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김주완 선배 부친상에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선배는 저더러 USB를 하나 건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밤에 아버지가 이번 고비를 못 넘기겠다 생각이 들어서 아버지에 대해 생각나는데로 적어 봤어요. 돌아가셨다는 대목은 말없음표로 돼 있으니 좀 고쳐주고 해서 블로그에 올려 주세요."
"앞에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됐다 설명도 좀 적어 주고요. 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부고도 아니지만 새로운 방법인 것 같아요. ……" 가지고 와서 이렇게 올립니다.
저희 아버지 김두평(金斗坪)은 호적에 1930년생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론 1929년 음력 12월 3일생으로 82세를 일기로 2010년 3월 2일(음력 정월 열이레) 아침 6시 30분 즈음 마산의료원에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경남 남해군 서면 대정리 남정마을 888번지에서 태어나신 아버지는 서당 훈장을 하셨던 할아버지 슬하에서 소학교를 졸업하신 후 홀로 독학을 계속하여 한학과 유학에 능하셨으나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어린 나이에 가정을 책임지셔야 했습니다.
스무 살에 어머니 하순엽(河順葉)과 혼인한 아버지는 2남 6녀를 낳아 다섯 마지기 남짓의 벼농사와 마늘, 보리, 고구마 농사로 8남매를 어렵게 길렀으며, 마을 이장을 10여 차례 연임하면서 마을 발전에도 애썼습니다.
또한 이장단협의회 회장, 남해군 김해 김씨 종친회 이사, 대서초등학교 육성회장, 노인회 서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팔순의 연세에도 컴퓨터와 인터넷을 배워 자식들과 인터넷 카페를 통해 소통해왔습니다.
빈소는 마산의료원 장례식장 신관 1호에 차려져 있고
발인은 내일 4일 오전 8시에 치르는데
장지는 남해군 서면 추모누리로 정했다는 부고가 나 있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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