 블로그를 방문하는 느낌입니다.^^

    저는 사사로운 정 따위는 어느 후보에게도 없(었)으며,
    오로지 하나만을 봤기에 한 후보만 보였습니다.
    하여 문성현을 찍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6.07 11: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미안하지요~~~

      그 '사사로운 정 따위'를 내려놓고 풀어헤치는 데에, 이토록 오랜 세월이 필요했습니다.

      그야말로 '치명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정당한 경기에서 진 것이 아니었기에, 그 때는 진짜 죽고 싶었답니다. ^.^

      그래서 저는 문성현 아닌 다른 사람도 찍었습니다.

    • 동백나무 2010.06.08 16:08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람이기에~ 살아있기에 그러리라고 봅니다.
      이 상황과는 다르지만, 저도 털지 못함이 많이 있는데
      하나씩 털어야겠습니다.

  2. 어디나 독선적이고 탐욕스런 사람들 있죠. 2010.06.07 1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전 한나라당 비판하는 민주당 송영길 후보도 마음에 안듭니다. 어쩔수 없이 한나라당을 견제하기 위해 찍었죠.

    한나라당 비판하는 민주노동당도 다 마음에 들수 없고요.
    국민참여당도 견제세력이 반드시 있어야 독재가 안됩니다. 인간이란 원래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문성현씨도 독선적인 모습을 또 보이면 다음엔 힘들겁니다.

  3. Favicon of http://gf1965 황무 2010.06.07 1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맙소사!!

    20여년 쌓이고, 혹 쌓아 심장 한켠이 무너지고 썩어진 피고름을 토해 내셨군요...
    제가 감히 상상도 못할 님과 동료분들의 고통.. 어찌 위로 해드릴 수 있을까요

    비록 거리는 있었을지라도 깜깜한 세상 함께 횃불을 들었다 생각했던 손들이 서로 주먹이 되어 흘렸던
    피눈물...

    이젠 정말 모두 털어내 버리시길...

    그나저나 앞서서 가니 따르라던 분들조차 이랬고 지금도 그닥 많이 다르지 않은 거 같은데 애효...
    (아무래도 ka모 하는 분도 인간의 이기심을 너무 싶게 생각 하신듯 허허... 제 헛소립니다)

    날이 많이 더워졌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사족 : 그나저나 패배 - 선거든 역사든 아 그분들은 역사는 아니라고 생각하겠지요?- 한 그분은
    어찌해야 할까요 그리고 그분을 다시 올려놓은 분들은요
    파워블로거이신 님께선 이렇게 본인의 블로거에 님의 눈물을 공개 하셨는데요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6.08 1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동감해 주셔서요.

      제게는 이제 아무것도 없답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런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답니다.

  4. 시민 2010.06.07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일이 ....문성현씨도 님을마주할때 맘이편치는 않았겠네요...인과응보

  5. 유유상종 2010.06.07 15: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발광을 해라. 별 도그 풀뜯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 Favicon of https://100in.tistory.com 김훤주 2010.06.08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유상종님,,, 그렇게 하시니 재미있으신가요? 재미있고 즐거우시다면 그것도 제가 이렇게 글쓰는 보람일 수 있겠지요. ^.^

  6. 낙화유수 2010.06.07 1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성현씨 당대표 나왓을때 그런 고민 한 사람들 많았지요^^ 하지만 이제는 손 꼭잡고 함께 할 사람이라 믿습니다~ 김훤주씨도 맘고생 많았겠네요~ 지역에서 진보정치의 씨앗을 다시 일구어 나가요^^

  7. 오유림 2010.06.09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 김기자님 반측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