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다양한 장묘, 당신이 묻히고 싶은 곳은?

기록하는 사람 2009. 10. 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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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추석은 잘 쇠셨습니까? 저도 잘 쇠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다들 추석에 조상이나 부모님 묘소에 다녀오셨을텐데요. 저도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어머니 묘소에 다녀왔습니다. 저희 어머니 묘소가 있는 남해군 서면 연죽리 남해추모누리는 김두관 전 장관이 남해군수로 있을 때 조성한 공설묘원인데요. 이곳은 남해군이 개발한 새로운 장묘 문화인 '납골평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납골평장은 얼마 전 조성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인돌 묘역의 축소판이라고 할만 합니다. 즉 화장한 유골을 나무 유골함에 넣어 자연적으로 부식되도록 하는 자연친화적 장법으로 화장과 매장을 결합한 혁신적 장사문화입니다.

다양한 장묘문화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남해추모누리.


물론 남해추모누리에는 납골평장만 있는 게 아닙니다. 기존의 매장묘역도 있고, 납골당도 있으며, 아파트형 납골시설도 있습니다. 남해추모누리의 다양한 장묘 시설 한 번 둘러보시죠.


이곳은 일반적인 매장묘역입니다. 봉분도 있고 비석도 있습니다. 매장묘역 1기당 사용면적은 8.25㎡이며, 부부(夫婦)중 일방의 사망으로 매장묘역을 사용할 경우 선분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본 이용기간은 15년이며, 연장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이런 매장묘역이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추모누리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1450여기의 매장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눈 짐작으로 보아 거의 대부분 분양이 완료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위 사진의 아랫부분에서 절을 하고 있는 사람들 앞의 묘역은 뭘까요? 위에 있는 매장묘역보다 1기당 면적이 아주 작습니다. 그냥 작은 고인돌처럼 '앉은 비석'이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납골평장'입니다. 좀 더 가까이 가보겠습니다.


바로 이런 모습입니다. 앞서 매장묘역의 1기당 사용면적이 8.25㎡임에 비해 납골평장은 1㎡면 족합니다. 이 고인돌 밑에 나무로 된 유골함을 매장합니다.

이런 미니 고인돌식 납골평장은 가족 단위 또는 문중 단위로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이 바로 가족 단위 납골평장과 문중 단위 납골평장의 조성 예입니다.


이것은 가족 단위 납골평장입니다. 이렇게 큰 공통적인 비석을 세워두고, 그 뒤에 작은 미니 고인돌이 있습니다. 물론 그 밑엔 나무 유골함이 매장되어 있겠지요.


이런 식으로 큰 비석에 고인의 이름을 일일이 새길 수도 있습니다.


납골 평장 외에 근래들어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주택형 납골당도 있습니다. 여기도 주로 가족 단위 납골시설도 이용됩니다.


그런데 아파트처럼 보이는 저것은 뭘까요? 짐작하신대로 아파트형 납골시설인 봉안당입니다. 물론 이곳도 가족 단위 또는 문중 단위로 분양합니다. 생전에도 아파트에 사시는 걸 선호하셨던 분이라면 봉안당도 좋겠습니다. 좀 더 가까이 가보겠습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파트 한 동에 최대 48기의 유골이 안치될 수 있습니다.

물론 남해추모누리에는 이런 납골시설 말고도 건물 안에 실내 안치소도 있습니다. 실내 안치소인 안락원에는 모두 3150기의 안치가 가능합니다.

아파트형 봉안당은 총 360기(가족형 12기 14개소, 문중형 48기 4개소)가 시범적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남해추모누리는 이런 다양한 묘역과 납골시설 외에도 화장장과 장례식장을 함께 갖추고 있습니다. 한 곳에서 모든 장례 절차가 가능한 곳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이런 다양한 장묘 방식 중 어디에 안치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아무래도 고인돌을 응용한 납골평장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남해추모누리는 납골평장의 장점을 이렇게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화장과 매장을 결합한 혁신적 장사문화로 공감대 형성
-묘지 면적을 95%이상 축소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도모
-자연친화적 공원화 시설로 기존묘지의 혐오감을 해소
-묘지관리에 대한 시간적, 경제적 불편 해소 장례비용 획기적 경감
-공원화 시설로 친족유대 강화, 휴식 공간 활용 가능


현재 제가 알기로는 이런 납골평장 방식은 남해군에서 최초로 설치된 후, 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견학이 줄을 잇고 있다는군요. 그래서 널리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고인돌 방식으로 조성된 것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리라 봅니다. 그냥 화장을 하여 바다에 뿌리거나 수목장을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그를 기리고 싶어하는 후손이나 지지자들이 있다면 납골평장도 좋은 방식인 것 같습니다.

특히 화장을 해놓고도 일반 매장방식처럼 봉분을 만들어 유골함을 매장하는 경우도 가끔 봤는데요. 아무리 봐도 그건 화장의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 모순된 방식인 것 같습니다. 대개 '민주인사'들의 경우, 고인의 뜻에 따라 화장을 하긴 했지만, 남은 사람들이 그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무덤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 경우에도 고인돌 식 납골평장이 적절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관련 글 : 노무현 고인돌, 장묘문화 새 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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