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민주당 전 원내대표 원혜영 의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유기농업을 시작했던 원경선 옹(93)의 아들이자 식품회사인 풀무원 창업주입니다.
그는 1986년 정치에 입문하면서 풀무원을 친구인 남승우 현 대표에게 넘기고 10년 후인 1996년 자신의 지분으로 받은 21억 원의 거금을 전액 장학재단에 기부했던 흔치않은 인물입니다.
얼마 전 내일신문과 경향신문에 난 기사를 보니, 그렇게 수십 억을 기부했던 그가 정작 자신의 전세금 인상분 4000만 원을 마련하지 못해 은행 대출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는 또한 지난해 모친상을 당했을 때 들어온 부조금도 1억 원 전액을 시민단체에 기부했다고 합니다.
☞내일신문 : CEO 출신 의원, 전세자금 마련 고민
☞경향신문 : '수십억 기부 전세금 대출' 원혜영 "제 순자산은…"
그런 원혜영 의원이 시사블로거들과 만나 자신이 창업한 풀무원을 친구에게 넘겨주고, 자신의 지분으로 상표권을 갖고 있게 되었던 비화와 그 지분 21억 원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된 이유를 털어놨습니다.
그에 따르면 1986년 전두환 독재정권 치하에서 자신이 계속 풀무원 지분을 갖고 있을 경우, 기업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고민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게 바로 '상표권'을 자신과 법인이 공동으로 갖고 있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지분을 넘기고, 상표권만 갖고 있었는데, 그게 세월이 지나 회사가 잘 되면 수십~수백 억의 가치를 갖게 될 것이고, 회사가 잘못되면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이후 회사가 잘 되어 상표권 지분으로 회사 자산가치의 10분의 1 정도는 될 것으로 봤는데, 액면 가치는 고작 11만 6000원(인지대)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그 지분으로 주식을 증여받거나 돈으로 받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전액 장학재단을 설립하는데 기부하고 말았습니다.
그가 털어놓은 장학재단 설립 이유는 사실 숭고한 뜻에 의한 게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럼 왜 그랬을까요? 아래 동영상에서 그의 고백(?)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제가 "그래도 이런 자리에서 그런 말씀은 좀 포장을 하여 말씀하셔야죠"라고 농을 건넸지만, 그는 "난 원래 장사꾼 출신이어서…20억을 내가 다 가질 수 있다면 그렇게 했겠어요?"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원혜영 의원의 이런 솔직한 말을 들으면서 '참 대단한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과연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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