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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멀리 캐나다에서 온 대학 시절 친구 성우제랑 서울서 책 읽기=도서관 운동을 하고 있는 안찬수랑 창녕 소벌(우포)을 다녀왔습니다. 친구들이 아주 좋아해서 저도 덩달아 즐거웠습니다. 보람이 있었지요.
소벌에는, 봄이 머금어져 있었습니다. 버들이 마치 아주 잘 생긴 여자의 매우 보드라운 젖가슴 같았습니다.
제가 보면서 '정말 한 번 만져보고 싶지 않냐?' 물었더니 우제는 '그게 아니고 야, 빨아 보고 싶다' 이랬습니다.
우제는 저보다 자유로운 놈이었습니다. 우제는 저보다 센 놈이었습니다.
멀리 그리고 가까이에서, 산들이 보내주는 테두리와 어스럼을 눈여겨 보시면 새롭게 감흥이 일어날 것입니다. 우제가 그랬습니다. "산들이 저렇게 겹겹이 포개져 있어서 여기 풍경이 한결 더 아름답다."
가까이 버들이 머금은 연둣빛은 당연히 여러 사람 눈길을 끌 테지만요. 거기에 바로 봄이 스며들어 있으니까요.
아쉬웠습니다. 제가 사진 찍는 솜씨가 제대로 없어서요.
여기 나오는 한옥은 <목포재>입니다. 목포재 지붕에 기와로 만들어 넣은 꽃 모양도 봄물을 머금은 것 같았습니다.
나무는 200년 정도 묵었다고 알려진 팽나무입니다. 팽나무에서 누군가 제를 지냈는지 새끼줄이 걸려 있었습니다. 옛날 같으면 이런 데서 당산제를 지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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