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배우 장진영도 구당 김남수 침뜸 맞았다

김훤주 2009. 12. 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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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삼성 X-파일을 보도해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MBC 기자 이상호가 이번에는 구당(灸堂) 김남수 선생을 끄집어내 보였습니다. <구당 김남수, 침뜸과의 대화>. 여기에도 기자 이상호의 정신이 살아 있습니다. 이상호의 정신이 무엇이냐고요? 제가 보기에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입니다.

"지난 6년간 고발기자인 나는 구당 선생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해 왔다. 최대한 객관성을 가지고 살펴보려 했으나, 구당은 믿기 어려우리만큼 완벽한 인간, 완성된 의료인이었다."

"그가 50년을 살아온 청량리의 17.5평짜리 연립주택에서 나는 구당의 침뜸 정신을 목격했다. 그에게 침뜸은 종교였으며, 인류는 하늘이었다. 그에게 직접 침뜸도 배워보았고,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침뜸의 효능을 직접 취재하였다. 그 결과 알게 되었다. 구당 선생이 왜 그토록 오랫동안, 외로운 싸움을 이어왔는지를. 국민 건강을 위해 침뜸 대중화가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깨달았고, 침뜸 대중화를 막는 돈의 노예들이 누구인지 똑똑히 알게 되었다. 침뜸을 아는 자는 발언할 수밖에 없고, 발언에는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국회의원들을 나는 고발한다. 자신들은 국회의원 회관에서 10년이 넘게 구당의 침뜸 치료를 '독점적으로' 그것도 '공짜로' 누려왔으면서도 이를 일반 국민들과 나누는 일에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 개헌 저지선에 달하는 3분의 2가 넘는 제18대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유권자들을 위해 구당에게 치료 청탁을 했으면서도, 정작 전체 국민들을 위한 법안 한 줄 처리하는 데는 한의사들의 눈치를 보느라 움직이지 않았다."

"구당 선생은 연간 15만 명에 달하는 돈 없고 아픈 노인들을 상대로 침뜸 봉사를 해왔다. 그의 선행을 도저히 눈뜨고 봐줄 재간이 없었던 한의사들은 구당의 '공짜 치료'를 수도 없이 고발해 왔다. 환자들이 건강해지면 한약 판매가 줄어들 테니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 그래도 구당 선생의 의료 봉사가 계속되자, 일부 수능 고득점 출신 한의사들은 그야말로 노벨 '패륜상'에 빛날 비책을 내놓았다. 구당이 침사 자격만 가지고 있는 점을 노려, 침사가 뜸도 떴다며 고발 조치를 한 것이다."

"구당 선생은 현재 미국에 있다. 이 땅에서는 더 이상 아무도 치료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환자를 돌볼 수 없는 것만큼 구당 선생에게 큰 고통은 없다. 한국의 한의사들이 내쫓고, 병원 의사들이 수수방관하는 사이 미국의 의사들이 구당에게 암환자를 함께 치료하자고 제안해 왔다. 주지하듯, 미국은 현대 의학의 '본가'이다. 작은집에서 머슴살이에다 따돌림까지 당하고 있는 구당을 의학 본가에서 모시겠다며 가마를 보내 온 것이다."

"구당 선생은 2009년 1월 미국 현지 병원 임상에서 암환자 치료에 큰 효과를 보여주었고, 이에 깜짝 놀란 미국의 의사들은 본격적인 임상을 위해 아예 구당 클리닉을 열었다. 이르면 내년 초 암 치료 결과가 미국 의학계에 보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침뜸을 중심으로 하는 동서의학 합동 교육 기관인 구당 통합 의과대학의 설립도 목전에 두고 있다. 세계의 의학도들은 이제 미국으로 건너가 구당의 침뜸의학을 비싼 달러를 주고 배우게 될 것이다. 각종 난치병 환자들도 앞다퉈 미국으로 미국으로 줄을 이을 것이다. 구당과 침뜸이 미국으로 쫓겨난 결과이다."

"책은 구당 김남수 선생의 삶과 침뜸의학을 다각적 관점에서 조명한 것이다. 구당과 침뜸에 대한 방대한 자료와 발언록, 관련 연구들을 망라했다. 또한 서양인들은 물론 서양인화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동양인들을 위해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관점에서 충분한 설명을 시도했다."

구당의 뜸 치료 장면.


소설가 조정래는 구당 선생을 일러 '그 분은 명의를 넘어서 신의(神醫)'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쌓인 인연이 있기 때문이지요.

"<태백산맥>에 이어 <아리랑>을 3분의 2쯤 쓴 상태에서 오른팔이 마비되는 위기에 처했다. 마침내 손가락까지 굳어져 글씨를 전혀 쓸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도저히 글씨를 쓸 수가 없어 병원을 찾아갔다. 그런데 일시적인 진통 주사가 있을 뿐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치료 포기의 절망 앞에서 나는 글쓰기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왼손으로 쓰려 했지만 그 참담함과 비감함은 얼마나 컸던가. 그런 막다른 골목 앞에서 구당 김남수 선생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침 한 번, 뜸 몇 번으로 다시 오른손으로 자유롭게 글을 쓰게 되었으니 그 기쁨과 환희는 말로 다 할 수가 없었다."

배우 장진영이 투병 당시 구당에게 침뜸을 받을 때 사진. 구당 치료가 중단된지 아홉 달만인 2009년 9월 1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올해 숨을 거둔 영화 배우 장진영에게도 구당의 손길이 미쳤답니다. 위암 4기. 암세포가 몸 전체에 퍼지고 배에는 물이 가득차 병원에서조차 치료를 포기한 상태였겠지요.

구역질과 욕지기가 엄청나 치료도 받지 못할 만큼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장진영은 80일 남짓 구당의 침뜸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자 한 주일만에 구역질과 욕지기와 어지러움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한 달 지난 뒤에는 암세포가 눈에 띄게 줄었답니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뿐이었습니다. 병원이 침뜸 치료를 더이상 받지 못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다 아시는대로, 결국 그이는 하늘나라에서 부름을 받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효과가 대단하고, 그래서 한의사들이 목을 매고 막고 있지만 물론 침뜸이 만병통치는 아닙니다. 구당 김남수도 바로 이 점을 분명히 해 놓고 있습니다. 이런 구당을 일러 이상호는 '자본주의를 치유하는 동양의 정신'이라 했습니다. 동아시아. 368쪽. 1만6000원.

구당 김남수, 침뜸과의 대화 - 10점
이상호/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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